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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Oct 15. 2019

#14. Barcelona, Spain

우연이 만들어 낸 인연. 

  스페인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낸 우리에게 바르셀로나는 친근하고 활기찬 도시로 기억된다. 밤늦게 도착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바로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정갈하게 준비해주신 한식에 깜짝 놀랐다. 이제껏 먹었던 한식과는 차원이 다른, 정말 집밥 같은 한 끼였다. 민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깨끗하고 위치도 좋은 숙소. 스토리하우스. 아직도 사장님과 SNS로 안부를 전하고 있다. 

숙소 바로 앞은 공항버스가 멈추는 번화가. 람브라스 거리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사거리에 멈춰 서서 그날그날 기분에 맞춰 목적지를 정했다. 아래로 가면 해변이 있고 위로 가면 람브라스 거리가 나오고 어디로 가도 바르셀로나 느껴지는 매력적인 장소. 

바르셀로타 해변.

  먼저 해변으로 향했다. 날씨가 조금 흐렸는데 해변에 도착하니 금세 맑아졌다. 바다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 보내기 좋은 해변.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왠지 도심 속에 있는 해변이라 인공적인 느낌이 나기도 했다. 

점심으로 먹은 PIM PAM 버거.

  버거 패티도 엄청 두껍고 감자튀김이 정말 신선했다. 골목에 숨겨진 맛집을 찾은 느낌으로 매우 흡족했던 점심 메뉴. (그의 검색력은 늘 나의 끼니를 흡족하게 해 주었지.)

  점심을 먹고 나니 다시 날씨가 흐려졌다. 근처에 있는 몰(Maremagnum)에서 시간이나 때우자며 들어갔는데.

  이곳이 하필 포켓몬 성지. 그는 열심히 사냥을 했고 나는 토라졌다. 만족스러운 사냥을 마치고 2층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테라스 자리가 진짜 상석. 바로 앞에 바다가 보이고 시원하고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 람브라스 거리로 향했다. 거리를 걷는 것 자체가 관광인 곳. 구경거리도 많고 이국적인 풍경도 느낄 수 있어서 이곳이 스페인이었지! 하고 자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 3대 분수쇼로 꼽히는 몬주익 분수쇼. (우리는 훗날 신혼여행에서 역시나 세계 3대 분수쇼에 속하는 라스베거스 벨라지오 분수쇼도 보게 된다.) 사람이 정말 많다. 이 한 문장으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인파 속에서 우리는 이리저리 명당을 찾아 헤맸다. 거대하지만 세밀한 분수쇼는 정말 아름다웠다. 물줄기만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많구나, 느끼며 바르셀로나에서의 알찬 첫 날을 마무리했다. 






  2016. 7. 31. SUN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지는 하루였달까? 전에 왔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바르셀로나라는 문구가 그날의 메모에 담겨있었다. 그와 함께 와서 더 좋은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엄청난 인파 속에 있었던 몬주익 언덕에서 특별한 인연을 만났다. 그가 혼자 여행을 하고 있을 때 숙소에서 만난 친구였는데 나이는 어렸지만 마음이 잘 맞아, 함께 있는 일정 동안 내내 붙어 다녔다고 했다. 물론 그로 인해 우리는 몇몇 사건을 경험했지만. 그 친구를 그곳에서 마주칠 수 있었다. 우리가 앉아 있는 곳 앞에 서서 분수쇼를 보고 있는 사내가 있었다. 그가 그 친구를 닮았는데 설마 아니겠지 하면서 이름을 불렀고 돌아본 사내가 바로 그 친구였던 것. 중간 일정은 달라서 각자의 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그날 그곳에서 그 시간에 만난 것이다. 그 친구는 휴가를 온 친누나와 함께였고 우리는 다음 날 다시 만나기로 하며 우연을 인연으로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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