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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itic Jun 29. 2018

프란체스코 피에몬테시와 서울시향

서울시향, spo, 서울시립교향악단

1. 팀파니 앞에 마리누스 콤스트가 있는 날은, 그냥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하다. 콤스트를 처음 인식한 게 언제였을까. 로열콘서트허바우 공연 영상은 한참 예전부터 즐겨봤지만, 콤스트가 눈에 들어온 건 EIDF2015에서 <50번의 콘서트>를 본 다음인 거 같다. 이 영화는 2013년 콘서트허바우가 125주년 기념으로 50회의 세계투어 공연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아마 아프리카의 어느 국가에 방문했을 때인지, 콤스트가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드럼 혹은 민속 타악기 등을 치는 모습이 너무 정겹고 흥겹고 좋아 보였다. 그때부터 그를 좋아하게 된 거 같다.

콤스트가 콘서트허바우에서 은퇴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서울시향 공연에서 그를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올해 상반기, 서너 번은 넘게 오신 거 같은데 정말 볼 때마다 행복하다.


2. 브람스 교향곡 2번 빼고는 전혀 모르는 곡들이었는데, 피아니스트 프란체스코 피에몬테시 덕분에 정말 기분 좋은 1부였다. 나름 편식하는 스타일인지라 매번 듣는 작곡가의 음악이 아니면 잘 듣지 않는데, 슈만, 프랑크, R. 슈트라우스는 전부 내 취향 바깥이었다. 프랑크는 특히 더 심했는데, 교향적 변주곡이라는 오늘의 이 곡은 좋은 피아니스트 앞에선 정말 기분 좋은 곡 같다. 예습할 땐 몰랐는데, 피에몬테시의 연주로 들으니 이 곡의 재미를 알 거 같다. 피에몬테시는 알프레드 브렌델과 머레이 페라이어에게 사사했고, 2007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고 하는데, 알고 들어서 그런 걸까, 무언가 브렌델 느낌이 난다. 과장되지 않고 명징한 소리.


3. 앵콜에서는 지휘자 아세르 피쉬와 피에몬테시가 함께 연탄을 선보였는데, 둘의 모습이 너무 우습기도, 보기 좋기도 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서울시향 2018 브람스 교향곡 제2번 

6월 5일(화)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지   휘 아셰르 피쉬 Asher Fisch, conductor 

피아노 프란체스코 피에몬테시 Francesco Piemontesi, piano 

프로그램

슈만, 게노페파 서곡 

Schumann, Overture to the opera Genoveva, Op. 81 

프랑크, 교향적 변주곡

Franck, Variations symphoniques for piano and orchestra 

R. 슈트라우스, 부를레스케

R. Strauss, Burleske for piano and orchestra in D mi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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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교향곡 제2번

Brahms, Symphony No. 2 in D major, Op. 73


  #서울시향 #spo #서울시립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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