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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Feb 23. 2023

#25. Lisboa, Portugal.

이방의 도시에서 이방인과 함께 보내는 여행.

  포르투갈에 입성했다. 국경을 넘는 일이 이렇게 간단하다니. 버스를 타고 밤새 달리고 왔더니 포르투갈이었다. 아침 6시 반에 숙취가 가시지 않은 두 연인은 숙소 앞 스타벅스에 앉아 숙소의 체크인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처음으로 도미토리에 묵게 되었다. 2층 침대가 두 개 있는 방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짐을 풀고 있는데 외국인 남녀 2명이 우리 방으로 들어왔다. 배낭가방을 메고 커다란 물통을 들고 나타난 그들은 캘리포니아에서 왔다고 했다. 아주 오랜 친구 사이로 방학 동안 같이 유럽을 여행 중이라고 했다. 응접실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이 모여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언어가 리스본의 작은 숙소에 어우러져 낯설지만 흥미로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트램을 타고 벨렘지구로 가는 길.

청명한 하늘과 찰떡인, 파스텔톤의 쿠키 파는 자동차. 사방의 모든 풍경이 그림이다.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벨렘탑.

  벨렘탑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면 줄을 많이 서야 한다. 기다리다 지루해서 옆에 있는 박물관 둘러보고 천천히 갈까 했는데 재간둥이 그가 박물관에서 티켓을 구매하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줄 서지 않고 바로 티켓 구매!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벨렘탑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통합권으로 구매하고 대기선을 지나 당당하게 프리패스 입장을 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벨렘탑 내부.

  볼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벨렘지구의 명물이니 꼭 한 번 들러봐야 하는 곳.

그 유명한 에그타르트 맛집. 파스테이스 드 벨렘.

  어쩌면 벨렘지구에 가는 이유는 이곳을 방문하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Pastéis de Belém 전 세계의 에그타르트를 다 맛보지는 못했지만 에그타르트의 탑은 단연코 이곳이 아닐까. 12년도에 왔을 때는 이것저것을 골라 에스프레소 한 잔과 함께 카페 안에서 먹었고, 이번에는 테이크아웃을 이용했다.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져서 줄이 어마무시하게 길기 때문에 테이크아웃이 더 빨리 받을 수 있다. 조금 식은 에그타르트도 여전히 맛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에그타르트의 정석.

  원 없이 먹었다. 두 박스를 혼자 다 먹은 것 같다. 빵순이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시간.

   아침을 숙소에서 먹고 나왔고 점심은 에그타르트로 대충 때우다 보니 일찍 허기가 졌다. 햄버거를 주문했는데 패티가 빵을 대신해서 스테이크 수준이었다. 엄청난 양으로 한 끼에 세끼만큼의 칼로리를 흡입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루를 또 알차게 채우고 이방인들이 가득한 숙소로 돌아갔다.








  2016. 8. 11. THU

  벨렘탑을 두 번째로 방문했지만 입장권을 구매해서 안을 둘러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국내화해서 얘기하자면 조금 큰 석탑 안을 둘러본 기분이었다. 탑 안에서 보는 풍경은 온통 바다였다. 고요한 바다를 좁은 틈으로 바라보다 보니 조금 쓸쓸해진 것 같기도 하다. 방어시스템의 일부로 만들어진 것이라 탑 전체가 나를 보호해 주는 느낌도 있었다. 리스본은 포르투갈에서도 중심 도시이기 때문에 도시의 느낌이 많이 났다. 관광객도, 현지인도 많아서 어딜 가나 사람들로 붐볐다. 고즈넉한 유럽의 마을을 둘러보던 중이라 신선하게 느껴졌다. 도미토리의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을 많이 했다. 위치도 좋고 정말 외국인들이 많았다. 침대도 깨끗하고 넓었다. 당시 가격으로 120€에 두 명이 2박을 했으니 가성비, 가심비 모두 만족스러운 곳. Goodmorning Hostel.

  사람이 많으면 자연스레 위축이 되는 나에게 그의 존재는 정말 컸다. 인파 속에서 어리둥절하게 서 있으면 그가 와서 깨워줬다. 혼란스러운 나의 멘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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