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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May 16. 2024

프롤로그


브런치 작가에 신청하면서 '기존에 집필했던 책이 있다면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선보였던, 그러나 실패했던 전자책 프로젝트가 생각났다. 블로거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점을 '블로그 입문서 에세이'라는 다소 특이한 장르를 만들어 집필을 했다. 입문서는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쓰는 글인데, 에세이라니? 그만큼 에세이가 쓰고 싶었나 보다. 어쩌면 에세이 집필에 대한 열망은 이미 그때 피어나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작은 시도로 인한 삶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는 그것을 블로그라는 플랫폼을 매개로 경험했기 때문에 블로그에 대한 기본 서술이 필요했다. 그리고 핵심 정보 전달의 목적이 있는 전자책의 특성상,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을 나의 이야기만으로 구성하기는 어쩐지 미안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성 글을 함께 집필했다. 블로그 계정 키우는 방법, 블로그 수익화를 위한 애드포스트 승인의 조건, 블로그 평균 데이터 분석, 체험단 가이드라인 분석,  생산자의 시각으로 블로그 글쓰기를 하는 방법 등등..


사실 이런 것들은 나보다도 더 많은 사용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네이버 인플루언서들이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발언은 더욱 신뢰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정말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생산자의 삶으로 전환하게 되기까지의 여정과 변화였다.


표지는 한 달간 내가 먹고 누리고 다닌 음식 사진들로 가득 채웠다. 자칫 유치해 보일 수 있었다. 그거 얻자고 이걸 한단 말이야?라는 조소가 떠올랐다. 테마파크 무료 입장권, 5만 원 외식 사용권. 누군가는 블로그가 아니더라도 이미 누리고 있을 것들이었다.


그러나 이것들이 나와 우리 가족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주었는지 생각할 때, 결코 '그까짓 것'이 아니었다. 성인 2명, 아동 2명 총 4인 가족의 입장료가 부담스러워서 공원 위주로만 놀러 다니고, 외식비가 마땅치 않아 매일 비슷한 도시락만 싸들고 다녔던 우리 가족의 일상이 좀 더 다채로운 색깔로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다름 아닌 나의 글쓰기로 취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자긍심을 더욱 고취시켰다. 그리고 나와 같은 누군가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었다. "땅 파 봐라, 100원이 나오나."라는 옛 어른들 말에 땅을 파볼 생각도 안 했던 나와 같은 콘텐츠 소비자들에게, 당신도 생산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펀딩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 홍보를 위한 무료배포 이벤트에 참여했던 사람들 외에는 전달되지 못했던 책이다. 묵혀두었던 책이 브런치로 인해 떠올랐으니, 이번에는 블로그가 아닌 브런치를 통해 연재해보려고 한다. 옮겨 쓰면서 다소 빛바랜 내용들은 수정하고, 쌓였던 먼지들은 툴툴 털어, 새로운 마음으로 발행해 보겠다. 나의 작은 시도를 통한 변화가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께 용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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