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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량 Mar 06. 2024

웹소설 진단 사례(2)-당신이 '연재'를 못하는 이유

<가비지 타임> 2차 창작 소설 피드백


와우! 

이번에는 그 유명한 네이버의 레전드 스포츠 웹툰! 

<가비지 타임>을 소재로 2차 창작물을 쓴 작가님이 웹소설 진단 서비스를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가비지 타임>은 저도 울면서 볼 정도로 진짜 감동적인 작품이었는데요.

보신 분들은 다 동의하시겠지만, 정말 소년 만화의 정석 같은 작품이죠. 

작년에 극장에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 보면서도 오열했는데, 이 작품도 농구를 하는 캐릭터 하나하나의 열정이 살아 있어 어느 땐 두근두근, 어느 땐 조마조마, 어느 땐 터질 듯한 감동으로 보게 되더라구요. 



대단한 작품인 만큼 2차 창작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듯한데요. 

이번에 신청해주신 분은 <가비지 타임>의 김영중과 성준수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쓰셨어요. 

(웹툰 연재 시에도 이 둘을 연결하는 댓글 참 많았었죠 ㅎ)



의뢰 주신 작가님의 2차 창작 소설의 줄거리는

김영중과 성준수가 농구선수가 아니라 비보잉을 하는 걸로 소재가 바뀌었어요. 


고3인 김영중은 공부에 관심이 없었지만 

"공부도 잘하면 재미있다. 이제까지 못해서 재미없었던 거다"

라는 아빠의 말에 마음 먹고 공부를 해보기로 하고, 실제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모범생이 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비보잉을 하는 준수가 춤을 춰보라고 무뜬금 권유하게 되고, 

공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영중은 부모님 몰래 3개월간 준수가 다니던 댄스 학원에 다니게 됩니다. 


영중은 생각보다 춤에 소질이 있었고, 

둘은 버스킹을 함께 하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결국 부모님에게 독서실 대신 몰래 댄스 학원에 다닌 걸 들키고 말죠.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안정적인 생활이 더 중요했던 영중은, 3개월의 행복한 시간을 뒤로 하고 

마지막으로 준수와 함께 춤을 추고는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내용입니다. 


잔잔하면서도 감정선이 잘 살아 있어 저도 참 즐겁게 읽은 소설이었어요. 



저는 어떤 글을 쓰면 좋을까요?



의뢰한 작가님은 

전업 작가가 될 자신은 없어

취미로 2차 창작을 주로 쓰고 있다고 하셨고,

자신이 어떤 글을 쓰면 제일 잘 맞을지 고민이신 듯했어요.


글쓰는 재능은 기본적으로 탑재하신 듯해 

웹소설 작가 적성 질문지의 답변을 토대로 

최대한 제 의견을 얘기 드리고, 

관련해 맞는 분야도 추천을 해드렸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이분의 경우 질문할 것들을 미리 정리해두셔서

30분의 1:1 컨설팅 시간을 천금같이 활용하시더라구요!


보통은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잘 갈피를 못 잡거나 

제가 추가 질문을 해서 진짜 원하는 점을 찾아서 얘기 드리는데, 이분은 글 쓰면서 고민되거나 어려운 점을 정리해 집중적으로 물어보시더라구요.

(리포트도 좋았지만 요 컨설팅이 넘넘 도움됐다고 하셔, 아래 하나하나 풀어서 정리했답니다.)



작가지망생 분들 중에


1) 내가 글재주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어떤 글이 제일 잘 맞는지 잘 모르겠다 

(순문학인지 웹소설인지 장르소설인지 아님 다른 글을 써야 하는지)

2) 웹소설은 아니지만 내 습작에 대해서 진단받고 싶다

3) 2차 창작이지만 좀 더 잘 쓰고 싶다!


위 3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는 분들이라면 

아래 웹소설 진단 리포트가 도움이 되실 거예요.


PS. 공유 수락해주신 작가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그럼 이어서, 작가님이 조언을 구한 5가지 질문을 아래 하나하나 정리해볼게요. 

대부분의 작가지망생 분들이 궁금해 할 내용만 쏙쏙 골라서 물어보시더라구요 �






Q1. 웹소설 창작과 순문학 창작의 차이점을 간단히 알고 싶습니다.


일단 제가 보는 웹소설과 순문학의 가장 큰 차이점을 한 마디로 얘기하면,

소설은 재미가 더 중요하고 

순문학은 작품성이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작가들 본인부터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웹소설은 소위 '작가 의식'이 투철한 사람은 성공하기 힘들어요.

철저히 독자가 원하는 글에 맞춰 쓴다는 애티튜드가 탑재돼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걸 전제로 먼저 깔고,

어떻게 독자에게 맞춰서 팔릴 작품을 쓰는가에 대해서 계속 맞춰나가는 거죠. 


상품하고 똑같죠. 

내가 만들고 싶은 상품 만드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드는 거예요.


여기에서 웹소설의 특징들이 나오게 되는데요.

남성향, 여성향 크게 2가지로 나눠서 말하면,

남성향은 주인공의 성공,

여성향읜 주인공의 사랑,

요거를 최종 목적(결말)으로 스토리를 진행해야 합니다.



Q2. 피드백해주신 내용을 보고 '영어덜트' 분야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 분야의 공모전을 준비하려면 어떤 점들을 노력해야 할까요?


영어덜트는 청소년 타깃으로 한 시장이고요.

어른을 위한 동화 정도 느낌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모전 준비야 뭐 가장 기본이 

기존에 상 탄 작품들을 일단 읽어보고

최대한 그와 비슷한 코드로 쓴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일단은 다음 달 3월 24일 마감인 카카오페이지X창비가 함께 하는 공모전이 있습니다. 

대상이랑 우수상 선정하고, 카카오페이지 연재 먼저 하고, 이후 창비에서 책도 출간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기존의 수상작들 보니까 

종이책이라고 하기엔 내용이 좀 가볍고,

웹소설이라고 하기엔 내용이 좀 무거운,

중고생이 읽으면 좋거나 동심을 간직한 어른들이 보면 좋은 판타지류 작품들이더라고요.


원고는 웹소설로 따지면 15편만 쓰면 되니까

만약 길게 쓰는 게 힘들지 않다면 요거 빠르게 준비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Q3.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을 추천해주세요!


요거는 픽션, 논픽션을 막론하고 항상 듣는 질문인데요 ㅎㅎㅎ

글 쓰는 데 왕도는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게 제일인 듯 합니다.


그치만 이건 너무 당연한 말이니까,

그 다음으로 제가 추천드리는 건 빠르게 시장 테스트를 하고 계속 시장에 맞춰나가는 건데요.

그래서 저는 죽이 됐든 밥이 됐든 전문가나 기성 작가들한테 계속해서 원고를 보여주고 피드백 받는 게 제일 빨리 성장하는 거라고 봐요.


<귀신 잡느라 연차 씁니다>의 경우도 작가한테 한 편 한 편 계속 피드백하면서 같이 만들어나간 작품이에요.

잘된 점은 더 강하게 하고, 아닌 점은 수정하고 보완하고. 

혼자 쓰면 계속 삽질할 수 있잖아요 ㅎ


저는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는데, 

그때도 가장 즐겁고 또 유익했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합평 시간이었어요.

각자 쓴 작품을 발표하고, 뭐가 잘 됐고 뭐가 별로인지 동기 뿐 아니라 선배들에게 품평을 듣는 거거든요. 


당시에는 이미 등단했거나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선배들이 워낙 살벌하게 니 작품은 뭐뭐가 문제다, 뭐뭐가 부족하다, 대체 왜 이렇게 한 건지 모르겠다 등등 

엄청나게 날카롭고 심하게 얘기해서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는데, 

단편소설 하나를 몇 시간이나 공들여 읽고 분석한 거라는 알고는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누가 그렇게 내 작품에 애정을 갖고 읽어줄까요?


시장에서는 훨씬 더 가혹한 결과를 맞을 수 있기에 

그 전에 인정받을 수 있는 작품을 쓸 수 있도록 

그렇게 꼼꼼히 읽고 수정할 점을 말해준 거였지요. 


그 품평들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남들이 보는 내 장점은 단점은 내 생각과 전혀 다를 수도 있더라구요.


배째고 부딪히는 것, 

즉, 일단 쓰고 피드백을 받고 

겸허히 받아들여 더 나은 길을 찾아가는 것,

이게 글이든 일이든 인생이든 성공의 열쇠인 듯합니다 �



Q4. 글을 계속 연재하는 지구력과 체력이 부족한 편입니다. 제가 웹소설 연재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 부분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은 작가지망생 누구나 똑같이 생각할 것 같아요.

저는 일단 이걸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본질은 지구력과 체력이 아니라

당장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데,

내가 맞게 가고 있는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연재를 유지할 수 없는 거라고 봐요.


만약 돈이 안 벌려도 누가 뭐라고 욕해도 

'나는 이게 열렬하게 좋다!' 

이런 사람들은 그냥 계속 글 쓰거든요.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매우 희귀한 거고,

계속 쓰려면 작은 보상들이 주어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픈 플랫폼에 올렸는데 조회수가 잘 나온다, 

아님 친구들한테 보여줬는데 다들 너무 좋아한다

아님 전문가한테 보여줬는데 칭찬을 한다 등등

보상이 될만한 것들이 있어야 쓸 맛이 나죠 ㅎㅎ

아님 소소한 공모전에서 수상이라도 해야 스스로에게 확신이 가고요.

너무 큰 공모전 아니고 동서커피에서도 하는 작은 소설 공모전이라도요 ㅎㅎ


그래서 나는 뭘로 보상을 받고 내 작품을 검증받을까

이걸 생각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저도 평범한 인간 중 하나인데,

저 자신부터도 굶든 말든 일단은 글 쓰라고 하면 못 쓸 거 같습니다 ㅎㅎ



Q5. '팔리는' 글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쓰는지 궁금합니다.


와, 이건 진짜 솔직히 말하면 거의 신의 영역인데요 ㅎ

다만 이미 성공 경험이 있거나, 그 시장에서의 경력이 길다면 성공 확률을 높여줄 수 있겠죠.

주변에 1년에 5~10억 사이 버는 베테랑 작가들도 최근에 신작 냈다가 그저 그런 반응을 얻는 경우도 봤기 때문에, 정말 독자의 갈대 같은 마음을 완전히 짐작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리는 글을 쓴다는 건 팔릴 확률을 올리는 거라 할 수 있겠죠.


일단 만약 웹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했다면,


1) 내가 좋아하는 장르를 먼저 고르고

2) 그 다음 내가 좋아하는 소재를 고르고

3) 좋아하는 작품 3개 정도 공부하듯이 읽어본 다음

4) 그중에 하나를 골라서 거의 베낀다는 생각으로 써보는 걸 추천합니다


당연히 실제 베끼라는 소리는 아니고요 ㅎ

인기 작품의 내용이 아니라 포맷을 최대한 가져오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아이돌물을 쓰겠다고 하면,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 이게 젤 유명하잖아요.

여기서 나오는 작품을 한번 분석을 해보는 거예요.


첫째, 인물이요.

주인공은 어떤 인물이고, 

조연들은 무슨 특징을 가지고 있고 어떤 성격인지, 

인물 간 관계/케미는 어떤지 등등 

인물 분석을 해보고


둘째, 스토리.

첫편에 어떻게 시작해서 다음 무슨 에피소드가 나오고

절정에서는 어떤 에피소드인지 

결말은 어떤 에피소드로 끝났는지 등

이야기의 흐름을 보고, 그에 따른 인물들의 성장과 감정선을 한번 보는 거예요.


그리고 셋째, 세계관.

어떤 설정인지, 어떤 세계에서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등

(세계관은 판타지나 로판에서 특히 중요해요)


인물, 스토리, 세계관 

이거 세 개를 내 작품 쓰기 전에 한번 적어보는 거예요.

(이게 작품기획안)


그리고 저같은 전문가한테 피드백을 들어보거나,

글을 써서 오픈 플랫폼에 올려보거나 

출판사에 투고를 하거나

공모전에 내보거나

그렇게 해서 반응을 체크해야죠.


물론 저에게 진단 받으신 작가님이 가장 현명한 거고요 ㅎㅎ

왜냐면 요즘은 시장 변화로 오픈 플랫폼에서 반응을 보기도 쉽지 않거든요.

(민감한 부분이라 요 얘긴 생략)

또 출판사는 기존의 일만 해도 벅차기 때문에 

솔직히 상세 피드백 해줄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고,

공모전은 최종심까지 올라가야 코멘트를 들을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과감하게 출판사 쪽에 계속 메일을 보내보던가 진심 어린 부탁을 해서 그나마 전문 MD한테 한 마디라도 듣는 걸 추천드립니다.






요기까지가 웹소설 진단 서비스 신청해주신 작가님과 나눈 대화였고요. 

이후에는 작가님이 개인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작품에 대해서 간략히 코멘트를 드렸어요.


정리하고보니 왜 때문에 제가 뿌듯한 거죠? ㅎ

아마도 작가지망생 분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과 답변을 많이 풀어서 그런 듯해요. 


모쪼록 작가지망생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구요.

다음에는 5화분의 웹소설을 만들기까지 

컨설팅을 해줄 수 있냐는 요청이 오신 분이 있어

그 과정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해요. 

이전에 쓴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연재로 진행되는 웹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회차는 첫 5화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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