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이야기
[발행 16일차 241026] 어제의 이야기
어제는 오랜만에 미용실에 가서 염색과 커트를 했다. 이유는 오늘 친척 결혼식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흰머리도 염색하고 삐죽한 머리칼도 가지런히 하니 마치 내가 결혼식 주인공이 된 양 기분 전환이 확실히 되는 것 같았다. 10년은 어려 보인다는 남편의 칭찬도 듣기 나쁘지 않았다.
머리스타일이 정돈되어서 그런지 모처럼 옷을 빼입고 화장을 하니 내가 봐도 집에서 보던 내가 아니었다. 얼굴부터 몸까지 하나하나 꾸미고 치장을 하니 한창 20대 때 멋부리면서 회사 다닐 때가 떠올랐다. 그 때는 항상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음 날 입을 옷과 신발까지 미리 정해 놓았고, 출근 전 라디오를 들으면서 정성스레 메이크업과 헤어 단장을 했다. 마스카라로 속눈썹을 탄력있게 하늘로 올려야 준비 완료였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1년 중 아주 특별한 날이 아니면 화장을 잘 안 한다. 마스카라는 커녕 립스틱만 간간히 바르는 게 전부다. 출산 후부터는 내 한 몸 챙기기도 버거워 화장품에서 서서히 손을 놓은 것 같은데, 그게 습관이 되어 이젠 색조 화장을 안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워졌다.
실속없는 꾸밈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씩 그래도 이렇게 다시금 메이크업을 해보니 옛추억이 살아난다. 그리고 내가 나를 정성스레 매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내면을 가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양을 가꾸는 것도 살아가는 활력이 된다. 세월의 흐름에 역행하려는 서글픈 메이크업이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 생기를 주는 작은 터치를 다시 시작해 보아야 겠다.
1미리의 작은 터치만으로도 얼굴의 인상이 달라 보이는 것, 메이크업을 해 본 여성이라면 다 아실겁니다. 내 몸과 마음에 작은 터치로 오늘 하루는 어제와 다르게 시작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