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이동한 오스트리아 린츠(Linz)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3박을 보낸 뒤, 오스트리아 린츠(Linz)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체스키에는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두 곳의 뷰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는 지역 역사박물관 마당이다. 하필이면 체스키를 떠나는 날이 가장 맑고 쾌청했다.
두 번째 뷰 포인트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나지막한 언덕이다. 역시나 날씨가 좋아야 제대로 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린츠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체스키에서 린츠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 걸렸다.
버스에서 내린 곳은 린츠 기차역 맞은편 도로였다. 이후 트램을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린츠는 오스트리아 북부의 중심에 위치한 도시로, 오스트리아에서 세 번째로 크며 도나우강을 끼고 있다.
히틀러는 린츠 근처 브라우나 우암인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 린츠로 넘어와 자랐다.
초등학교 졸업 후 린츠의 직업학교에 입학했으며, 말년에는 린츠를 자신의 진정한 고향이라 여겼다고 전해진다.
그는 린츠를 나치 제3제국의 중심 도시로 만들기 위한 대규모 건축 계획을 구상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도시의 경제적 번영을 위해 거대 산업화를 추진했다.
숙소에 체크인한 후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조금 걷자, 성 삼위일체 기념비가 서 있는 13세기 메인 광장이 나왔다.
도나우강이 가까워 강변을 찾아갔는데, 도시 전체가 안개에 뒤덮여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안개가 아니라 스모그였다.
린츠는 나치 시대의 거대 산업화로 인해 수많은 공장이 들어서면서, 현재까지도 오스트리아에서 공기질이 가장 나쁜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도나우강을 건너자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Ars Electronica Center)가 보여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오스트리아의 문화·교육·과학 재단으로, 이곳에서는 ‘미래 박물관(Museum of the Future)’과 연구 개발 시설인 ‘퓨처랩(Futurelab)’을 운영하고 있다.
전시를 관람한 뒤 다시 거리를 걸었다. 흐린 날씨, 가늘게 내리는 빗줄기, 그리고 심한 미세먼지 탓에 린츠는 온 도시가 을씨년스럽고 우울하게 느껴졌다.
도나우강변을 따라 걷다 보니 강에 크루즈선이 정박해 있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해 비엔나, 린츠 등을 거쳐 독일 빌스호펜 안 데어 도나우(Vilshofen an der Donau)까지 가는 크루즈라고 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다.
우중충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강변을 걷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하지만 해가 너무 일찍 저물어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겨울철 동유럽에서는 해가 너무 빨리 떨어져 오후 5시만 되어도 마치 한국의 밤 10시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짙은 미세먼지와 짧은 낮 시간이 겨울철 동유럽 여행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