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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재광 Dec 18. 2017

#24 어떤 경우에 이직을 해야 하나

바람직한 이직, 바람직하지 않은 이직

이직 사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현 직장 내 이슈를 피해 문제점이 없는 회사를 찾아가는 회피성 이직이 하나이고, 커리어 성장에 도움이 되는 역량셋을 확보하기 위한 쟁취형 이직이 또 다른 하나이다. 회피성 이직은 가급적 없는 것이 좋다. 회사를 한 번이라도 옮기기 시작했다면 쟁취형 이직은 빈번할수록 좋다. 


회피성 이직
상사와의 갈등, 공평하지 않은 처우,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 과도한 업무 등이 문제가 되어 옮겨야 한다면 옮기지 않는 것이 좋다. 옮긴다고 그런 문제가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다. 똑같은 문제가 옮긴 회사에서도 생기거나, 그 전 회사에는 없던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이슈들은 한시적일 경우가 많다. 나를 대놓고 찍은 상사가 3년 후에도 그 자리에 있을 확률은 20%도 안된다. 회피하고자 하는 이슈가 3년 미만짜리 한시적 이슈다라고 생각되면 가급적 버틸 것을 권한다. 버티면서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는 와중에 쟁취형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직 카드는 한 번 써버리면 3년 내로는 못 쓰는 제한된 리소스이기 때문이다. 


로켓 탑승
장기 하락장에서는 워렌버핏도 돈을 잃는다. 상승장에서는 원숭이도 돈을 벌 수 있다. 커리어 관리의 최고 능력자는 될성 부른 시장을 파악하고 그 언저리에 숟가락을 올려놓는 사람이다. 성장하는 시장은 자리를 만들고 자리는 사람을 만들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어떤 분야나 회사가 급격히 성장할 것이 너무나도 명확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런 곳에 합류할 기회가 있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참여할 것을 권한다. 그전 다니던 회사가 입사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어도, 소개해 준 은사님에게 송구스러워도, 연봉이 지금의 반이 되어도 그냥 들이밀어야 한다. 직원이라고는 남자 엔지니어 몇 명 밖에 없고 수익모델도 변변찮았던 시절,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는 잘 나가는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 셰릴 샌드버그에게 말했다. “멍청한 짓 하지 말고 로켓에 타세요, 커리어는 알아서 성장할 겁니다”. 셰릴은 이후 구글 부회장이 되었고, 현재는 연봉 350억에 페이스북의 COO로 있다.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나는 최근에도 주변에서 이런 로켓들을 경험하고 있다. 로켓은 볼 수 있는 사람만이 탈 수 있다. 그중에서도 준비된 사람만이 탈 수 있다. 


바운더리 확장
커리어 관련한 개인의 역량은 크게 조직 경험, 펑션 경험, 인더스트리 경험, 지역 경험으로 구분된다. 조직경험은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닌 회사, 더 높은 직급, 다른 역할을 맡게 되면서 얻게 되는 경험과 역량을 의미한다. 펑션은 재무, 마케팅 등의 업무 분야에 대한 경험 혹은 마케팅 내에서도 디지털 마케팅, ATL, BTL 등의 여러 분야를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인더스트리는 이질적 산업 경험을, 지역 경험은 다양한 국가나 민족, 지리적 특성과 문화에 대한 경험을 의미한다.


모든 사람들은 각 영역별 경험의 한계를 가지고 있고, 유의미한 경험들을 통해 영역의 한계를 계속 확장시켜 나간다. 그러한 활동이 상호 연계성을 가지면서 본인이 지향하는 커리어 관리의 목표를 향하게 될 때 이를 바운더리 확장형 이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직 유형은 전형적으로 추구해야 할 이직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시장 니즈를 고려해 최적의 바운더리 확장 방향을 탐색하고 실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유형의 이직은 3년 이내가 아니라면 빈번할수록 좋다. 


레벨업
바운더리 확장이 외연 확장이라면 내실을 키우기 위한 이직 패턴이 있을 수 있다. 특정 펑션을 더 깊이 있게 전문적으로 적용해 본다던지, 조직 관리 경험이 미약할 경우 큰 프로젝트를 맡아본다던지, 특정 분야에는 범용으로 사용되는 툴이나 개념이 다른 인더스트리 혹은 다른 지역에서는 생소하게 인식될 경우 적용해볼 기회를 가진다던지 등의 경우가 해당된다. 바운더리 확장과 함께 훌륭한 이직의 동기가 될 수 있다. 3년 이내가 아니라면 빈번할수록 좋다.


7년 복무
한 회사에서 7년이 넘어가면 이직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해 보는 것이 좋다. 이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잔류와 이직의 장단점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잔류의 경우 조직 로열티에 대한 프리미엄이 생길 수 있다. 단점이라면, 한 조직에 특화, 고착화되어 타 조직 이동시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 실제 그런 문제점이 생긴다. 본인 관리에 둔감하다는 이미지가 남을 수도 있다. 결혼 적령기를 넘긴 미혼 남녀처럼 옮기는 최적 타임을 놓친 한물간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다. 이직이던 잔류든 어느 것이던 결정을 했다면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쪽으로 커리어 관리를 이어가도록 하자.


불안정한 조직
40대 이후 회사를 나오게 될 경우 생각보다 구직이 훨씬 더 어렵고, 훨씬 더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은 경험자 대부분의 공통된 피드백이다. 40대 이후에 소속 조직의 존폐가 걱정될 정도라면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잡서칭을 계속하도록 하자. 잔류를 전제로 이보다 더 나은 조건이 생기면 그때 가서 다시 판단하는 걸로 어프로치를 하자. 40대에는 절대 홧김에 혹은 후배들을 위해서 사표부터 던지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앞서 연령대별 커리어 관리 전략에서 언급한 내용이지만 연령대별 이직 전략은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 30대 초반까지는 실직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급적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이직 전략을, 30대 후반에는 전문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면 이직을, 40대 초반에는 안정성 확보 및 경제적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면 이직을, 40대 후반에는 임원 이상 레벨로의 업그레이드 혹은 2모작 전환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직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전문가 네트워크 KEN 대표

www.ken.b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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