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아무도 몰라.
기다리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염없이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게 해서 얻어진다면, 기다림이라는 것은 얼마나 쉬운 일일까.
단, 내가 기다릴 시간이 앞으로 얼만큼인지 알수만 있다면.
그 날 이후로,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함께 걷지 않고 찻길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걸어갔던 날 이후로
나는 기다린거야.
더이상 너를 채근하지도 않았고, 그 시답잖은 연락조차 하지 않았지.
그때가 아마
사랑하면 매일같이 사랑을 말하고, 웃게 해주고, 곁에서 아껴줘야 한다는 생각이
굳이 그러지 않아도,
내가 아니라도 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면 한발 물러서 있어도 그것은 사랑임을 깨달았던 시기였던 것 같아.
사람들이 쉽게 정의내리는 포기가 아니었다고.
우린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바쁘게 잘 지냈어.
그런데 말이야.
시간이 제법 흘렀고, 모든게 변해갈 때쯤에도
난 늘 그 자리에 있었어. 여전히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친구들도 그걸 알았지, 그 누구도 설득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나이를 먹고 조금 더 철이 든 만큼 조바심이 날 법도 했지만,
얼만큼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그저 기다렸던거야.
정말 모르겠어.
노래 제목처럼, 만약에 말야.
네가 얼마만큼 기다려달라고 말해줬다면.
하지만 너도 모르잖아.
기다림은 그런거잖아.
미안해.
그 자리에 없었던건 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