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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윤희 Jun 21. 2021

코 묻은 돈으로 시작한 자산 모으기, 뱅크샐러드

별들의 전쟁 - 금융 서비스의 핵심 성장 지표와 OKRs 설정하기



주변 또래들이 취업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종종 자산 관리에 관련된 고민을 털어놓곤 한다. 그러면 나는 뱅크샐러드부터 설치하고, 총자산부터 확인해보라고 하곤 한다.



뱅크샐러드를 처음 알게 된 건, 은행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면서부터다. 살다 보니 장학금, 아르바이트비, 급여, 좋은 적금 상품 등등 이런저런 이유로 어느새 거의 모든 은행에 계좌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돈이 자꾸 여기저기 흩어지게 되었고 관리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더욱이 총자산을 얼마를 가지고 있는지 알려면, 모든 은행 앱에 들어가서 각 계좌의 잔고를 확인하고 더해보아야 했다. 그러다가 '뱅크샐러드'라는 앱을 찾았고, 아직까지 잘 쓰고 있다. 그게 4년 전 이야기다.





뱅크샐러드의 미션


뱅크샐러드는 샐러드처럼 영양가 있게 개인의 자산 정보를 파악하고 소비 습관이나 금융 생활에 맞는 맞춤 설루션을 큐레이션 해주는 서비스다. 2017년 출시 당시에는 국내 최초의 자산 관리 플랫폼이었지만, 현재 국내 핀테크 시장은 파이 싸움이 굉장히 치열해졌다. 기존 은행권 금융기업뿐만이 아니라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까지 핀테크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디지털 금융산업 기업가치 / 출처 = 한국경제


이에 뱅크샐러드는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위해 사명을 레이니스트에서 뱅크샐러드로 변경하고,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써의 입지를 굳히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뱅크샐러드의 목표는 개인의 자산 관리를 넘어 '라이프 매니지먼트'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한다.


뱅크샐러드의 새로운 미션 / 출처 = 뱅크샐러드 커리어


뱅크샐러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마이 데이터'이다. 마이 데이터는 전 산업에 걸친 개인의 데이터를 스스로 통제하고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데이터의 중요성, 특히 개인이 데이터의 주체라는 의식이 높아지면서 정부에서도 마이 데이터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데이터 활용 시스템은 기관이나 기업 중심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를 개인 중심으로 이동시켜 초개인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개인이 데이터 개방을 요청(정보 전송 요구권)하면 기업은 보유한 데이터를 개인(요청자) 혹은 개인이 지정한 제 3자에게 개방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뱅크샐러드는 마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사의 핵심 서비스인 자산 데이터 기반 분석과 맞춤 설루션을 생활 전반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개인의 데이터 주권'에 대한 뱅크샐러드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뱅크샐러드는 개인의 요청에 의해 금융 데이터(신용정보)를 수집해서
두 가지 목적으로 활용합니다.
고객에게 보여주는 것, 그리고 고객이 요구하는 곳으로 전송(유통)해주는 것입니다.





뱅크샐러드의 핵심 성장 지표


뱅크샐러드가 실현하고자 하는 개개인의 데이터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또 그 정보를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한다. 뱅크샐러드의 권준호 마이 데이터 PEO는 서비스의 수익 모델에 대하여 독점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을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닌, 데이터 유통을 통해 고객에게 맞는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고객을 포함한 산업 생태계로부터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뱅크샐러드에서는 고객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작년부터 '실험 플랫폼'팀을 창설하여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불편을 해소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자산관리 같은 경우, 보통 하나의 서비스에 정착하고 나면 그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게 된다. 따라서 다운로드 수나 가입자 수보다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뱅크샐러드를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CRR, 고객 보유율이 핵심지표가 된다.


특히 자산 관리의 특성상, 한 달 안에 최소 한 번은 앱을 방문하고 자산 현황을 확인하게 되므로 MAU를 참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뱅크샐러드의 AU는 실제로 서비스에 접속해서 자산 업데이트를 한 순고객 수를 의미한다.







만약 뱅크샐러드의 PM이 된다면?


뱅크샐러드가 추구하는 고객 중심의 프로덕트를 설계하기 위해서 어떤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을까? 우선 서비스의 카테고리를 '마켓 플레이스(금융)'으로 분류해보았다. 마켓플레이스 유형은 공급자와 수요자를 한 곳에 모아 서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유형으로, 뱅크샐러드는 지금 제휴를 통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고 있다. 여기서 공급자는 상품을 제공하는 업체, 수요자는 뱅크샐러드를 통해 자산 관리를 하는 개인 유저라고 볼 수 있다.


마켓플레이트 주요 KPIs by accel 벤처 Andrei Brasoveanu  / 출처 = medium/@algovc


마켓플레이스 유형의 비즈니스는 '해당 플랫폼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가'가 제일 핵심이며, 해당 가치 사슬은 위의 그림과 같은 피라미드 구조로 표현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마이 데이터를 활용한 오픈 금융/자산 마켓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단계에서 뱅크샐러드가 가장 집중해야 할 KPI는 GMV(서비스의 총 상품 가치)라고 생각한다. GMV는 비즈니스의 총규모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뱅크샐러드가 가진 데이터 활용 능력이 발휘될 수 있는 기반이 넓어진다. 다시 말해, 사용자들에게 더 개인화된 금융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것이다.


더 다양한 금융/자산 상품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프로덕트의 특별함을 '금융상품 활용'이라는 기능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뱅크샐러드가 고객의 소비패턴뿐만이 아니라 행동 패턴과 성향까지 분석한다면, 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제안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현재 뱅크샐러드는 티맵과 연동하여 자동차 운전 점수가 높은 경우 보험료를 절감해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능은 내비게이션 앱을 통해 '사고 확률'이라는 수치를 계산하고, 이를 기준으로 사고확률이 낮은 고객에게는 낮은 보험료를 청구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보험사와 고객 모두에게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좋은 상품이다. 한편으로 투자상품이 상대적으로 적은 뱅크샐러드에서는 '적금 풍차 돌리기' 같은 금융상품을 활용한 저축을 대신해주는 상품을 제안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P2P 투자 사이트나 많은 투자상품에서는 자동 투자 같은 대리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뱅크샐러드 서비스가 고객 행동과 성향까지 분석한 맞춤형 자산관리로 확장된다면, 뱅크샐러드가 가진 '초개 인화 큐레이팅'이라는 특별한 아이덴티티를 잘 반영하면서 동시에 핀테크 시장, 그리고 마이 데이터 비즈니스 시장에서 그들의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주요한 핵심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머! 저번 달에 넷플릭스를
한 시간도 채 안 보셨네요!
요즘 많이 바쁘시다면
구독을 잠시 멈춰놓을까요?

이런 건 어떨까?





뱅크샐러드 OKRs


Objective : 사용자가 뱅크샐러드를 통해 불필요한 고정지출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


Key result

절약상품 Retention rate N% 유지

뱅크샐러드를 통한 절약상품 가입률 N% 증가


Initiative

고객 유형 파악

불필요한 고정지출의 카테고리와 예시 파악

기업과 고객 양쪽 모두에게 선순환할 수 있는 상품 개발

고객이 절약상품을 통해 얼마나 절약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금융비서 기능 강화









마무리 잡담 : 큐레이션 같은 광고


전에 서비스 기획/UX 관련인이 1000명 넘게 모여있는 오픈 채팅방에서 웹앱 내 광고 노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광고가 큰 의미도 없고 불편하다는 의견을 표출하고 있었는데, 문득 나는 인스타그램에서는 광고를 잘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근데 저는 인스타그램 광고는 오히려 좋더라고요. 구글 계정으로 인스타그램을 쓰는데, 크롬에서 검색해보았던 것들과 관련된 광고가 뜨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관심 있는 광고들이 떠서 좀 더 편하게 관심사를 찾아볼 수도 있고, 사야 했던 것들은 제품을 제안해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물론 광고만 보고 구매를 결정하지는 않지만요."


몇몇 분들은 동의를 하기도 하고 대부분은 신선하게 받아들이셨다. 결국 그 토론에서 잠정적으로 내려진 결론은 "해당 콘텐츠와 관련 없거나 관심사 외적인 광고가 UX를 불편하게 한다"였다.


바쁜 현대인이다. 갑자기 뜬금없이 찾아와서 "우리가 이런 애들인데 보여줄게요!! 한번 써봐요!"가 아니라, 사용자의 니즈와 페인 포인트를 파악하고 "당신, 요즘 이런 거 필요하지 않던가요?"가 되어야 한다.

상대방이 정말 당신의 프로덕트를 원하게 할 거라면 '박리다매 전단지'가 될 건지, '매력적인 제안'이 될 건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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