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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미 Sep 18. 2019

또 당했다...?

라오스 여행할때 국경을 몇번 건넌적이 있는데, 이상하게도 캄보디아에 가까운 남쪽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국경사람들이 더 사기꾼들이라는 느낌이었다. 뭘 해도 자꾸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 짜증나서 무거운 배낭을 메고 4키로를 걸은적도 있다. 라오스 북쪽에 살던 언니가 말하기를,  북쪽 사람들은 남쪽 라오스 사람들은 캄보디아 사람들처럼 믿을 수 없다는 소리를 한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나의 첫 캄보디아 여행을 위해 국경을 건널때도 1달러씩 쥐어줘야 했었지.


20년만의 캄보디아는? 시엠립 입국때 입국비자를 받아야 한다는 소리만 얼핏 듣고 사진과 30달러를 준비했다.순서가 되어 여권과 30달러(사진은 이제 필요 없단다.)를 주었더니 별 말이 없다. 어라? 왜 돈을 더 달라고 안하지? 그러고보니 입국심사 책상 앞에는 '돈이 필요 없다' 고 써 있다. 얼마전에도 돈을 냈다고 쓴 후기를 보았는데 단속이 있었나보다. 캄보디아도 드디어 정상국가가 되어가는걸까?


밤늦게 도착했지만 친절한 리셉션 청년과 마냥 끈질기게 붙잡지 않는 툭툭기사들의 호객행위가 새롭게 느껴졌다. 이곳도 역시 발전했구나 싶어 뿌듯하기까지 했다. 펍스트리트의 수많은 으리으리한 레스토랑에 질린 나는 숙소 근처의  현지인이 운영하는 작은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시엠립의 물가는 싸지 않다. 허름한 음식점인데도 음식 하나에 3달러나 하다니, 여기보다 훨씬 발달한 호이안보다도 비싸다. 그나마 저렴한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종업원이 서툴게 가격을 종이에 적는다. 메뉴판도 보지 않고 적는 소녀가 기특해서 물끄러미 보다가 적힌 금액을 속으로 더해서 돈을 줬더니 이게 아니란다. 보니까 은근슬쩍 1달러가 올라있다. 덧셈이 틀렸잖아! 웃으며 타박을 하고 돈을 내고 나왔다. 귀여운 소녀지만 덧셈은 좀 더 배워야겠네.....하는 순간, 내가 또 당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애초에 모든 메뉴의 가격을 메뉴판에서 전부 0.5달러씩 올려서 적은 것이다.


오늘도 이렇게 또 당했구나. 그래봤자 1달러지만. 소녀의 웃는 얼굴이 떠올라서 다시 가서 따질수도 없고. 1달러로 깨달았으니 수업료로 치자. 가게의 구글 리뷰를 달면서 다시한번 되새겨 본다.


그래서 말인데, 구글 리뷰 역시 완전히 믿을게 못된다. 이 가게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평점이 4.7점이었다. 베트남에서 낚인 나는 여기서도 또 구글점수에 낚인다. 에잇.

....며칠 지나보니 여기가 싸고 맛있는 아주 괜찮은 곳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그런 실수도 없었다. 그냥 그 여자아이가 실수한 것 아닐까? 결국 나의 구글 점수는 별 5개 ;; 시 구글님은 신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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