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또 다른 형태의 교육방식, 플립러닝

by 비소향

2015년 5급 행정공무원 교육학 서술형 문제의 일부입니다.


문제의 요지는 Flipped Learning(거꾸로 학습)에 대한 이론적 접근과 학업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위 수업방식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을 기술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Flipped Learning이란 대체 어떤 수업일까요?


Flipped Learning(거꾸로 학습)는 말 그대로 학생들이 수업 전, 교과 단원에 관한 동영상이나 도서를 미리 읽고 수업에 참여하여 배워야 하는 개념에 대한 생각과 의견들을 학생들 간 자유롭게 서로 공유하는 수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존의 Teaching 수업은 1:多 수업 방식으로 1명의 교사 혼자 설명하고 다수의 학생들은 단지 듣기만 하는 '교수자 중심의' 수업이었다면 Flipped Learning은 학생들끼리 서로 토론, 토의하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방법입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PBL 수업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합하는 블랜디드 러닝과도 유사한 학습방법입니다. 이러한 수업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 참여도 개선과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여 말하는 데에 초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트렌드에듀2016의 저자 이병훈은 13가지 교육 트렌드 중 하나로 플립러닝을 언급하며 수업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습니다.

첫째,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 및 개별 접촉 시간 증가

둘째,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며 더욱 적극적인 모습으로 수업에 참여

셋째, 특정 이유(역량 부족, 질병, 운동, 야외 학습 등)로 학습 결손이 일어난 학생들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넷째, 영재 교육에 있어서도 상당히 효율적

다섯째, 학습 내용이 지속적으로 연결되고 축적


플립러닝은 분명 기존의 수업방식보다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 증진에 효과적입니다. 수업시간에 개념이나 토론 주제에 관해 '말'을 하려면 미리 시청각 영상을 보고 수업에 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예 학습에 관심 없는 학생들의 참여까지 단기간에 이끌어낼 수 없겠지만 기존 주입식 교육방법에서 참여형 수업으로 전환되는 데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중1 수학 통계단원 팀 프로젝트 수업 진행 (기사확인)

올해부터 중학교 1학년 수학 과목의 통계 수업에 ‘팀 프로젝트 수업’이 도입된다고 합니다. 문제 풀이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끼리 팀을 짜 실생활과 밀접한 과제를 함께 수행하는 방식으로 PBL 수업과 플립러닝이 결합된 형태의 수업이 진행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취지는 좋으나 아직 일선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큽니다.

그 이유는,


1) 무임승차 학생의 출현과 객관적 지표의 부재

PBL과 플립러닝 수업은 팀 단위 수업 진행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팀 단위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학습적 역량이 뛰어난 몇몇 아이들만이 참여하고 그 팀에 속한 다른 팀원들은 그 친구 덕에 좋은 점수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보안하기 위해 수업평가에 대한 객관적 지표가 만들어져야 하며 교사가 모든 학생들을 일일이 체크할 수 있도록 학생수가 지금보다 많이 줄어야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될 수 없는 교육환경입니다.


2) 경제적, 제도적 지원과 콘텐츠, 교사 역량 개발

새로운 교육제도가 도입되기 위해선 정부의 강력한 경제적,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플립러닝이 공교육 현장에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선 먼저 다양한 시청각 콘텐츠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딱딱한 교과서로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한계가 있기에 동영상, 실험 도구 등 다양한 학습 콘텐츠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이런 콘텐츠를 활용하여 수업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교사의 역량 개발에도 힘써야 합니다. 제도만 시행하고 가장 중요한 콘텐츠 확보와 교사의 역량개발은 나몰라라 한다면 플립러닝은 결코 공교육을 변화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3) 또 다른 학습의 과부하와 사교육 시장

플립러닝이 단순히 학생의 학습참여도를 높여 시험성적을 잘 받게 하는 성적 향상 도구로만 활용된다면 학생들은 또 다른 수업방식에 적응해야 하고 새로운 플립러닝 학원에 다녀야 하는 등 새로운 학습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플립러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학원들이 생겨나는 걸 보면 앞으로 정부의 방향에 따라 그 수가 더 늘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플립러닝의 목적은 성적을 잘 받는 데 있는 것이 아닌 학습에 조금이라도 흥미를 느끼고, 개념이나 원리를 자신의 '언어와 논리'로 표현해내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누가 얼마나 개념을 잘 이해했고 문제를 잘 푸느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닌 다른 평가방식이 도입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게 가장 어렵겠지요)


결국 수능을 Pass/Fail 형태의 자격시험화하지 않으면 그 어떠한 학습 변화도 결국 수능 성적을 잘 받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전락해버릴 것입니다.

대학들은 이미 플립러닝과 PBL 수업방식을 적극 채택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지식을 외우는 형태의 수업으로는 앞으로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창의적인 생각과 협업을 통한 서로의 시너지를 창출해내는 수업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카이스트, 유니스트, 서울대 등의 학교들이 적극적으로 기존 수업방식을 플립러닝 형태로 변화해가고 있습니다.

이제 초, 중, 고등교육도 변화의 물결, 그 바로 앞에 서있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 개념을 머릿속에 구겨 넣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개념을 잘 활용하여 어떤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교육이 아닐까요?

그런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선 현재의 교육은 참 많은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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