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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디 cindyism Apr 22. 2020

내가 인도 취업을 결정하게 된 이유

무엇이 나를 인도로 오게 하였는가

인도살이를 시작한 지도 100일이 넘었다.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인도를 즐기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내 나름 할 건 하면서 재밌게 살았던 과거의 지난날들이다.


인도에서 한국 사람들을 마주칠 때,

그리고 종종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의 개인 메시지로 나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



“굳이 인도로 취업을 결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제야 생각해본다.

내가 인도로 취업을 결정한 이유.


글쎄,

나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만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다.


일을 할 때는 좀 많이 다르지만 개인적인 나의 라이프 스타일은 모든 것들이 꽤나 직관적으로 움직인다.

여행을 마치고 작년 7월, 한국에 돌아갔다.

9월부터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했고 국내와 해외 취업 준비를 동시에 했다.

그리고 인도가 계속 걸렸다.




인도, 인도가 유난히 신경 쓰였다.



지난 2년 간 세계를 떠돌면서 오로지 여행으로만 내가 가장 오래 머물렀던 나라,

몸은 참 많이 지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했던 나라,

나를 자각하게 하고 철학적으로 사는 게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머리가 아닌 몸으로 알려준 나라,

아빠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나에게 꽃 선물을 한 두 남자가 있는데 그 둘은 모두 인도인.


뭐 이 정도.

그렇게 나는 인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인도인들을 많이 접해보았던 나의 지난 시간들이

내가 인도라는 나라에서 커리어를 쌓는데 분명 커다란 힘을 줄 것이라 믿었다.


믿음, 내가 잘할 것이라는 믿음.



뭐든 쉽게 얻을 수 있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에게 인도는 턱없이 부족하고 열악한 인프라를 가진 나라다. 그러니 이런 곳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너무나 답답하고 느리게 느껴지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남들이 느끼는 그 불편함, 그 불편함에 편해질 자신이 나는 있었다.


아무나 쉽게 올 수 없는 나라,

한 번 살아보겠다며 삶을 도전하기에는 어려운 나라,

하지만 나에게는 즐겁고 재밌는 것들이 가득한 곳,

남들은 모두 다 힘들다고 하지만 나에겐 숨어있는 보물들이 가득한 보물 상자 같은 곳,


인도.


그런 것들이 분명히 나에게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고 믿고 있으며 역시나 잘하고 있다.


근거 없는 자신감,

소위 말하는 근자감이 나는 한 사람의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큰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량적으로 드러낼 수는 없지만 내 직관이 보여주고 거기서 드러나는 자신감,

나는 이게 내가 지금까지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면서 살 수 있었던 이유라 감히 말해본다.


내가 지금 오늘, 인도에서 살 것이라고는 어린 꼬꼬마 시절에는 상상도 못 했으니까.


언제나 그랬듯, 나는 내가 원하는 건 다 하면서 살 것이다.

필요한 건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면서 재밌게 살 것이다.


가끔 다른 사람들의 말에 상처도 받고

이 사회가 정해놓은 틀에 부딪히기도 하고 긁혀서 아픔도 느끼지만 괜찮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내 앞에 아주 많이 당당하고 떳떳하니까.

내가 나를 알기 때문에.





나는 이 우주에서 제일 컬러풀하고 멋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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