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아마도 앞으로 취업을 하려니 지금부터 무언가 해야할 것 같은데....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묻는 뉘앙스입니다. 사실 대학 생활까지를 돌이켜 보면 '학습'이 주가 됩니다. 학교니까요. 이는 정해진 길을 쫓는 것이라 다른 고민이 필요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졸업 후 살아가야 할 더 긴 세상과 시간은 '답이 없는 세상'입니다. 결정과 결과는 오롯이 내 책임이죠. 열린 결말처럼. 그래서 묻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저학년은 그냥 모든 것을 경험하면 됩니다. 취업이 인생의 전부도 아니니까요. 회계를 하고 싶어 시작한 취준생활이 무엇으로 끝날지 저처럼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를 드러내고, 나를 증명하는 모든 활동을 영역의 구분 없이 해야 합니다.
취준생,
한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취준생 입장에선 불안합니다. 그래서 자꾸 묻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본질로 돌아가야 하고, 여기서 본질은 '하고 싶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회사가 아닌 일. 삼성에 가고 싶다가 아니라, 회계를 하고 싶다는 이유와 근거를 찾는 것입니다.
영업, 인사, 회계, 엔지니어 등 모든 일은 각기 다른 지식과 경험, 동기를 필요로 합니다. '돈을 번다'는 목적이 아닌 선택의 이유입니다. 버스를 탈지, 택시를 탈지 고민할 때 우린 현금이 있나 없나를 봅니다. 비싼가 아닌가, 빠른가 아닌가... 이런 선택의 이유입니다.
열린 결말은 이런 선택의 문을 수 천, 수 만번 통과해야 합니다. 문을 여는 선택과 결론은 오롯이 나의 몫인 것도 이 때문이죠. 아무도 이 문이 옳다고 알려주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스펙을 올려라! 이런 얘기를 해주면 그냥 도망가세요. 거긴 더 들을게 없습니다. 본질적인 질문이나, 물음을 던지는 분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세요. 왜 하고 싶은지 묻는 사람들 같은...
흔히 챗지피티를 잘 쓰기 위해서는 질문을 잘 해야 한다고 합니다. 던진 질문의 결과를 답해주니, 내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왜 필요한지를 알아야 질문도 할 수 있죠. 그런데 취준생이 되기까지 우린 이런 훈련이 거의 안되어 있습니다. 거의가 아니라 해주지 않죠. 진로 마저 과목으로 배우니까요. 열린 결말을 주면서 '생각해보라' 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질문을 잘 해야 합니다. '왜 하고 싶나?' 적어도 취준생이 직무를 선택하고 지원하는 과정에 반드시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면접관, 회사 역시 궁금해 합니다. 삼성이 아닌 우리 회사에 온 이유. 이 직무를 전공 때문이 아닌 본인의 어떤 이유와 생각에서 온 것인지.
이 얘긴 이 일을 그만두는 시점까지도 듣게 될 질문이고 답이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10년째 받는 질문이기도 하죠. 다들 궁금해 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다들 질문에 대한 확신, 생각이 없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죠. 우리는 왜 지금 이 일을 이 곳에서 하고 싶은 걸까요?
최소 먹고 살기에 딱 좋다는 이유라도 있어야 뽑힐 '일'의 선택에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했나요?
문득 강의 끝에 남는 물음입니다. 그들 역시 그 질문이 궁금해 온 분들이란 생각이 들어서...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