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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련 Feb 18. 2016

SNS에서 홀로 살아가기

네트워크 위의  외딴섬에 관하여

SNS (Social Network Service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란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교호적 관계망이나 교호적 관계를 구축해 주고 보여 주는 온라인 서비스 또는  플랫폼"이다. 위키피디아가 정의를 내린 이 SNS는 꽤 어려워 보이지만, 현대 사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자주 접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여러 종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프로그램이 그 예시로, 지하철이나 버스, 학교, 사무실, 식당,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SNS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어딜 가나 SNS를 접할 수 있고, 그것은 현재 우리의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왔다.


내가 업로드한 사진과 글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댓글이 올라오고, 터치 한 번으로 타인의 글과 정보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걸까. SNS의 가장 큰 장점을 말하자면 아마 빠른 스크롤일 것이다. 이것은 태풍이 몰아치듯 매우 빠르게 다량의 정보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게 했고,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시간을 재미있게 때울 수 있는 '땔감'을 마련해주었다. 또 다른 장점은, SNS를 이용한 타인과의 교류이다. 빠른 속도의 피드백이 가능해짐에 따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상대방의 소식을 자세하게 알 수 있었고, 나의 생활을 타인과 공유하면서 삶의 소소한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었다. SNS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더욱 가깝게 느껴졌고, 400명을 넘어가는 팔로우 친구를 보며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 SNS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더 친밀하게 만들어주는 귀중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흔히 SNS를 접하고 나서 수많은 글들이 올라오는 화면 속 풍경을 바라보며 풍요롭다, 외롭지 않다 느끼는 사람들이 꽤 많다. 최근에 뉴스나 인터넷 기사 등 미디어를 통해 SNS 중독의 위험성에 대한 방송을 보도함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워주기도 하였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러한 보도 내용 또한 SNS 상에서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 SNS 중독에 대한 경고가 SNS를 활용하고 있다니. 상당히 비효과적인 경고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결국 SNS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며 크고 있는 셈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SNS를 사용하는 사람의 수는 어마어마하다. 소셜 네트워크라는 타이틀 안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서로와의 관계를 쌓는데 집중한다. 마치 촘촘히 얽힌 거미줄처럼 '나의 친구의 친구가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나와 친구인 경우'가 있다. 복잡한 말이다. 하지만 대개 이러한 친구는 두개의 다리로 끝나지 않고 더 복잡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SNS 속 사회는 넓을까 좁을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아니, 무슨 그런 헛소리가 다 있어? SNS가 좁다고? 페이스북만 봐봐, 하루에 올라오는 글이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수만 해도 몇 개, 몇 명인데!

라고 되묻는 사람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 SNS는 광범위하다.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접촉하기가 매우 쉽고 다양한 소식이 넘쳐난다. 이는 부정할 수도  없을뿐더러 SNS의 이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겉보기에는 SNS 속 세상에 매우 넓어 보일 수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 현대 우주과학의 미래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준 SF 소설의 대가 아서 클라크 Arthur Charles Clarke 가 제시한 지구의 미래상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지구촌이다. 1945년 영국에서 발행된 잡지 <와이어리스  월드>에 게재된 소설 "외계로부터의 전달" 에는 당시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인공위성을 이용한 지구촌 통신의 개념을 창안하였고, 자세히 묘사하였다. 지구 전체가 하나의 마을과 같은 성격을 가지는 것, 모두가 서로를 알게 되는 가까운 사회는 좁다. 그리고 이러한 지구촌이라는 개념의 실현을 보다 더 빠르게 이뤄낼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준 것이 바로 SNS였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고리를 쥐고 있는 오늘날, SNS 사회는 매우 좁다. 그런데 좁고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SNS는 진정한 더불어 삶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네트워크라는 개념 하에 우리는 모두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착각한다. 물론, 적절한 SNS 이용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저작이고 사서의 하나이며 동양철학의 중요한 개념을 담고 있는 '중용 中庸'이라는 말이 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의 중심 개념이기도 한 '중용'은 간단히 말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충동과 욕망이 있는데, 이것이 그대로 인간의 생활을 지배하게 해서는 안되며, 부족과 과도의 중용으로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SNS라는 바다에 빠져 사는 오늘날의 우리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것이고, 사실은 SNS라는 공간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화면 위에서의 만남만을 지속한다면 말이다. 우리 모두는 결코 SNS의 힘을 빌려 더불어 살아갈 수 없고, 각자 네트워크 위의  외딴섬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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