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유통기한은 2년이 채 되지 않지만
제 스마트폰은 아이폰5S입니다. 전혀 궁금하진 않으셨겠지만 3년째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최고의 스펙을 갖추고 지문인식이라는 최첨단(?) 기능까지 선보이는 녀석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빠르게 배터리가 소진되고, 남들과는 다르게 작은 명령에도 버벅댑니다. 안타깝습니다. 주인을 잘못 만나서 여기저기 찍히고 깨져서 크고 작은 상처가 많아 외관만 봐선 공짜로 줘도 아무도 안 가져가게 생겼지요. 그래도 저는 여전히 이 녀석을 좋아합니다. 지금도 덕분에 침대에 널부러져서 편하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쓴 것만 읽어봐도 마치 제 폰과 제가 사랑에 빠진 것처럼 보이네요. 하지만 이 글의 핵심은 전혀 다릅니다. 맞아요. 정말 달라요.
이렇게 소중하고 꼭 필요한 스마트폰도 전혀 중요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니, 아예 내팽개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중한 사람이랑 있을 때는 말이죠. - 저도 행동으로 잘 못 옮기긴 해요.
그래서 그려봤습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그림인가요? 그럴지도 몰라요. 보고 그린 건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결백합니다만 어쨌든 주변에서 곧 잘 목격되는 풍경이죠. 싫어요. 저런 식은 싫습니다.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지금 옆에 있는 여자친구가 '왜 스마트폰만 보고 있냐'며 입을 삐죽거리네요. 저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허허.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