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1802~1885)의 소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1862)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톰 후퍼(Tom Hooper) 감독의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2012)을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레 미제라블은 불어로,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18세기 말의 프랑스 대혁명(1789~1799) 이후 혼란의 시대를 살았던 빅토르 위고는 1832년 6월 항쟁을 배경으로 이 작품을 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산업화 과정 속에서 브루주아 계급과 하층민들 사이의 빈부 격차가 커졌으며, 상하수도와 같은 시설이 확중되지 않아 콜레라를 비롯한 각종 질병이 만연했다고 해요. 노동자들이 신임했던 장 막시밀리앙 라마크크 장군의 장례식을 계기로 폭동이 일어났고, 이 사건이 레미제라블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레미제라블>은 소설로도, 또 뮤지컬로도 잘 알려진 작품이지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I Dreamed a Dream’ ‘Do You Hear the People Sing?’ ‘One Day More’ ‘On My Own’ ‘Bring Him Home’ 등 유명한 곡들이 정말 많지요. 영화는 2시간 30여 분의 긴 러닝타임을 가지며,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는 동시에 노래를 해서 배우들의 생생한 감정을 음악을 통해 느끼실 수 있어요. 장 발장은 휴 잭맨이, 팡틴은 앤 해서웨이, 자베르는 러셀 크로우, 코제트는 아만다 사이프리드, 마리우스는 에디 레드메인이 맡는 등 유명한 배우들이 이 영화에 대거 출연했어요.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선을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며,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를 통해 인류애를 느낄 수 있어 많은 감동을 줍니다.
오늘 연계해서 소개드릴 작품은 외젠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 1798~1863)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La Liberté guidant le peuple)>(1830)입니다. 들라크루아는 프랑스 낭만주의의 대표 화가라고 할 수 있지요. 낭만주의(Romanticism)는 18~19세기 계몽주의와 신고전주의에 반대하여 나타난 것으로, 이성과 합리, 절대적인 것을 거부하는 사조였습니다. 혁명을 통해 이성적으로 쌓아온 모든 원칙이 붕괴되었고, 낭만주의자들은 폐허 위에서 자신들의 내면, 감정에 집중하며 새로운 문화를 이룩하고자 하였습니다.
들라크루아가 그린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1830년 7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혁명(‘7월 혁명’)을 기리기 위해 그린 그림입니다. 작품 중앙에 그려진 여성 ‘마리안느’는 ‘자유’를 상징하며, 한 손에는 프랑스 국기를, 다른 한 손에는 총검을 들고 있습니다. 기존의 다른 그림들에서 보여지던 우아한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당시에는 기품없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힘차고 건강한 모습의 여성은 밝게 빛나는 톤으로 그려져 있어 어두운 톤의 배경과 강렬한 색채 대비를 가져오며 혁명 정신의 숭고함을 강조합니다. 그 외에는 부르주아 남성부터 젊은 노동자, 하층 계급의 소년까지 다양한 계급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이 혁명이 사회 전반의 지지를 받은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또한 발 밑에는 시민들의 시체가 쌓여있어 그들의 희생을 강조합니다. 빅토르 위고는 우측의 소년의 모습에서 가브로슈라는 소년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지요.
들라크루아의 그림을 생각해보시면서 영화 <레미제라블>을 감상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