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아도 알 수 있는가

by 조이


브런치에 글을 쓴 지 10개월 차, 글은 어느새 200여 편 가까이 쌓였다. 하루에 한 편까진 아니더라도 반 편 이상은 쓴 셈이다. 나의 서랍에는 아직 쓰다 만 글들이 있다. 어느 작가님께서는 내게 '하루종일 머릿속에 글 쓸 생각으로 가득한 것 같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발행 글의 개수 때문이 아니라, 일상을 풀어놓는 과정이 글에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일상은 특별하지 않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혼 없이 지나가는 행인 1처럼 보이지만 머리와 심장을 달고 다니는 이상 풀리지 않는 고민이나 스쳐가는 생각들은 있게 마련이다. 일찍 답을 내려하지도 않지만, 조태호 작가님의 책 제목처럼 답이 있다면, 알 수 있는가. 그저 의문을 가진 채 살아가다 보면 '아, 그렇구나.' 하는 순간이 온다.


하지만 나의 경우 대부분 '그렇구나'라는 건 글을 쓰고 나서야 좀 더 분명해진다. 이는 내가 어떤 주제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된다. 결국엔 누구를 설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나를 설명하고 납득시키기 위해 글을 쓴다.


글을 쓰고 나선 고치고 다듬는 과정을 거친다. 훗날 스스로 다시 읽거나, 누가 읽어도 부끄럽지 않도록. 하지만 그 사이로 비치는 나의 삶은 당장에 고칠 수가 없다. 그럼에도 글을 쓰기 위해선 있는 그대로의 삶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삶을 드러내지 않고서 글 쓰는 법을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어린이도 제 나름대로 끄적이고 표현하듯이 나는 나의 방식대로 쓰면 될 일이다. 삶을 드러내지 않고 싶다 해도, 그렇다고 해서 쓰지 않으면, 나는 알 수 없기에.



* 사진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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