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고등학교 3학년 수능 시절, 공부하기 지쳐서 읽기 시작한 책이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 이였다.
연도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공지영 님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도 읽었었고, 김진명 님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도 읽었었다. 다시 또 생각해보니 이문열 님의 '삼국지'도 읽었었네.(공부 엄청 안 했네)
다들 훌륭한 책이기에 다시 읽어도 흥미로울 것 같다. #TBT #TBF
각설하고, 본 도서는 조정래 님이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비판하고 참다운 교육세상을 바라며 쓴 소설이다.
형식만 소설을 차용했을 뿐 너무나도 Cynical & Critical 한 작가의 내러티브이다. 게다가 상당히 정치적(?) 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의 생활을 보며, 이게 과연 현재 우리의 모습인지, 강남에서만 유독 저런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작가가 제목을 왜 '풀꽃도 꽃이다'라고 지었는지 알만한 내용은, 본 도서에서 다른 작가의 글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책 내용을 설명하는 메타포이니 한 번 음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책 내용 생략)
1. 이 세상에 문제아는 없다. 문제 가정, 문제 학교, 문제 사회가 있을 뿐이다. - 니일(A.S. Neill)
2.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 박노해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무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함껏 해보며
그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 되는 건 안 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을 해서는 안 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안 되고
거짓에 침묵동조해서는 안 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 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을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3. 학원 가기 싫은 날 / 이순영(초등학교 3학년)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이렇게
엄마를 씹어 먹어
삶아 먹고 구워 먹어
눈깔을 파먹어
이빨을 다 뽑아 버려
머리채를 쥐어뜯어
살코기로 만들어 떠먹어
눈물을 흘리면 핥아 먹어
심장은 맨 마지막에 먹어
가장 고통스럽게
4. 학생들이 듣기 싫은 말
빨리 공부해, 공부는 언제 할 거냐!
겨우 이것밖에 못해? 멍청하게.
XX는 잘하는데 넌 왜 이 모양이냐.
넌 안 돼, 넌 못해.
너 커서 뭐가 될래?
그럴 거면 왜 태어났니?
니가 뭘 알아!
아유, 창피해.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어?
도대체 넌 잘하는 게 뭐니?
돼지 새끼처럼 살만 쪄가지고.
아니, 그것밖에 못해?
아휴, 꼴 보기 싫어. 남들 하는 것 좀 봐!
너도 사람이냐?
그따위로 할 거면 다 집어치워!
아유 병신, 차라니 가가 죽어
5. 학생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
오늘도 많이 힘들었지?
수고했어.
잘했어.
열심히 하는구나.
괜찮아. 괜찮아.
사랑해.
푹 쉬어.
그 정도면 충분해.
자, 용돈 받아.
좀 놀아라.
우리 맛있는 거 먹자.
네 맘대로 해.
그래, 잘했어. 아주 잘했어.
그래, 그렇지. 네가 맞아.
아니, 괜찮아. 얼마든지 그럴 수 있어.
아니야, 걱정 마. 아빠도 네 나이 때 그런 실수 숱하게 했어.
실수는 누구나 다 하는 거야. 그건 좋은 경험이야.
6.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7. 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내내 불편했다.
학창 시절 내게 단 한 번도 '공부하라' 고 다그치지 않으셨던 부모님에게 감사드릴 뿐이다.
우리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지 와이프와 신중히 고민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