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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Nov 06. 2019

#16. Barcelona, Spain

오해가 이해가 되는 힘.


  우리는 여행 내내 바다를 사랑했다. 잠깐이라도 몸을 담글 수 있다면 언제든지 뛰어들었고 덕분에 쉽게  온 몸이 붉어졌다. 바르셀로나 시내의 해변도 좋았지만 기차를 타고 조금만 근교로 나가면 더 아름다운 해변을 볼 수 있다는 말에 망설이지 않고 채비를 했다. 

시체스(Sitges) 해변 가는 길

   사계절 내내 햇볕이 쨍쨍하다는 시체스 해변. 역 근처 마켓에서 간단히 하몽과 빵, 감자칩 그리고 데스페라도스를 구매해서 해변으로 향했다. 

  역에서 내려 해변으로 가는 길이 너무 예뻤다. 골목마다 상점과 주택들이 조화를 이루며 마을을 채우고 있었다. 해변에 도착하니 카메라로는 담을 수 없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햇볕에 반사된 바다는 빛이 반짝거렸다. 물 위에 보석을 띄워놓은 것 같은 풍경에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변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다시 돌아온 우리는 람브라스 거리에서 그들을 만났다. 이틀 전, 우연히 만난 남매와 함께 타파스 가게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먹다 보니 술이 늘었고, 술과 함께 말이 늘고 시간은 자꾸만 흘러갔다. 서로가 오해하고 있었던 이야기들이 이해되는 시간이었다. 이 성격 좋은 남매와의 우연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우연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도 좋은 만남을 유지하는 관계가 되었다. 






  2016. 8. 2. TUE

  편견이 우리에게 주는 혼란이란, 결국 부정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어쩌면 나의 편견이 그를 힘들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로 인해 나 역시도 힘들어하면서 편견을 내려놓는 건 쉽지 않았다. 그가 혼자서 여행을 이어나갈 때 나는 질투를 했던 것일까. 홀로 하는 여행에 대한 편견을 가졌던 것일까. 내가 알고 있는 그때의 그는 그의 모습 전부가 아니었단 걸 지금은 알고, 그때는 몰랐다. 나에 대한 생각을 늘 마음 한편에 두고 여행했을 그를 오해하고 저 혼자 신났다며 심통을 부렸던 나날들이 자못 부끄러워진다. 좋은 인연을 만나 나쁜 오해들을 풀고 나니 깊은 곳에 있던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았다. 그는 모르겠지만 나는 하루하루 그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달라지고 깊어지는 여행의 나날들이었다. 이 여행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로 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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