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준다는 의미는 상대방의 마음을 안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 밤.
"주다"와 "알다"는 일면식 없는 동사인 줄 알았는데 관계가 깊구나 싶다.
생전 안 해본 다이어트 3일 차, 배고픈 배를 움켜잡고 퇴근을 했다.
집에 도착하자 아들은 아빠가 배고플 거라며 고사리손으로 주먹밥을 만든다.
이 정도는 먹어도 된다는 한마디를 거들며.
작심삼일 다이어트 실패의 창피보다,
아빠를 생각하는 아들의 마음이 앞 서 3일 만의 저녁 탄수화물을 먹었다.
배고플 거라는 아빠의 마음을 알고 실패의 마음을 다독이는 한마디를 건네는 아들을 보면서 마음의 역학관계를 새삼스레 배운다.
내 마음을 주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업을 가지고 있고
마음을 얻어야 하는 직을 지니고 있는
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마음을 아는 과정이 빠져서는 마음을 주지 못한다.
마음을 주지 못하면, 결국 얻지도 못한다.
단순하고 명쾌한 삶의 논리를 다시 한번 되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