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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 Jay Nov 21. 2018

공간의 의미 - 어떤 공간은 경험을 풍요롭게 한다

일주일에 한 번 글 쓰는 게 참 어렵다.

꾸준히 글을 쓰겠다고 다짐한 지 벌써, 시간이 오래도 지났다.



최근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첫 책은 유현준 작가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서평은 별도로 올릴 생각인데, 오늘은 공간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써보려고 한다.)


투표를 통해 정해진 책인데 나 역시 이 책에 한 표를 던진 이유는

'공간을 제대로 마케팅해보고 싶다'는 생각과

'공간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1) 대학 시절 몇 번의 자취 경험을 통해 공간의 의미를 나의 정체성만큼이나 고민했다.

나 혼자로도 가득 차던 고시원 방에 들어가면

자연스레 몸을 웅크려야 했고, 누워있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 때 처음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선

일정 정도 물리적인 공간의 크기가 확보되어야 한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나의 공간은 사무실 내 책상 너비로 제한됐다.

그러자 주말마다 간절하게 두 발로 걷고, 고개를 들어 움직이는 것들을 보고 싶어졌다.


사람이 좋으면 어디서 만나든 중요하지 않았던 과거의 나와 달리,

이왕이면 누굴 만나든 좋은 장소에서 만나는 게 중요해졌다.


그 날의 날씨에 따라,

나와 동행인의 컨디션에 따라,

계절에 어울리고 컨셉있는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걷기 좋은 계절과 날씨, 공간과 컨디션이

딱 맞아떨어지는 날에는

하루가 가득차게 행복해졌고

실망스러운 공간은 벗어나기 급급해서 주말을 낭비한 기분이 들었다.


공간은 나의 하루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됐다.



2) 마케팅의 관점에서도 공간은 흥미롭다.


카페가 우후죽순으로 많아지더니,

스터디룸 파티룸 숙박시설 등 각종 '공간 대여'가 익숙한 문화가 생겼다.

특정한 이벤트를 제대로 이루려면

제대로 갖추어진 공간이 필요하기 마련이고,

정해진 시간만큼 돈을 내고 공간을 빌리는 일이 익숙해졌다.

심지어는 살고 있는 집도 빌려주는 에어비앤비란 서비스도 있고.



잘 팔리는 공간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이 질문은 스스로에게도

이런 상황에서 어떤 공간을 원하니?

라고도 되묻게 한다.



사무실 내 책상 앞에만 앉아 지내다가 어느 날 공간을 대여한다는 건,

나에게도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


그것이 잠시 머무는 카페든,

여행지의 숙소이든,

파티룸이나 혹은 스터디룸이라 하더라도

나의 시간을 그 공간 속에 내어주는 일은 분명 특별한 일이다.



그 민감한 감성과 니즈를 날카롭게 찾아낼 수는 없을까 생각하며

책을 읽었고, 사실 질문에 대한 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개인의 공간과 도시의 건축은 어떤 의미에선 완전히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많은 사람이 찾는 공간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는 것.


충분히 보행자에게 '어디로 가볼까'라는 선택지가 주어질 만큼의 이벤트가 많아야 하고,

공간의 속도, 혹은 운동에너지로 설명되는 도시의 생동감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가 걷고 싶은 거리,

멀어도 찾게되는 장소,

경험을 특별하게 만드는 공간에 대해 조만간 글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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