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소향 Dec 16. 2022

선물같은 하루.

Ep134. 아이유-미리메리크리스마스

올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크리스마스.

언젠가 제게도 크리스마스란 단어만 들어도 설레고, 뭔가 이것저것 준비해서 그날만큼은 색다른 하루를 보내야 할 것 같은 그런 하루.

크리스마스 당일에 눈이라도 내리면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기분이 들뜨던 그런 시간들이 있었어요.


풋사과같이 인생의 영글어지지 않은 시간을 지나,

이제는 거친 비바람과 풍파를 어느 정도 견뎌 잘 익어가는 사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의 시기에 크리스마스란 하루가 더 이상 크게 다가오지 않는 나이가 되어버렸어요.


어학연수를 하며 외딴곳에서 혼자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도 하고,

크리스마스날 일손이 부족하다는 사장님의 부탁에 13시간 동안 크리스마스이브에서 당일 새벽까지 아르바이트를 해보기도 했고,

조용히 가족과 저녁을 먹으며 보내보기도 하고,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도 했었어요.

매년 크리스마스날의 모습은 너무나 다양했고, 그 당시 제 환경과 상황에 따라 크리스마스는 외롭기도 했고, 따뜻하기도 했고 또 때론 서럽기도 했어요.

그건 어쩌면 날이 갖는 의미와는 상관없이 제 마음의 온도와 상황에 따라 크리스마스를 보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이제는 그런 사소한 감정들에 휘둘리지 않는 나이가 되었지만, 20대에는 크리스마스와 같은 날이 왜 그렇게 설레고 기분이 들떴었는지...돌이켜보면 시기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왜 크리스마스는 12월일까요?

종교적 의미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억하는 날이지만, 우리에게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 짓는 달력의 마지막 장이기도 해요.

우리의 1년이 어땠건, 12월 25일만큼은 올 한 해 힘든 순간과 고난의 모습은 잠시 잊고 조금은 밝은 분위기 속에 한 해 동안 수고한 우리에게 잠시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내라고 주는 신의 뜻이 아닐까 그렇게 의미를 부여해봐요.

그래서 전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조금 일찍 올 한 해 수고한 우리에게 근사한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서로에게 필요할 것 같은 선물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한 해를 위로했어요.

우리 모두 2022년 올 한 해를 살아간 모습은 다르더라도, 열심히 살았을 테니.

누군가가 날 위로해주는 것보다, 내가 내 자신에게 고생했다고 먼저 자신을 다독이고 자신에게 행복한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요.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돌아가는 길.

한 장의 사진을 찍었어요.

처음엔 화려한 조명이 예뻐서 사진을 찍었는데 찍고 보니 다른 장면이 눈에 들어왔어요.

화려한 조명 아래 행복하게 사진을 찍는 연인의 모습과 그 반대편에 서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고 있는 경찰 아저씨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담겼어요.

올 한 해에도 크리스마스에 누군간 일을 하고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예요. 어떤 모습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더라도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주 일요일인 크리스마스.

그날만큼은 올 한 해에도 고생한 우리 스스로에게 선물같이 따뜻하고 의미있는 하루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해봅니다.  


https://youtu.be/w14rSMl35ro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항상 듣는 음악이 있어요.

아이유의 미리메리크리스마스  

아이유의 목소리가 참 매력적이기도 하고, 발랄한 이 음악 덕분에 한층 기분이 더 즐거워지는 그런 음악.

어디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건 이 음악과 함께 더 줄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시기를.

미리 메리크리스마스!!

....+) 수요일에 발행해야 할 글을 제가 깜빡잊고 늦게 발행했어요. 너그럽게 넘어가주시길.!ㅎ


'수요일의 플레이리스트(줄여서 수플레)'는 다섯 명의 브런치 작가가 매주 수요일마다 본인의 에세이가 담긴 음악을 소개하는 읽고 쓰는 라디오입니다. 잠들기 전 이름 모를 누군가가 추천해주는 노래를 듣고 싶으셨던 분들, 즐겨 듣는 노래에 다른 누군가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궁금해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매주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주시지 않을까 싶어요.


구독과 공감, 댓글은 더 좋은 매거진을 위한 원동력이 됩니다. 매주 수요일 '수플레'를 기다려주세요.

(비슷한 감성의 음악 공유도 환영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뜨거웠던 2022년의 12월을 기약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