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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량 Feb 22. 2024

앞으로 웹소설을 혼자 써서 성공하기는 힘들 겁니다

콘텐츠 산업 전망


Quiz 1. 국내 아이돌 지망생은 몇 명일까요?
100만명입니다.
(2018년 업계 추산)


Quiz 2. 웹소설 작가 지망생은 몇 명일까요?
20만명입니다. 
(2019년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추산)



아이돌에 비하면 1/5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엄청난 숫자죠?


제가 대학교 가던 시절만 해도 작가하면 굶어죽는다고 부모님이 말렸더랬는데, 지금은 뭐 대학생은 물론이고 직장인과 주부도 서브잡으로 뛰어들고 있는 엄청난 인기 직업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웹소설 작가의 인기가 높아진 건 당연히! 

작가의 수입이 수직상승 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버냐고요?

(혹시 몰랐던 분들은 놀라지 마세요)



<나혼자만 레벨업> 

웹툰+웹소설 누적매출 400억 (2021년 기준)


<화산귀환> 

웹소설만 누적매출 400억 (2023년 기준)


<전지적 독자 시점> 

웹소설만 누적매출 100억 (2021년 기준)



최상위 인기작가는 작품 하나로  몇 십억에서 몇 백억! 

왠만한 스타 연예인보다도 더 돈 잘 버는 1인기업이 된 거죠.


제가 조아라에 있던 2015~2018년만 해도 웹소설 시장이 지금처럼 크지는 않았는데, 네이버와 카카오를 주축으로 웹소설 원작의 웹툰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웹소설이 팔리는 시장이 어마무시하게 커지고, 덩달아 웹소설의 가치가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한 마디로 웹소설이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의 보물창고’

그러니까 웹툰, 드라마•영화, 게임의 원천 스토리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죠.






자, 그럼 핑크핑크한 시장 전망은 요기까지 하고, 

포스팅에는 왜 저런 무서운 제목을 달았냐. 


웹소설이 돈이 되면서, 

이 시장에 자본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이돌 하나 잘 되면 로또 마냥 터지는 엔터테인먼트업계처럼, 웹소설도 그게 가능하다고 믿어지면서 투자금이 흘러들어오고 있는 거죠. 



Q. 이렇게 자본이 넘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A. 웹소설과 가장 가까운 웹툰 시장을 보면 됩니다.



웹툰 이전의 만화는 만화가 한 사람이 스토리 만들고, 밑그림 그리고, 채색하고 다 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완전히 분업화 돼 있죠. 

글 작가, 각색 작가, 콘티, 채색, 배경, 보정 및 3D효과 담당 등등 세분화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전에는 순전히 한 개인 역량에 의존했는데, 돈이 된다 싶으니까 

스튜디오 형태의 '시스템'을 갖추고 

제작 속도, 제작 분량, 퀄리티를 쭉쭉 높이기 시작한 겁니다. 

장인의 영역이 아니라 산업이 된 거죠.


그래서 지금 네이버와 카카오를 보면 개인작가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특히 상위권 웹툰은 거의 스튜디오 제작사가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웹툰 뿐만 아니라,

방송 드라마·영화, 가요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1명의 작가가 피땀눈물 흘려 쓰는 시대가 가고

다수 작가가 팀을 이뤄 스토리를 뽑아냅니다.

특히 시즌제 시리즈물로 제작되는 미국 드라마의 경우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작품이 수급되야 하니 공동작업이 보편화 돼 있습니다. 


가요 역시 완성형 가수 한명을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메인 보컬, 서브 보컬, 메인 랩, 서브 랩, 댄스 등 포지션을 세분화하고 가능성 있는 아이들을 트레이닝 시켜 그룹으로 묶어서 데뷔시키는 쪽으로 변했죠.


SM엔터테인먼트 이전에 가수는 운좋게 발굴되는 것이었지만, 지금의 아이돌은 산업의 영역에서 철저히 ‘육성’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예측하는 바는

웹소설 또한 1인 창작 시대를 너머

스튜디오 시스템이 정착될 거라는 겁니다.



근데 왜 여전히 웹소설은 작가 혼자 쓰죠?



웹소설 시장규모가 1조원으로 성장했음에도 

작가 혼자 웹소설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작가 특성 - 협업을 싫어한다 


작가들은 인간 종족 중 에고(ego)가 가장 강한 집단입니다.

소설 속에서 작가들은 하나의 세계를 창조합니다. 

즉 조물주와 같은 포지션에 있는 거죠. 


조물주가 남의 말 들을 필요 있나요? 

지금 내 뜻대로 내 맘대로 세계를 창조하겠다는데 응?


그러니 작가들은 천성적으로 남의 말 듣는 것을 꺼리고, 누군가 자신의 생각(창작물)에 다른 의견을 내면 자연스럽게 반발합니다.


한 마디로 '독고다이' 타입이죠 ㅎ 

(욕하는 게 아니라, 이런 정신이 없으면 소설 자체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양날의 검 같은 성향인 거죠)


그래서 정말로 아주아주 강력한 동기가 있지 않으면 

이 작가들을 협업에 참여시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작가 혹은 아티스트랑 일해본 사람은 1000% 이해하리라 확신함 ㅎ)



2. 업계 편견 - '공동작업은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회사에서 일 잘하는 상사 중에 혼자서 일을 싸짊어지고 다른 사람에게 못 나누는 사람 있죠? 

그런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설명하고 가르칠 시간에 내가 다 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나 혼자 소설을 쓰면, 내가 생각한 걸 내가 바로 쓰면 되는데, 내가 생각한 바를 누군가와 공유하고 발전시키고 협업하는 과정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1권짜리 단행본 소설을 쓴다면 1명의 작가가 쓰는 게 더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웹소설은 수백편 분량이 
길게는 몇 년 동안 연재됩니다. 

이걸 소화할 수 있는 작가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게다가 그 작가가 갑자기 아프면요? 
사고가 생기면요? 

단행본이 아닌 '연재'는
공동작업으로 이뤄지는 '스튜디오' 형태가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공동작업이 비효율적인 경우는, 

구성원별 정확한 역할이 부여되지 않거나

구성원의 역량 차이가 심해서 

갈등이 생기거나 우왕좌왕 할 때입니다.


이를 명확히 한다면, 

스튜디오 시스템은 분명 '단시간'에 '인기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최고의 솔루션입니다. 



현재 웹소설에서 익숙하지 않아 시도되지 않았을 뿐이지, 웹툰, 드라마·영화, 아이돌 그룹과 같이 수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웹소설 산업에 스튜디오 시스템은 반드시 도입될 겁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1년 넘게 조용히 이 집단창작의 초기 모델을 시행해오고 있습니다. 


궁금하신가요?


웹소설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될 겁니다. 

그럼 다음편에서는 웹소설을 잘 쓰려면,

즉 돈 되는 웹소설을 쓰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알아볼게요.



생각보다 말이 너무 길어졌는데요

이 글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ㅎ



당신이 천재라면, 
혼자 웹소설 써도 됩니다.

하지만 천재가 아니라면 
집필을 도와줄 파트너가 있어야 
성공할 겁니다. 



내 소설이 팔릴지 안 팔릴지 

진단받고 싶다면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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