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ddle The Wind

by 이종덕

오늘 아침 산책길은 서늘하다 못해 한기를 느낍니다. 우면산 대성사를 지나 예술의 전당으로 내려오는 50분 정도의 산책코스인데 무리하지 않게 딱 좋습니다.

예술의 전당 마당에는 노천무대가 있는데 나는 아침 산책길에 이따금씩 아무도 없는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곤 합니다.


오랜만에 "이종덕 예술의 전당 계단 독창회"를 했습니다.

지난 초봄에 여기서 노래 부르다 경비아저씨한테 떠들지 말라고 한소리 듣고 처음입니다.

오늘 레퍼토리는 Saddle The Wind입니다.

가사를 끝까지 아는 몇 안 되는 팝송 중 하나입니다.


때는 1990년대 중반, 이제 막 플랫폼을 빠져나가려는 기차의 차창가에 머리를 기대고

그토록 예쁜 채시라가 큰 눈 가득 눈물을 쏟아냅니다.

그러다가 크리넥스 한 장을 "톡"하고 뽑아 눈물을 닦아냅니다.

그리고 "크리넥스로도 닦아낼 수 없는 슬픔이 있습니다"라는 유치 뽕짝 한 맨트와 함께

흐르는 곡이 바로 내가 오늘 부른 saddle the wind입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살살 갈바람이 불어옵니다.

바람에 실려 봅시다. 버겁게 느껴지는 모든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