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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석주 영화평론가 Sep 08. 2024

바다가 들리는 후쿠오카


J와 함께 오사카에 다녀온 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10년 전 여름, 우리는 오사카의 뜨거운 햇빛 아래에 있었다. 그때 우리는 돈 없는 대학생이었다. 나는 글 쓰며 돈을 벌고 싶었고, J는 그냥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했다. 10년이 지난 후 난 기자가 됐고, J는 대기업에 취직했다. 각자 소원을 성취한 셈이다.


우리가 10년 만에 다시 일본에 간 이유는 J가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다. 같이 여행 가자고 말만 했지 결국 10년이 흘러 그의 결혼을 앞두고 부랴부랴 2박 3일의 짧은 여행을 했다. 매번 느끼지만, 우리는 뭐 하나 맞는 게 없다. 딱 하나 맞는 게 있는데, 바로 유머 코드다. J는 내 얘기에 잘 웃는다. 그가 웃는 모습을 보면 참 행복하다. 기분이 좋아진다. 내 얘기에 웃는 그 표정처럼, J가 밝고 환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어제 일본인 아저씨가 노천탕에서 나와 햇빛이 비치는 계단에 앉아 졸다 깨기를 반복했다. 나는 그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하늘을 보았다. 하늘은 맑고 깨끗했다. 2024년 9월 7일 후쿠오카의 어느 노천탕에서 내가 느낀 여유로움과 한적함과 평화와 행복이 그의 앞날에 깃들었으면 좋겠다.


***


어느 일본인 대학생과 잠깐 얘기를 나눌 일이 있었다. 그는 미야케 쇼를 몰랐고, 나는 트레저의 정환을 몰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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