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기술, 언어, 사회, 예술’등으로 세분화되는, 비문학 독서 지문 읽기는 꽤 난감한 일입니다.
더구나 동화로, 노래로 알고 있던 문학이 소설이 되고, 시가 되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천지가 개벽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고요.
직접 내 아이의 성장과정을 함께 하기 전에는
'고등학교 1학년인데 이 정도의 시나 소설도 이해하지 못하다니... 고3 수능에 비해 훨씬 수월한 비문학 독서 지문을 왜 이해하지 못하지...'
하고 답답해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초등학교 과정을 띄엄띄엄(?) 지켜보니 '예비 중학생용 국어 교재'들은 아이들에게 큰 벽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물론 뛰어난 학생들,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예전보다 많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또 그보다 많은 아이들이 국어 앞에서 자신감을 잃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요.
중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생들도 국어 공부 방법, 특히 문학 공부 방법을 어렵게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교에서 나름 공부를 잘한다는 아이들 중에서도 '발목 잡는' 과목으로 국어를 꼽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최근에도 전교에서 1,2 등 한다는 아이 담임 선생님께서 “얘는 국어만 잡히면 되는데...”하며 저에게 상담을 신청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는 시가 너무 어렵다고 하더군요.
“왜 이렇게 이해하는지, 아니 왜 이렇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어떻게 이런 해석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거기다 표현법은 왜 이렇게 많은지... 내신 공부하면서 수업 시간 내용을 달달 외워도 문제가 살짝만 비틀어 나오면 어렵고, 특히 모의고사 때 나오는 생소한 시들은 도저히 갈피를 못 잡겠어요,”
학생에게 희망 섞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같이 파이팅을 외쳤지만 뒤끝은 꽤 씁쓸했습니다.
사실 저는 문학이 아이들 괴롭히는 과목이 아니라 공부와 입시에 지친 아이들에게 쉼터가 되고, 희망이 되는 그런 그루터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20년째 국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저도 문학을 석사, 박사까지 공부한 전문가는 아니에요. 문학이 좋아서 대학을 진학했고, 힘든 입시 과정에서 저를 버티게 해 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해 준 것이 문학이었습니다. 저에게 소중한 문학이 아이의 발목을 잡는 “과목”이 되고, 또 그것을 제가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꽤 입맛 씁쓸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중학생, 고등학생을 위해
'시를 이해하고 시에 접근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면 어떨까?
'참고서나 인강에서는 만나기 힘들지만 시 이해를 위해 이건 꼭 알아야 하는데...' 하는 내용을 모아 알려주면 어떨까?
학생들을 만나고 가르치면서 나름 알게 된 시 이해 방법을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 글의 출발이었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제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글의 내용을 구성하였습니다.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보기에 다소 어설퍼 보일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이게 더 쉽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 부분을 되도록 살려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혹시 틀린 부분이 보이거나 방향이 잘못 설정된 부분이 있으면 달게 수용하겠습니다. 많이 충고해주세요.
지난겨울 방학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다시 우리 딸과 국어공부를 한다면 시는 이렇게 기본기를 잡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저는 사실 문학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래서 부족하고 어설픈 내용도 더러 있을 거예요.
이 글은 말 그대로 '중고등학생'들이 '내신 공부, 수능 공부'를 위해서 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집중해서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문학이 위안이 되고, 희망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학생들이 시를 조금이라도 가깝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거면 제가 이 글을 쓴 의미로 충분합니다.
시 이해로 시작하는 이 글이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소설, 비문학 독서로 한 걸음 한 걸음 더 나아가 보겠습니다.
부디 이 일이 학생들의 아프게 하는 저 수많은 공부할 거리에 하나를 더 보태는 것만은 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