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준영 Mar 18. 2024

국소적 보복 소비에 대비하라

2022-03-31 06:18

출처 : 픽사베이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종종 마주하는 포스트 코로나라는 단어가 이제는 현실이 됐다. 누적 확진 1,000만 명 시대가 되면서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되었다. 이것이 답인지는 모르겠으나, 나 역시 코로나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후 다소의 마음의 안정이 드는 것은 정답은 아닐지 언정 답 중에 하나이긴 하겠다는 생각이다. 인터스텔라 명대사와 같이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를 넘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믿음으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디지털 마케팅적인 시각을 풀어보고자 한다.

코로나19는 전무후무한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가 발발하면서 한국 천주교 역사 236년 만에 처음으로 모든 교구의 미사를 멈췄었다. 교육 역사 사상 처음으로 전국 유초중고의 개학이 미뤄지기도 했고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 또는 그에 준하는 업무 변화가 생겼다. 앞 서 든 예시 하나만 해도 사회적 이슈가 클 법한 이야기들이지만 이것들이 모두 코로나19로 시작됐다. 시각을 미래로 바꿔서 새로운 변화는 또 다른 것을 야기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코로나19발 변화는 우리 시대의 변혁을 가져오고 있으며 가져올 것이다.


디지털 마케팅 회사여! [보복적 소비]를 대비하라

중국의 유명 경제학자인 우샤우보가 보복적 소비를 대비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감염병이 대유행하면서 보이는 일정한 패턴을 보았을 때 대략적으로 2020년 8월 ~ 9월에 대규모 소비심리가 발생할 거라는 것이다. 일단 우샤우보는 경제학자이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이 정도로 오랜 기간 전 세계를 점령하게 될 줄은 예견하지 못한 모양이다. 하나, 보복적 소비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효하며 실제로 그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명품 구매를 위해 노숙도 불사하는 오픈런이 대표적이며, 오프라인 기반 매장의 약세와 달리 온라인 시장은 후끈 달아올라 있기도 하다. 실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는 코로나 시대에 급성장을 하였고, 쿠팡은 광고 마케팅을 최소화하면서도 22조 원 매출고를 올렸다.(물론, 공격적인 투자로 손실액도 역대 최고라고 한다^^;)


우샤우보가 예견했던 보복적 소비는 생각보다 한 순간에 풍선 터지 듯 '빵'하고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유기적인 사회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소비하지 못한 영역에 대한 부의 축적과 억눌린 소비 심리가 현실에서 가랑비 옷 젖듯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여행이나 놀이 문화를 즐기지 못하면서 세이브된 돈과, 정부 지원을 통해 소소하게 만들어진 주머니 돈이 보상심리와 보복 소비로 다양한 분양에서 표출되고 있다. 특히 어느 순간이라고 딱 꼽아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놀이동산, 외식, 쇼핑, 여행(국내 중심) 등 모든 산업 전반의 소비가 점차 진작되고 있다. 일상 회복보다 보복 소비가 먼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보복 소비의 '폭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백신이나 먹는 약이 확산되고 있고 코로나를 감기나 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는 시대의 도래는 지금처럼 샤이(Shy) 소비가 아니라, 전 산업군에서 다양한 소비 증가세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견해는 No다.

여기서 간과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방역 체계와 국민성이다. 수시로 바뀌었던 방역 가이드가 결론적으로 자립 생존으로 정리되어 가고 있다. 나쁘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도 집단 면역을 코로나 초중기에 시행하기도 했었다. 나 역시 방역 가이드를 옥죄는 것과 풀어주는 것 중에 무엇이 옳은지는 모르겠으나 완화되는 가이드에 따라 소비 역시 '천천히' 증가하리라 생각한다. 더불어 빨리빨리 민족의 국민성은 코로나 시대에도 빛을 발하지 않을까(?) 초기 K-방역이 성공적으로 세계에 인정받은 것도 빠르게 디지털 포메이션 된 방역 체계가 코로나 관리를 도와줬기 때문이리라. 반대로 지금의 일 수십만 확진자 발생이 단순히 오미크론과 같은 변이와 함께, 이. 제. 는. 못 참겠다. 국민성의 반발도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인내심의 한계에 봉착한 대한민국이 완화된 가이드에 맞춰 차츰 소비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것이 나의 추측이다. 또한 이미 소비 진작은 충분히 이루어졌으며 이제는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복적 소비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것은 마케팅을 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이미 사람들은 자신의 소비 능력과 소비 습관이 코로나에 맞춰졌다. 내가 200만 원을 벌고 보통 100만 원 소비를 했다면, 보복 소비라 해서 갑자기 180만 원을 소비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미 보복 소비의 총량은 한계치에 다다르지 않았을까 한다. 20년 2월을 시작으로 만 2년이다. 그리고 방역 체계가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많은 변화를 거쳤다. 코로나 시대의 소비 트렌드는 '정립'될 시간이 충분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우리는 스멀스멀 소비를 하고 있었고, 우리의 소비 사이클이 만들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 시대에 수혜 산업 중 하나인 플랫폼이 온라인 클래스다. 클래스101이나 패스트캠퍼스 등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실내 생활이 증가함에 따라 함께 급성장했다. 우리의 소비 사이클에 존재하지 않았던 교육 플랫폼이 들어온 것이다. 긍정적인 경험은 재구매를 불러일으킨다. 한번 소비 사이클에 안착하게 되면 쉽게 버려지지 않는다. 우리가 월 100만 원 소비를 했다면, 코로나 초기에는 긴축 재정을 통해 30만 원을 세이브했다면, 그 돈과 함께 지원금으로 함께 모인 가용 금액은 결국 클래스 101이나 패스트캠퍼스 플랫폼들이 흡수하면서 성장한 것이다. 폭발적으로 보복 소비가 일어날 가용 금액이 없다는 것이고 이미, 어느 산업을 성장시키는 투자금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앞 서 말했듯 소비의 총액은 100만 원으로 고정되지만, 방향은 바뀔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열리면서 올해는 해외여행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해외여행 수요는 방역 가이드에 따라 폭발적인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폭발적인 보복 소비가 아니라 소비의 이동으로 봐야 한다. 다만 산업 단위로 본다면 보복 소비의 개념도 맞다. 따라서 나는 이를 국소적 보복 소비라고 부르고 싶다. 이미 소비 사이클이 만들어진 이상 100만 원 쓰던 것을 180만 원으로 소비 총량을 늘릴 가능성은 낮지만, 산업으로 보았을 때는 100억 원 규모 산업이 갑자기 1조 산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마케팅업에 종사하는 내가, 그리고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산업에 돈이 이동할 것인가이다. 트렌드에 따라서 수요의 이동은 어느 시기나 이루어졌다. 다만, '폭발'적인 이동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돈을 좇는 자들은 이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여행업, 특히 해외여행 수요의 증가는 누구나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주식을 할 때 '가치주'를 발굴해야 하듯이 우리는 '가치산업'을 발굴해야 한다. 트렌드에 맞춰서 국소적 보복 소비를 가져올 산업이 어디인가 고민해야 한다.

국소적 보복 소비 산업은 모두의 판단에 맡긴다. 개인적으로 고민하는 산업군이 있기는 하나, 좀 더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발생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생각의 방향은 소비자 행동에서 찾는다면 조금 수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이 증가한다면 자연스럽게 여행 물품 소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 지역은 덥고 습하다. 특히 태양빛이 강하기 때문에 '선크림' 수요가 일시적 증가할 수 있다. 물론 코로나 초반에 재택근무와 실내 생활이 많을 때는 수요가 빠졌겠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상당 부분 코로나 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가정했을 때, '폭발'이라고 표현할 만큼 성장을 보이지 않을 수 있으며, 과포화 시장이기 때문에 산업 내에서 떤 브랜드를 마킹할 것인지도 굉장한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앞 서 얘기한 소비자 행동을 트래킹 하여 산업군을 선정하되, 산업군 자체의 특성도 고민하여 '돈'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산업을 찾아내자. 포스트 코로나의 국소적 보복 소비는 산업 간 명암을 갈리게 될 것이다. 제품 안에서 개인의 가치를 줄 수 있는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가 충분히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라

이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고 있고 그 끝에 다시 세상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리는 반 발자국 먼저 발을 딛어야 한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행동하고 있어야 한다. 국소적 보복 소비로 어느 산업이 순간 소비 붐이 일어난다고 해도, 소비자의 가치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떨어지는 주식을 안고 있는 개미 투자자가 될 것이다.

정부가 격리 면제 카드를 만지작만지작하고 있다. 해외 입출국에 '격리'라는 굉장히 높은 물리, 심리 장벽을 없애주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소적 보복 소비의 첫 단추가 여행 산업이 되리라 모두가 확신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여행 산업과 맞닿아 있는 산업들 역시 간접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다양한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로는 침체된 산업의 재부흥이 머지않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국소적 보복 소비가 일어나는 모멘텀은, 여행 산업과 같이 규제의 해소가 가장 눈에 잘 보이는 이유가 될 것이다. 그 외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트렌드나 글로벌 이슈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다방면의 정보를 면밀히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보복 소비가 일어나는 시점을 전후로 해당 산업군에서는 기존에 숨겨왔던(?) 전방위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게 될 것이다. 시장의 리포지셔닝이 가능한 시점이기 때문에 스스로 예상되는 산업군이라면 Top-Tier Brand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미리 잘 가꾸어 두어야 할 것이다. 당연히 마케팅업에서는 앞 서 말한 성장 가능 산업군의 올바른 취사선택과 선제적인 제안을 통해 다가올 황금기를 대비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SMB시장 확대에 따른 디지털 광고대행사의 변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