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는 캐비어의 맛

by 이종덕

캐비어는 푸아그라, 송로버섯과 함께 서양의 3대 진미 중 하나다.

그만큼 값도 엄청나게 비싸서 제대로 먹어본 적은 없고 비교적 고급 뷔페식당에서 전채요리로 크래커나 식빵 조각 위에 조금 올려 저 있는 새까만 캐비어를 먹어봤을 뿐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나마도 날치알을 염색해 놓은 것일 확률이 높았지만...


캐비어와 비슷한 용도로 먹는 게 연어알이라고 생각하는데 연어는 알을 한번 빼내면 끝이지만 철갑상어는 몇 번이고 알을 배기 때문에 캐비어를 한번 얻기 위해서 철갑상어를 죽이는 것은 참으로 아까워서 요즘은 철갑상어를 죽이지 않고 산란관을 자극해서 알만 빼내는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하니 참 기가 찰 노릇이다.

어쨌든, 이렇게 귀한 캐비어지만 그 맛이 워낙 강하고 독특해서 제대로 맛을 즐기려면 어떤 조리나 가미 없이 그 자체의 맛을 즐기는 게 캐비어를 먹는 제대로 된 방법이라고 한다.

솔직히 나는 이게 왜 귀하고 맛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몇 해 전에 업무용으로 실험을 하기 위해 프랑스에 출장을 가서 여러 종류의 캐비어를 살펴보고 구매를 한 일이 있었는데 내 돈으로 산 것은 아니지만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 돈이 아까웠던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맛의 천재"라는 책에서는 19세기까지만 해도 캐비어가 술집에서 땅콩이나 팝콘처럼 공짜로 제공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짭짤하기 때문에 술을 당기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고 그때 까지만 해도 북아메리카는 철갑상어가 득실거려 가격이 매우 저렴했다고 한다.

게다가 1차 세계대전 때에는 영국 병사들에게 제공되는 군용 식량에 캐비어 캔도 한몫을 했는데 군인들에게 영 인기가 없었다는 일화가 소개되고 있다.


아무리 귀하고 비싸도 입에 맞질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나는 명란젓이 훨씬 맛있는 것 같다.


프랑스의 고급 식품매장인 몽마르쉐에서 구입한 캔에 들어있는 여러 종류의 최고급 캐비어 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