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병원에서도 못하는 일?간병인이 해냈어요

최고 관리 대상이었던 어르신과 의형제까지 된 사연


집에 밥 먹으러 와요~


어르신과 보호자님의 애정 어린 인사에 눈물이 핑 고였습니다. 김** 어르신을 처음 뵈었을 때, 힘들었던 기억이 스쳤기 때문이죠. 남들은 힘들다고 하는 직업이지만 저는 간병인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에서도 하지 못하는 일을 제가 해냈기 때문입니다.



병원에서 가장 힘들다는 어르신을 호전시키다

처음에 4일만 케어를 진행하기로 했던 김** 어르신은 머무시던 병원에서 최고의 관심 어르신으로 분류된 분이었습니다. 알코올로 인해 2일 간 잠도 안 주무시고, 고함과 발길질을 하셨죠. 소변, 대변 케어는 물론 낙상사고 예방 차원에서 손목 제재를 진행할 정도로 병원에서도 꽤 걱정을 했던 분입니다.


저는 어르신을 뵙고 제일 먼저 다짐한 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어르신의 상황을 호전시키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만 긍정적인 게 아니라 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어르신을 돌볼 때, 가장 먼저 어르신과 눈을 마주쳤습니다. 같은 눈높이에 서서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고, 어르신의 모든 에너지가 소비될 때까지 기다리며 끊임없이 소통을 시도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점점 쾌차하시는 모습이 보였고, 보호자님이 케어를 더 진행해 달라는 연장 요청을 하셨습니다. 정말 만족스럽게 마무리했던 돌봄이었습니다.


정식으로 케어를 마친 날, 어르신은 저에게 지속적인 인연이 되길 바라신다며 지금은 서로의 건강을 챙겨주는 사이로 발전했답니다. 의형제가 되어 매일 전화로 안부를 나눌 정도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간병인이 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일이었습니다.



대형마트 농수산물 담당자에서 간병인이 되다

제가 처음부터 간병 일을 했던 건 아닙니다. 59년생인 저는 원래 대형 할인마트에서 농수산물 구매 및 판매 담당자였습니다. 그곳에서 물건을 매매하러 온 많은 어르신들을 대면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어르신들이 무얼 원하는지 일찌감치 알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과 제법 친밀했던 제가 결정적으로 간병인이 된 계기는 부모님 때문이었습니다. 뇌경색으로 병원에서 생활하고 요양 시설을 이용하셨던 아버님, 어머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곁에서 지켜봤습니다. 자연스레 돌봄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간병 시장에서 발생하는 더 많은 문제들을 알게 됐죠.


그래서 전문적으로 간병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습니다. 내 가족의 일로 인해 제 미래의 직업까지 얻게 된 것입니다.



'진정한 돌봄'을 하는 사람이 되다

저는 '꼭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간병인'이 되고 싶습니다. 간병인을 하면서 안정된 나의 생활과 삶은 물론 보람, 성취 등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간병,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스스로 알아서 찾기, 마음을 헤아려 믿음으로 돌보는 진정한 돌봄을 하도록 간병 문화를 바꾸길 원합니다.


이제 100세 인생을 사는 시대입니다. 앞으로 간병인을 찾는 수요가 점점 더 늘어날 것입니다. 환우를 대하는 간병 일이 기존의 제도에서 탈피해 더 나은 문화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저는 '간병인'이라 불리며 자긍심과 떳떳함을 가진 직업인으로 전문성을 키울 것입니다. 진심으로 돌봄 하는 동료들과 함께 어르신, 보호자님들의 만족도가 하늘로 치솟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영식 간병인께서 어르신을 간병하며 작성하신 돌봄일지




우리 부모님을 돌보는 간병인은 어떤 분들일까요? 어쩌면 가족보다 더 오래 어르신 곁을 지킬 텐데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그동안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깊이 있게 대화 나눌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또 하나의 가족인 간병인의 이야기를 케어닥에서 들려드립니다.



케어코디란?

케어닥에서 활동하는 간병인은 '케어코디'라고 불립니다. 간병인은 '선생님, '여사님'이라고도 불리지만 'OO씨', '**댁', '저기요', '아줌마'로 불리는 일도 빈번합니다. '케어코디'라고 부르며 간병인을 존중하고, 간병인 스스로도 전문가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 호칭입니다.


케어닥은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더 나은 돌봄'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