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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ung Yi Yoo Oct 17. 2016

풀꽃도 꽃이다

조정래

고등학교 3학년 수능 시절, 공부하기 지쳐서 읽기 시작한 책이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 이였다.

연도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공지영 님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도 읽었었고,  김진명 님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도 읽었었다. 다시 또 생각해보니 이문열 님의 '삼국지'도 읽었었네.(공부 엄청 안 했네)


다들 훌륭한 책이기에 다시 읽어도 흥미로울 것 같다. #TBT #TBF


각설하고, 본 도서는 조정래 님이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비판하고 참다운 교육세상을 바라며 쓴 소설이다.

형식만 소설을 차용했을 뿐 너무나도 Cynical & Critical 한 작가의 내러티브이다. 게다가 상당히 정치적(?) 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의 생활을 보며, 이게 과연 현재 우리의 모습인지, 강남에서만 유독 저런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작가가 제목을 왜 '풀꽃도 꽃이다'라고 지었는지 알만한 내용은, 본 도서에서 다른 작가의 글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책 내용을 설명하는 메타포이니 한 번 음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책 내용 생략)



1. 이 세상에 문제아는 없다. 문제 가정, 문제 학교, 문제 사회가 있을 뿐이다. - 니일(A.S. Neill)


2.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 박노해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무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함껏 해보며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 되는   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을 해서는  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되고

    거짓에 침묵동조해서는  된다

    안 되는   된다! 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을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먹고 많이 걷는 몸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3. 학원 가기 싫은 날 / 이순영(초등학교 3학년)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이렇게

 

    엄마를 씹어 먹어

    삶아 먹고 구워 먹어

    눈깔을 파먹어

    이빨을 다 뽑아 버려

    머리채를 쥐어뜯어

    살코기로 만들어 떠먹어

    눈물을 흘리면 핥아 먹어

    심장은 맨 마지막에 먹어


    가장 고통스럽게


4. 학생들이 듣기 싫은 말


     빨리 공부해, 공부는 언제 할 거냐!

     겨우 이것밖에 못해? 멍청하게.

     XX는 잘하는데 넌 왜 이 모양이냐.

     넌 안 돼, 넌 못해.

     너 커서 뭐가 될래?

    그럴 거면 왜 태어났니?

    니가 뭘 알아!

    아유, 창피해.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어?

    도대체 넌 잘하는 게 뭐니?

    돼지 새끼처럼 살만 쪄가지고.

    아니, 그것밖에 못해?

    아휴, 꼴 보기 싫어. 남들 하는 것 좀 봐!

    너도 사람이냐?

    그따위로 할 거면 다 집어치워!

    아유 병신, 차라니 가가 죽어

    

5. 학생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


    오늘도 많이 힘들었지?

    수고했어.

    잘했어.

    열심히 하는구나.

    괜찮아. 괜찮아.

    사랑해.

    푹 쉬어.

    그 정도면 충분해.

    자, 용돈 받아.

    좀 놀아라.

    우리 맛있는  먹자.

    네 맘대로 .

    그래, 잘했어아주 잘했어.

    그래, 그렇지네가 맞아.

    아니, 괜찮아얼마든지 그럴  있어.

    아니야, 걱정 . 아빠도  나이  그런 실수 숱하게 했어.

    실수는 누구나  하는 거야. 그건 좋은 경험이야.


6.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7. 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내내 불편했다.

학창 시절 내게 단 한 번도 '공부하라' 고 다그치지 않으셨던 부모님에게 감사드릴 뿐이다. 


우리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지 와이프와 신중히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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