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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엄마는 왜 자꾸 생각이 안 나요? 우리 이름도 헷갈리고.”
“얘들아 그래도 너네는 안 잃어버렸잖아.”
나는 항변한다.
오호, 뱉고 보니 제법 마음에 드는 말이다.
다시 써보자. 정신머리는 없어도 애만 안 잃어버리면 된다
(그러나 여러분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일을 마치고 어린이집에 들러 아이를 데려오는 것을 잊었다. 자꾸 뒤를 돌아보는 그림자를 억지로 끌고 집까지 올 때까지도 깨닫지 못했다. 문 잠기는 소리에 비로소 생각이 났다. 애를 잊었네. 이런 일은 처음이다.
잊고 나온 불에 집이 홀랑 탄 것 같이 속이 무너진다. 나는 전속력으로 집밖으로 달려 나오며 생각했다. 모든 곳에 갈 수 없었다는 신에 대해서. 신이여, 오늘 왜 이렇게 게을렀나요?
애가 넷이에요. 직접 와서 도와줘도 놀라지 않을 거예요. 오기 전에 신이 모든 곳에 갈 수 없어서 엄마를 보냈다고 말한 사람을 먼저 만나 꼭 꿀밤을 때리고 와주세요.
두 팔 벌려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