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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솔 Sep 16. 2024

영화를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

다시 초등교사의 삶으로 돌아왔다.

3학년 5반 담임교사.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인사를 할 때 영어로 인사를 하는 등 다소 어색하게 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작 나는 아무일이 없었다는 듯이 3학년 5반에서 담임교사로 생활하고 있다. 내 몸이 신기하게도 이질감 없이 받아들였다는 것이 신기했다. 학교에서 근무하다보면 작년 토론토에서 영화보고, 영화연출에 대해서 고민하고 의논하고 준비하고 진행하고 완료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이따금식 생각나기도 한다.


“떤땡님 있잖아요.“

우리반 애교쟁이 성윤이가 혀 짤은 소리를 내며 아무일도 아닌 일을 신나고 즐겁게 설명하는 걸 보고 있느라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런 내 웃음을 보고는 목적을 달성했다는 듯 친구들 그룹 속으로 쏜살처럼 가는 것을 지켜보는 내 모습을 자각할 때면 또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영화일에 대한 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올해 뮤직다큐멘터리도 편집하고, 예전에 만들었던 짧은 다큐멘터리도 중간 완성을 했다.

 

그리고 오늘 추석을 앞둔 토요일. 스타벅스 카페에서 첫 연출을 시작하는 여고생과, 첫 촬영을 하는 남중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처음하는 친구들이라 어떻게 준비를 해 나갈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연출을 하기로 한 친구는 관심사도 크고, 시험기간이 있음에도 하겠다고 하는 베짱이 처음부터 있던 친구라 책임감 있게 잘 해나가는 모습이 대견하다. 추석 끝나고 곧 촬영에 들어가는데 아직 캐스팅이 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두 친구들을 보면 잘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생긴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들 찾아서 잘 메꿔주고 밀어줘야지.


그리고 이 친구들 영화 못지않게 내 영화를 준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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