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갱이 다 파먹은 옥수수를 말리고 있습니다.
바짝 마르면 막대기를 꽂아서 등 긁개를 만들 겁니다.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등 긁을 때 엄청 시원합니다.
다이소에서 파는 효자손 하고는 게임이 안됩니다.
발 뒤꿈치의 각질을 벗겨 낼 때도 아주 좋습니다.
어릴 때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가면 옥수수 등 긁개가 서너 개씩 있었습니다.
내가 중학교 때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영감탱이 짓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습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노부부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그래서 주말이나 명절에는 주차장이 꽉 찹니다.
출가한 자식들과 손주들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어떨 때 낮에 밖에 나가보면 담배 피우러 나온 영감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한번 눈인사를 하고 슬쩍 끼어들어 봤습니다.
이 양반들 나에 대해서 궁금한 게 참 많았더군요.
올 초에 퇴직을 하여 쉬는 중이라고 했더니 신입생이라고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영감들의 수다는 아줌마들의 수다보다 훨씬 세다는 걸 알았습니다.
뻥&구라가 엄청났습니다.
왕년에 사회생활할 때의 무용담과 정치 얘기, 자식 자랑..
에고
이렇게 세월 가고 늙어가는 것이지요.
옥수수를 말리며 “하다 하다 별 짓을 다 하고 있구나” , 영감이 따로 없구나”하며 구시렁 댔습니다.
혼자 중얼거리는 것 이 또한 영감 증후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