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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으니 Sep 08. 2016

버려진 것을 새롭게

카페 일상, 의자리폼과 미니멀리즘


우리 카페에는 내가 리폼한 의자 하나가 있다. 하지만 너무 조화로워서 (내눈에만 그런가?) 아무도 이 의자가 버려진 의자였다는 걸 모른다.



페인팅이 슬슬 벗겨지려고 해서 한 번 더 페인트 칠해줘야지 하고 바라보다가


의자리폼과 미니멀리즘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ㅡ




버려진 것을 새롭게

 ㅡ의자리폼과 미니멀리즘



미니멀이즘이 뭐냐고?



미니멀리즘이란 적은 것으로 최대의 만족을 찾는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미니멀이라 해서 무조건 아끼고 절약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 최소한의 것으로 행복을 느끼고 자신이 원하는 곳에 에너지를 활용하자는 좋은 의미가 있다.



내 블로그 이름도 미니멀리스트 곰자씨인데

미니멀리스트가 되고싶은 나의 희망을 담았다.



미니멀리즘은 낭비를 줄이고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는 옷 사는 것 먹는 것에 욕심을 좀 덜어내었고 그 에너지를 독서와 생산적인 활동에 쏟으려 노력한다.



가령, 버려진 의자 재탄생 시키기


이 얼마나 생산적이고 아름다운 활동인가!!!



누군가 이사 가고 남은 자리. 그들에게는 쓰레기밖에는 안되었나보다. 의자는 멀정히보였는데도 매트리스랑 가구들과 마구잡이로 버려져있었다. (그것도 폐기물 스티커도 붙이지않고...)




나는 쓸모있어 보이는 의자 하나를 주워왔다.

되게 망설여졌다. 버린 것 주워오는 게 또 용기없이는 안되는 일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눈 꼭 감고 후다닥 주워온 의자는 다리가 멀정하고 아주 쓸만했다.



셀프 인테리어로 갈고 닦은 실력으로 페인팅 돌입.



밖에서 종이깔고 하얀색 페인트로 열심히 칠해주었다. 3ㅡ4번 발라주어야 이쁘다.



오오. 뭔가 괜찮다. 느낌있다.


나 재능 좀 있는듯 이러면서 혼자 열심히 감탄했다.


깨끗하고 예쁜 의자로 재탄생



가게에 두어도 참 괜찮은 의자가 만들어졌다.

위에 폭신한 쿠션도 매치해두었더니 딱 좋다.



이 의자를 바라보며 드는 생각



왜 사람들은 물건을 쉽게 버릴까

ㅡ 왜 우리는 쉽게 새로운 것을 살까


나에게도 이렇게 오래 간직하는 물건이 있었던가



이 책의 구절에 나오듯이 가방하나를 끈 떨어지면 수선해서 메고 평생 가지고 다닌다는 것을 사실 상상하기가 힘들다. 가방이 아니더라도 어떤 물건이라도 낡고 바래면 새로운 것으로 금새 바꿔버리니까.


시계도 옷도 가방도 휴대폰도.



우리는 왜 물건을 쉽게 버릴까.


리폼 작업을 누구나 할수 있는 건 아니라서?

낡은 의자 대신 새로운 의자가 필요해서?

.

.

.


나는 그냥 단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ㅡ 우리는 삶이 지루하기 때문이다.

.

.

.


우리의 삶은 감동과 감탄할 일이 별로 없다.

학생들은 '이렇게 공부만하다가는'..

직장인들은 '이렇게 일만하다가는'.. 하는 감동없는 인생을 대게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루하다. 그래서 우리는 물건을 쉽게 버리고 쉽게 산다.


무언가를 사는 활동은 매우 쉽고 짜릿함을 주니까.


지루함을 아주 잠시라도 벗어나게 해준다.


신선함에 목마른 우리는 소비에 지배 당한다. 



그래서 이제는  미니멀리즘을 외치며  의식적으로 소비를 줄여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다. 

( 덜갖기위해 노력하고 덜어내기 위해 에너지를 써야하는 것 자체가 되게 사치스럽다. 모순)



작년 한 해 서점에 가장 많이 등장한 책 키워드도 미니멀리즘이다.

(또 비슷한 맥락으로 심플하게 살기 등이 있다.)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미니멀리스트가 되면 좋겠다.



물건을 소비할 때 느끼는 쾌락을 추구하기보다는

책을 조금이라도 더 읽거나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운동에 하거나

산에 오르거나

커피 한 잔을 하며 여유를 가지는 시간들을 더 즐길 수 있는 인생이라면 좋겠다.



혼자서 마시는 커피는 멍때리기 시간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현대인에게는 때때로 이 멍때리기가 참으로 필요하다!  



나는 미니멀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풍요의 시대에서

무얼 소중히 하며 살아야 할지 무얼 위해 살아야할지 생각해본다.





.

.

.



오늘도 가게 앞에 전봇대에는 무언가 많은 물건들이 버려져있다. 전봇대는 사랑이 식어버린 물건들의 무덤이 된다.


아아 안타깝다. 버려지는 쓸모있는 것들의 죽음이.



나는,

물질적인 것이 주는 즐거움보다는 생산적인 활동에 조금 더 집중해보려고 노력하는 삶이 좋다.



나를 만족시키기위해 불필요한 사치품을 사는 데에 에너지와 돈을 쓰는 것보다는

나를 위해 내 몸을 돌보는 필라테스 1시간이 더 내게는 가치있다.

시간이 들더라도 벗겨진 의자를 페인트 칠해가며 사용하는 게 더 좋다.



나는 앞으로 이 의자가 부서질 때까지 애용해줄 생각이다.

 

 




의자리폼 하나로 미니멀리즘을 일장연설한

오늘의 카페일기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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