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werzdx Oct 26. 2020

한받님과의 작업

이사일기(2010-2020) - 3. 용강동 (2011.04)

한받, 야마가타 트윅스터


   민중 편에 서서 함께 춤추며 민중엔터테이너를 자처하는 독특한 뮤지션, 한받(a.k.a. 야마가타트윅스터)님은 우리 게으른오후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음악가이다. 한받님과 우리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건 지금보다 13~4년 전에, 쌈넷이라는 커뮤니티를 통해서였다.


   쌈넷에는 밴드와 음악가들이 저마다 자신의 음악을 올려 홍보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었다. 2006~07년 즈음 내가 늦깎이 군인이었을 때, 룸메는 혼자 음악작업을 하며 ‘쌈넷’에 음원들을 업로드하여 우리를 소개했었나보다. 그런 우리의 음악을 듣고 반응을 해준 분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한받님이었다.


   후에 우리가 L레이블과 계약하기도 전에 우리의 음악을 좋아해주시며 기회가 있으면 만날 것을 결의하기도 하였고, 2007년 3월 룸메와 그의 친구가 급결성한 팀을 공연에 초대하여 서울 공연을 하게 해주시기도 했다. 아래는 해당 영상(나는 이때 군인 신분이어서,, 부러워하기만 했다).


https://c11.kr/iuch


   이윽고 2008년 여름, 나의 군대 말년 휴가 때 한받님께서는 자신이 기획하는 프린지페스티벌 프로그램에 정식으로 우리 팀을 섭외해주셨다.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서울에서 처음 하던 공연의 기억이 생생하다. 아래 이미지는 그날의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본 지도와 이야기.


https://blog.naver.com/release04/222126388820


   서울에 올라와서도 한받님과 우린 함께 공연도, 만남도 자주 가졌다. 2009년 말부터 시작된 두리반 투쟁현장에서도 작게나마 함께 했고, 한받님 아이의 돌잔치에서 우리에게 축가를 부탁하시기도 했었고.



한받님과의 작업


   서론이 길었는데, 용강동 집 이야기 중 한받님에 대한 추억이 등장한 이유는 바로 우리가 정규앨범의 프로듀서를 한받님께 부탁드렸기 때문이었다. 오랜 인연 때문이었는지,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 자주 이사다니는 우리가 애석해서였는지 한받님께서는 단번에 수락해주셨고, 이때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최종적으로 갖고 있는 1집 앨범 준비 상태의 음원들은 이 때 한받님과 작업된 상태에서 더 발전하지 못했다(앨범발매는 못했고, 이젠 기약 없고..). 한받님은 우리의 앨범을 위해 열의를 다해 애써주셨지만 내가 그것에 부응하지 못했다.


   아래의 기록만 봐도 한받님이 우리를 얼마나 생각해주셨는지 알 수 있다..

2011년 9월 17일
저번 작업 때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나의 모습에 한받님께서는 오늘 작업 때  꽃게탕과 기타 먹을거리들을 싸오셨다. 감사의 눈물이ㅠ 


   정식 작업된 버전이 아니어서 어딘가에 올려둔 음원이 거의 없는데,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려놓은 당시 작업 중이었던 음원 하나를 발견해서 올려본다.


https://c11.kr/iucl


   정식 녹음과 앨범 발매까지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당시 용강동 집에서 여름과 가을을 지내며 한받님과 함께 작업했던 시간은 소중한 기억이다. 이제 저마다의 삶을 위해 흩어진 우리 멤버들과 언젠가는 다시 한 번 뭔가 해보고 앨범도 내보고 싶은 마음은 늘 있지만, 제때를 놓쳐버린 지금 시간과 상황은 요원하다.




   p.s.) 한받님은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민중엔터네이너'로서 멋지게 활약 중이시고, 살고 계신 만리동 부근에 '만유인력'이라는 책방도 운영 중이다.


https://place.map.kakao.com/324782159


이전 19화 대흥역과 마포역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