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드캠퍼스 Dec 08. 2018

채식? 한 번쯤 해볼까?

20대에게 채식이 핫한 이유

  요즘 대학가 주변에서는 쉽게 여러 샐러드 가게를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이유에서 채식하는 20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고도 할 수 있다. 2017년에는 ‘vegenomics(vegetable과 economics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는 채식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높은 부가가치를 지니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에는 나이가 많은 어른들이나 스님들이 건강을 위해 채식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요즘은 20대들 사이에서도 심심치 않게 채식주의자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다양한 이유에서 채식을 선택하는데 첫째로 육식으로 인한 호르몬 문제나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또한, 사회적 가치를 위해, 환경보호를 위해,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보고 동물복지를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20대들이 채식에 관심이 많은 것은 어렸을 때부터 광우병이나 구제역, 중금속 중독을 일으키는 납 꽃게 등의 문제를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 또한, 교환학생 생활 중 비건 식당의 요리들을 접하며 자연스레 채식을 식생활로 연결하는 예도 있다. 많은 사람이 주변에 채식주의자들이 있는지 잘 체감하지 못한다. 이는 채식 자체에 대한 관심이 없거나 채식의 층위에 대한 이해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 채식연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채식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2%로 15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절대 작지 않은 숫자의 채식주의자들이 있음을 보여준다.

다양한 층위의 채식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모두 같은 채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이유에서 채식을 선택하기 때문에 다양한 층위의 채식주의자들이 있다. 우선 비건이란 육류·생선·해산물·우유·달걀·꿀 등을 전혀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를 의미한다. ‘로우 비건’은 생채소만을 먹는 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락토 베지테리언은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 중 ‘유제품’만 섭취하는 것으로 생선·달걀·육류 등은 먹지 않는다. 오보 베지테리언은 동물에게서 얻은 음식 중 달걀만 섭취하는 것으로 우유, 유제품 등은 섭취하지 않는다. 락토-오보 베지테리언은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 중 ‘달걀’과 ‘유제품’만을 섭취를 허용하고 생선, 해물 등은 먹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채식주의자 중에는 유제품, 동물의 알, 어류는 먹는 페스코 베지테리언, 이에 더해 조류의 고기를 허용하는 폴로 베지테리언이 있다. 평소에는 비건 식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육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언도 채식주의자이다. 공장식 농장에서 생산되는 고기를 거부하고 자연 상태에서 자란 동물의 고기만을 먹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프루테리언이 있다. 이는 식물 중 과일 등 자연이 스스로 주는 것만 먹는 경우로 과일과 견과류의 열매, 씨앗 등 식물의 본체는 먹지 않으며 식물에 해를 끼치지 않는 부분만 먹는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동국대학교 채식당 (출처 : 잡앤조이)


대학 내 채식 인프라

  채식을 선택하는 20대가 늘어나며 채식주의자를 위한 인프라가 대학가를 주변으로 생기고 있다. 첫 번째로 학교 내의 식당 중 채식을 제공하는 학교가 생겼다. 대표적으로 동국대학교의 채식당이 있다. 식당 관계자는 “불교 학교이기 때문에 채식에 대한 요구와 건의가 있어 채식당을 운영하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또한, 서울대학교 감골식당, 삼육대학교 프렌들리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는 유일하게 종교적 이유가 아닌 채식인들의 요구로 채식 식당이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서울대학교 채식동아리 ‘콩밭’의 영향이 있었다. 

  채식 식당을 운영하지 않는 대학교에서는 채식동아리가 생겨나고 있다. 2016년 만들어진 고려대학교 채식동아리 ‘뿌리:침’의 활동으로 내년부터 학교에 채식메뉴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연세대 ‘베지밀’, 이화여대 ‘솔찬’, 서울시립대 ‘베지쑥쑥’ 등이 2017년 만들어졌다. 

  채식에 관한 관심은 채식을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더욱 넓은 범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는 2017년 2학기부터 간식 배부 시 비건 머핀과 두유를 준비했으며 이는 올해로 이어져 2018년 1학기 때는 크림감자빵과 두유를 준비했다. 과학생회는 스스로는 채식주의자가 아니지만, 주변에 채식주의자인 학우가 존재하고 육식 중심적인 문화와 채식주의자들에게 대안이 없는 음식문화를 알게 되어 학과 간식 행사에서 이러한 채식주의자 학우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해 준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간식 배부 이후 채식주의자를 고려한 간식을 모두가 함께 먹어보고 행사에 대한 호응이 좋았기에 앞으로도 충분한 양을 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식을 경험할 수 있는 행사

  대학 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채식을 경험하고 즐길 기회가 생기고 있다. 2018년 5월, 올해 5회를 맞이하는 비건 페스티벌이 서울혁신파크에서 개최되었다. 여기에는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하였는데 1회와 비교해 20배 이상의 참여 규모였다. 비건 페스티벌의 행동 수칙 중 하나는 일회용품을 이용하지 않는 것인데 환경보호 및 행사의 취지를 생각하여 만들어진 원칙이다. 2018년 9월 29일에는 제1회 채식 영화제가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이는 10월 1일이 채식인의 날이기에 하루라도 육식을 삼가고 동물권 및 환경 보호를 위해 동참하자는 취지에서 열린 행사였다. 영화제에는 채식주의자와 채식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육식 위주의 식단을 추구하던 사람들 모두 참여하였으며 이를 통해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 제품만을 판매하는 에코 마켓이 열리기도 했다.


채식주의에 대한 변화

  과거 채식주의자에 대한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채식을 선택하는 개인들의 신념을 인정하지 않고 유난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변화하고 있다. 채식하지 않는 사람들은 채식하는 식습관이 금욕과 같이 절제된 삶을 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채식을 선택한 사람들은 입맛이 사회적으로 길드는 것이라 말한다. 그들은 욕구의 방향이 아예 바뀌어서 육류에 대한 욕구 자체가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즉 우리가 싫어하는 음식들, 이를테면 가지나 오이 등이 먹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들지 않듯이 육류에 대한 욕구가 들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생각과 변화를 이해함에 따라 굳이 왜 채식을 하느냐는 반응이 아니라 그들의 가치관에 따라 채식을 선택한 식습관을 인정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채식을 생활습관으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도시락을 챙겨 다니기 힘든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완전한 비건식의 도시락을 집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 또한 생겨났다.

  대학에서 채식을 위한 변화가 두드러지는 것은 채식주의자들이 자유롭게 그들의 신념에 따라 식생활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또한, 위의 학과 간식 행사나 MT 행사를 준비할 때 보이듯이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채식에 관심을 가지고 식이 소수자를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는 대부분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급식 메뉴를 준비하고 이를 먹기 때문에 채식에 대해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만약 채식주의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채식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면, 대학에 와서 이러한 활동에 참여하고 식생활을 서서히 바꾸어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금 기웃거려도 괜찮잖아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