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년 사회 서비스 사업단
네모네모는 총 12가지의 질문으로 구성되어있었다. 가벼운 질문부터 심오한 질문까지 다양하게 적혀있었다. 전 기수 정신 건강팀이 프로그램을 위하여 쓰던 질문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12가지 질문은 이렇다.
당시 남아있던 진구와 나, 정신 건강 선생님 한 분과 이 질문지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했다. 각 질문에 대답을 하며 그 대답에 대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각자 살아온 배경을 말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과거를 끄집어냈다. 어떤 환경이었는지, 그 생각을 가지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솔직하면 할수록 이 게임은 빛이 났다. 이런 이야기들은 행복하게 만들면서 슬프기도 했다.
사랑, 이별, 삶 그리고 죽음과 같은 이야기를 나누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자라왔는지 조금은 알 수 있다. 네모 네모 게임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대하면 위와 같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혹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하기에 너희들은 어리다.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말의 내용보다 말의 지위를 우선시하는 순간 의도치 않은 상처를 입히게 된다. 우리는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땐 웃지 않고 진심으로 경청했다.
질문을 들었을 때, 술이 필요한 답변들도 있었다.
“아 이 질문은 술 한 잔 들어가야 하는데...”라고 말하면 진구는
“술 사 올까요?라고 대답했다.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제대로 일을 시작도 하기 전이고, 거리와 시간도 애매해 이내 그만두었다.(학교가 애매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훗날을 기약했다.
말짱한 정신으로 질문에 내 생각들을 말했다. 하지만 생각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몇몇 질문은 몇 번을 곱씹어야 답을 할 수 있었다. 어떤 질문은 그 순간에 대답이 떠오르지 않고 나중에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대답이었다. (어쩌면 바로 생각나는 답이 내 대답일 수도 있다.)
진구는 진지하고 솔직하게 대답을 했다.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재밌고, 웃기기도 했지만, 진지할 땐 진지했었다. 동생이지만 배울 만한 생각들도 많이 있었다.
우린 앞을 보고 살지만, 뒤를 돌아봐야 이해되는 것들이 있다.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비밀들이 수면으로 올라오듯 그때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이 지금은 보이는 순간들. 삶은 복잡해 한 번에 다 보여주지 않는다. 일을 하다가, 산책을 하다가, 음악을 듣다가, 책, 영화를 보다가 문뜩 떠 오르는 찰나의 지점에서 우린 성장하는 것 같다. 또 그 대답들을 잘 들여다보면, 나 자신을 만들고 스스로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기에 우리는 스스로 질문을 자주 해야 하고, 기억하며 실천해야 한다.
프로그램 시작 전 우리가 힐링되는 느낌을 받았다. 3월 말이었지만, 청운대 창문을 여니 훈풍이 불어왔다. 게으름을 피우며 여름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바람은 성실히 봄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우리는 퇴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