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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재광 Dec 10. 2017

#21 신사업 발굴 방법을 이용한 커리어 관리

커리어 관리 프레임웍

커리어 관리가 어려운 이유

자격증을 따거나 진학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해야 할 일들을 나열해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커리어 관리라는 것은, 흔히 사용되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해볼라치면 막상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이유를 생각해 보면, 실제 커리어 관리에는 이질적이고, 관념적인 활동들이 맞물려 있는데 이를 단순히 구체적인 실천 행위 하나로 풀려고 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게다가 뜯어보면 별거 아니지만 다소 복잡한 커리어 관리 활동들을 누가 나서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 사람이 없었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인 듯하다.


커리어 관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하고자 하는 일의 종류를 바꾸거나, 역량을 강화시켜 나가는 일체의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살을 붙여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이동 가능한 희망 직무나 회사를 찾아 이동하면서 부족한 역량을 채워나가는 일련의 활동 행위’로 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개인의 커리어 관리 행위는 기업의 신사업 발굴 행위와 목표나 절차 측면에서 거의 일치한다. 그것이 지금까지 몇 편의 글을 통해 신사업발굴 방법을 설명했던 이유이다. 신사업 발굴 프레임웍의 형태를 빌려 개인의 커리어 관리 방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커리어 관리 프레임웍

프레임웍이란 어떤 일을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개념과 절차, 처리 규정 등을 구체화해둔 체계 혹은 방법론을 의미한다. 커리어 관리를 프레임웍 형태로 설명하는 이유는 첫째, 다루어야 할 개념들이 광범위하고, 친숙하지 않은 데다가 인과관계가 맞물려 돌아가는 개념들이기 때문이다. 임기응변식 대응으로는 일관성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비전, 인접 대안 직업군 등 관념적이어서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 등이 나오는 데 이들을 실체가 있는 언어나 상징, 템플릿 등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구체화를 통해 지향점을 각인시키고 추진 의지를 다질 수 있다. 셋째, 방법론화 함으로써 진행 여부를 체크하고 피드백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리어 관리 프레임웍은 다음 네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역량 분석 단계이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시장 내 가치를 가늠하는 단계이다. 두 번째는 시장 파악 단계이다. 자신의 역량으로 이동 가능한 인접 직업 대안들을 지도의 형태로 표기하고, 각 대안들의 장단점을 커리어 관리 관점에서 평가한다. 세 번째는 비전 수립 단계이다. 자신의 현재 역량과 희망 사항, 의지를 반영해 장단기 미래의 이미지와 거쳐가는 경로인 커리어 패스를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장기 목표에 다다르는 단기 과정들은 여러 가지일 수 있고, 그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수도 있다. 나머지를 포기하고 그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비전 수립의 중요한 과정일 수 있다. 마지막은 실행 계획 단계이다. 앞 서 세 가지 단계는 끊임없이 루핑 되면서 상호 간에 영향을 준다. 발품을 팔아 시장 조사를 하고, 새롭게 파악된 내용을 반영해 앞서 정리된 내용들을 업데이트하는 단계이다. 


커리어 관리 프레임웍


1. 역량 분석

개인의 역량은 그 자체로 시장 가치를 결정하는 자산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직무나 회사로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밑도 끝도 없이 열정과 패기만으로 사람을 뽑지 않는다. 직무는 달라도 누군가의 역량이 새 직무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면 그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예를 들어, 기획부서에서 GoogleAnalytics 툴을 사용해 웹사이트 트래픽을 분석했던 사람은 디지털 마케터로의 직무 이동을 노려 볼 수 있다. 반대로 디지털 마케터 출신은 마케팅 전략 부서로 이동을 꿈꿔 볼 수 있다. 예에서 보았듯이 역량은 새로운 직무로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동력원이므로 역량을 파악함으로써 이동 가능한 대안 직업군을 추정해 볼 수 있게 된다. 커리어 관리 맨 처음 활동이 역량 파악인 이유이다. 


역량은 시장 공급 상황과 시대적 수요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예를 들어, 상품이나 포탈의 사용 편의성을 이야기하던 UI(UserInterface)가 UX(User Experience)로 발전하던 수년 전에만 해도 UX 실무 경험자는 몸값이 높았다. 그런데 UX 개념이 보편화되었고, 수많은 경력자가 시장에 배출된 지금, UX 실무 역량이 예전처럼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역량이라고 하는 것은 커리어 패스를 어떻게 설정했는가에 따라서도 중요성이 달라지는 가변적인 개념이다. 절대음감의 역량은 음악 전공하는 사람한테는 천부적인 재능으로 활용될 수 있겠지만, 음악을 접고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길을 가게 된다면 별반 중요하지 않는 역량이 될 수밖에 없다. 


역량을 이야기할 때면 업무 경험, 툴 사용 경험, 언어 능력, 학벌 등 이력서 상에 기술되는 것들로 역량의 범위를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문서화가 용이한 이런 역량을 ‘경험 역량’이라고 정의한다면 실제 직무 이동을 결정짓는 역량은 이력서에 기술되지 않는 ‘자질 역량’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경험 역량’은 서류 전형을 통과하게 할 수는 있어도 인터뷰를 통과하게 해 주진 못한다. ‘자질 역량’은 문제 해결 능력, 커뮤니케이션 스킬, 열정, 태도 등 그 사람의 현재를 나타내는 능력이다. 인터뷰나 레퍼런스 체크 등을 통해 파악되기 때문에 자질 역량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역량 파악의 중요한 활동 중에 하나이다. 


2. 시장 파악

역량 파악 단계에서 파악된 본인의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이동이 가능한, 이동을 희망하는 잠재 직업군들을 찾아내고 그들의 장단점을 이해하는 단계이다. 이를 위해선 현재 직무와 유사한 관계에 있는 ‘인접 직업군’에 대한 개념과 이를 전개해 나갈 수 있는 ‘직업군의 축’, 혹은 ‘Dimension’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 보험사 재무팀에 근무하는 사람의 경우 소속 대기업의 타 계열사 이동, 동일 업무를 하지만 규모와 형태가 다른 외국계, 중소기업으로의 이동, 본인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전혀 다른 업종으로의 이동 등이 ‘직업군의 축’이 될 수 있다. 해당 축에는 여러 가지의 대안 직업군들이 나오게 되는데, 이들 ‘직업군의 축’과 ‘대안 인접 직업군”들을 한 장의 그림으로 그린 것이 ‘인접 직업지도’가 된다. 


본인의 경험과 지식으로 작성한 최초의 Ver 1.0 지도에는 언급되지 않은 수많은 다른 가능성들이 존재한다. 그 가능성들을 찾아내고 그들의 장단점을 이해하는 것이 시장 파악 단계에서 하는 활동이다. 군인 부모를 둔 자녀들이 군인이 되고, 소방관 부모를 둔 자녀들이 소방관이 된다는 사실은 Ver 1.0 지도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고, 시장 파악을 위한 이후의 활동들이 생각보다 부족하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지인 중 한 분은 토목공학과 대학원을 다니다 적성이 맞지 않아 학교를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로 스킨스쿠버 강사 생활을 했다. 그러다 어느 수강생으로부터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수중 건축물 감리”라는 분야가 있고,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외국에서 해당 분야 학위를 밟고 있다. 세상에는 일반적 인상식과 경험치를 벗어나서 존재하는 직업 대안들이 무수하게 많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싸고 좋은 전셋집은 없다고 하지만, 발품 판만큼 좋은 집을 구할 수 있다는 데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3. 비전 수립

비전 수립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비전 이미지를 구체화하고 반복해서 상기시킴으로써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비전 이미지의 반복적인 각인은 목표 달성 의지를 제고시키고 열정을 강화시킨다. 열정이 강화되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강해져서 오랜 시간 집중적으로 관련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생리화학적 측면에서 보면, 비전 이미지의 각인 과정을 통해 해당 분야와 관련된 정보가 들어올 때 반응하는 뉴런의 수를 증가시키고, 자극에 반응하는 단백질 분비량을 늘려, 관련 활동에 대해 반응하고 처리하는 지적 능력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운동선수의 경우 성공 이미지나 동작에 대한 반복 트레이닝만으로도 운동 신경 세포들의 양과 정보 처리 능력을 향상시켜 실제 운동 능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음이 수많은 실험과 연구 논문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비전 수립의 활동은 심리적, 생리화학적 효과가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본인이 목표로 하는 미래의 이미지를 보다 상세하고, 생생하게, 반복적으로 그리는 것이 필요하다. 비전을 짧은 단어의 조합으로 표현하고 대표 이미지를 설정함으로써 리마인드가 용이하도록 하여야 한다. 해당 이미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도록 함께 떠올릴 수 있는 분위기, 온도, 촉각, 냄새, 기타 느낌 등도 함께 구체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전 이미지를 상세하게 그리는데 도움이 되도록 거주환경,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의 구성, 본인의 나이, 외모, 자산, 학위, 경력 등도 구체화한다. 자신이 지향하는 비전 이미지의 직업 가치가 경제적 성공에 있는 것인지, 사회적 파워나 명예 혹은 사회 공헌에 있는 것인지도 정리해 본다. 지향하는 바가 왜 본인의 비전으로서 합당한 것인지 자기 확신과 설득의 과정도 거친다. 


4. 실행 계획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으면 어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래서 워렌버핏은 버킷리스트를 적고, 꼭 필요한 다섯 가지를 선택한 후, 나머지는 절대 해서는 안될 일로 간주하라는 조언을 줬다. 목표 달성에 혼선을 주는 유사 목표를 없애는 과정은 실행 계획 단계에서 해야 할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여러 대안들 중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대안들을 선택할 수 없을 때 이들은 Exclusiveor 관계에 있다고 표현한다. 커리어 패스의 상당 부분은 이런 Exclusive or 관계에 있다. 어느 하나의 길을 가면 다른 가능성들을 포기해야만 한다. 둘 다를 이루고자 한다면 둘 다를 추진할만한 여력이 되는지, 그 두 가지가 시너지를 일으킬 만한 것인지, 전후 인과관계는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면밀히 검토한 후 하나의 커리어 패스에 통합하던지 어느 하나를 포기하던지 해야 한다. 선택되지 못한 대안은 선택된 대안의 추진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달성하지 못한 꿈이 미련으로 남아 희망 고문의 원인이 되거나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커리어 패스 결정하기 과정을 통해 선택될 수 없는 대안을 명확하게 걸러내도록 한다. 실행 계획 단계에는 여러 루트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커리어패스 결정하기, 목표 과정 단계별로 마일스톤을 설정하는 골세팅하기, 연단위/ 월단위 / 주간단위 목표를 수립하고 실제 활동결과를 피드백하는 액션플랜 세우기 등의 활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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