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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석 Jul 24. 2022

항상 묻고 경험자의 노하우를 존중하다

이순신, 선배 정걸 장군부터 어영담, 나대용의 노하우를 취하다

회사에서 사람을 관리하다가 보면 3년 정도 경력이 되는 분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이 '난 이제 다 배웠다!'라는 마음이다. 전반적인 실무가 가능하고 이제는 선배나 리더의 손을 많이 타지 않고 스스로 업무가 가능하기에 이런 마음이 고개를 드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경험자의 입장에서 이 시기에 진정한 전문가와 평범한 일반 직원이 나눠지는 것 같다. 끊임없이 일하고 새로운 것을 흡수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은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기존 경험에 만족해서 새로운 것을 흡수하고 배우려는 노력을 안 하는 분들은 도태되어 간다.


회사에서는 어설픈 경력보다는 태도 좋은 신입이 좋다는 말이 많이 돌아다닌다. 그 이유는 위와 같이 '난 이제 다 배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사람을 뽑아서 새로운 조직의 시스템이나 환경에 적응시키고 성장시키기가 참 어렵다는 뜻이다. 신입은 멋 모르니 가르쳐 준 대로 모방을 하다가 좋은 습관을 들이고 성장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 만큼 사람이 자신의 고정관념을 깨고 누군가에게 배운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 같다. 필자는 채용면접을 볼 때 항상 사수가 있었는지 묻는다. 그리고 그 사수는 무엇을 가르쳐주었는지 묻는다. 그 내용을 들어 보면 이 분의 과거가 어떠했는지 대략 알 수 있다.


묻는다는 것은 정말 성장의 지름길이 아닐 수 없다. 역사상 위대한 성인왕(철인왕哲人王)이라고 불리우고 공자가 닮고 싶어 했던 순舜임금은 거리의 비천한 자에게도 묻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자신이 이미 아는 것이라도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보면 배우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에게도 사수가 있었을까? 난중일기나 역사기록을 잘 뜯어 보면 사수가 있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그중 가장 구체적인 내용은 정걸 장군을 조방장으로 임명한 것이 아닐까 한다. 정걸 장군의 이력을 살펴보면 너무 화려하다. 육전과 수전 모두의 전문가이고 이순신 장군보다도 30년이나 선배인 분이다. 


1572년 경상우도수군절도사

1577년 전라좌도수군절도사

1581년 절충장군

1582년 장흥부사

1583년 전라도병마절도사

1583년 경상도병마절도사

1587년 전라우도수군절도사


이미 이순신 장군이 할 역할을 몇 번이나 해본 인물이 정걸이고 1555년 을묘왜변 때 달량성達梁城에서 왜구에게 승전한 공도 있는 일본군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분이다. 이런 분을 이순신 장군이 삼고초려 해서 모셔오신 것은 아닐까 한다. 1591년 조방장에 임명될 때가 78세였다. 이미 은퇴하고 한참 지난 선배 장군을 조방장으로 모셔온 것은 이순신 장군의 진심이 통한 것은 아닐까 한다. 이순신 장군의 일기를 보면 '정영공丁令公'이라고 높여 부르는 내용이 나온다. 본인, 아들, 손자까지 전쟁에서 돌아가셨다고 하니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구현한 명문집안이다.


이분은 판옥선 개량, 화전, 철령전 등을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행주대첩 때는 2척의 배에 화살을 가득 싣고 화살이 거의 떨어진 조선군에게 공급하여 승전에 핵심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의 가장 중요한 두 전투인 한산대첩과 행주대첩에 이분이 핵심적인 기여를 한 것이다. 이런 전문가의 조언을 들었기에 이순신 장군이 1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준비를 마치고 적과의 승부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진정한 리더는 자신이 앞장서서 해결하는 것도 있지만 다양한 경험을 수용해서 새로운 가장 최적의 대안을 창출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이순신 장군과 원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 부분이었는데 이순신 장군은 근무처인 운주당에서 항상 부하들과 열린 토론을 벌이기를 좋아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원균은 부임하자 마자 그 집에 첩을 데려다 놓고 심도 있는 회의를 중단해 버렸던 것이다. 언로가 막힌 조선수군은 조직 내부의 균열과 전략 미숙으로 칠천량 해전에서 전멸하고 말았다.


묻기를 좋아한다는 것은 현대에서도 가장 중요한 리더의 덕목이다. 문제가 생기는 대부분의 조직은 리더가 독불장군처럼 자신의 경험만 믿고 밀어붙이다가 문제가 생기고 답답한 직원이 주인의식을 잃고 회사를 떠나면서 발생을 한다.


이순신 장군에게는 물어볼 사람들이 많았다. 물길은 어영담, 배건조는 나대용 등등... 이런 전문가들이 모였고 그것을 종합해서 가장 올바른 판단을 내려 주는 이순신 장군이 있었기에 전설적인 승리들이 함께 했던 것이다.


여러분은 항상 묻고 공부하고 있는가? 아니면 최근에는 이런 활동이 뜸한가? 이런 활동중에 미래의 모습이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혹시 지금 자신의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면 이런 활동을 시작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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