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월급과 승진을 빼면?

[브런치 단독]대기업 사원의 직장일기(30)

by 여행충 투툼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지내는 곳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별의 별 일을 다 겪게 된다. 평생을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고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하루 중 가장 오랜시간동안 생활을 하다보니 다사다난한건 어쩌면 뻔한 일이다. 그런 공간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모두 다 각자 다른 생각들로 가득차 있다. 물론 똑같은 그림 한장 놓고도 각기 다른 전문가들의 해설과도 같이 말이다.


얼마전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며 크게 히트를 한 드라마 '미생'에서 김대리가 장그래에게 한 말이 있다. '직장인한테서 월급과 승진을 빼고 나면 남는게 없다.' 라고. 맞다. 돈벌어서 잘 먹고 잘 살아 보겠다고 어렵게 취직한 직장인들에게 월급과 승진을 빼면 무엇이 남을 수 있을까? 사람이 남을거다. 나의 역량이 남을거다. 등 여러 의견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답들이 맞는 건지는 아직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죽고 못살던 친구들이 있었다. 지금은 밥 먹고 살기 바빠서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몸도 멀어지다보니 마음도 멀어지고. 직장 동료들 보다 훨씬 멀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 이유는 만나서 소주를 마셔도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것 이외에 현재 나의 상황에 대한 공감대가 없어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없기 때문일거다. 하지만 직장동료들과는 현재 내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는 직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에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술잔을 기울이곤 한다. 마치 친구보다도 더 가까운 사이로 지낸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친구처럼 편하게 잘 지내던 동료들도 이직을 하거나 인사발령등으로 인해 부서가 이동될 경우 다시 남처럼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잘 지내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비지니스 관계에 지나지 않게 된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다시말해 경쟁사회다. 어릴적 학교에서부터도 옆 친구보다 공부 잘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고 직장에 가서도 매년 고과라는 이름으로 동료들간에 등급이 매겨지고 평가를 받는다. 마치 직장에서 받는 평가가 그 사람에 대한 모든것 즉 그 사람에 대한 '사람점수'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 한 개인이 직장을 벗어나면 한 집안의 가장이고 소중한 아들 딸이며, 또 다른 어떤 조직에서는 리더일 수도 있고 멘토일수도 있다. 직장에서의 업무 이외의 분야에서 전문가일수도 있다. 하지만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다보니 그 사람의 모든것은 그 점수 안에서만 생각되고 평가된다.


우리는 뉴스에서 과열경쟁으로 인해 국회의원들이 회의도중에 욕설을 하고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하는 걸 볼 수 있다. 우리가 속한 조직에서는 어떨까? 물론 조직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옆의 동료보다 오래 살아남고 더 많은 보수를 받고 더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건 어쩌면 인간의 본능이다.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 누군가는 열심히 일하고 누군가는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를쓰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한가지 질문을 하겠다.


"당신은 뭘 할때가 가장 행복한가?"


다른 동료들의 약점을 캐내고 정치싸움에서 이기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옆에 동료보다 내가 더 잘되서 그 동료들이 나를 부러워하고 내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면 행복한가? 그리고 그 사람이 내 앞에서만 웃고 뒤에서 욕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해서 욕하는지 안하는지를 늘상 신경쓰고 감시해야 마음이 편하다면? 그렇게 해서 동료가 날 욕하는 걸 알게 되었다면? 또 그걸 빌미삼아 복수하고 뭉개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가? 그리고 그렇게 하면 당신은 행복한가? 그렇게 해서 받은 월급과 승진. 정말 가치있고 뿌듯할까?


이런 과열 경쟁은 성과주의가 심하고 사람들이 많은 대기업에서 더 잘 일어나고 있다.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사내 정치 이야기가 남의 일이 아닌거다. 이런 압박과 스트레서 속에서 사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되는가? 직장인에게 월급과 승진을 빼면 아무것도 없는게 아니라 '내'가 있다. 나의 행복을 찾기 위해 좀 더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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