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만 내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왜 남들처럼 책 한 권으로 인생 역전이 되지 않는지, 왜 내 책은 팔리지 않는지 불만을 품게 된다.
2021년 4월, 나는 책 한 권만 세상에 내놓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도도 했다. 책 한 권으로 부귀영화를 바라는 것이 아니니, 제발 출간 좀 되게 해달라고 말이다. 감사하게도 기도가 하나님께 가 닿았는지 1인 출판사 설립 후 출간을 했다. 기도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언제부터인가 기도가 이루어진 것에 대한 감격을 잊고 왜 남들처럼 잘 나가지 않는지에 대해 묵상하기 시작했다. 정말로 나란 인간, 욕심이 끝이 없다.
지금 이 만큼도 감사한 일인데, 슬며시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욕심은 불만을 불러오고, 불만은 급기야 우울함을 불러온다. 그리고 우울함은 나라는 사람을 하찮게 여기는 자존감 하락으로 이끈다.
끝이 없다. 나라는 사람의 욕심은.
즐기겠다는 마음도 있다. 글을 쓸 수 있는 건강과 상황이 허락되는 것을 즐기는 것 말이다. 그러나 가난을 기억하는 내 정신은, 돈이 되지 않는 글쓰기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게 해 준다.
'책을 계속 출간만 하면 뭐 할 건데? 그래서 네게 좋은 게 뭔데?'
알량한 자존감은 가까스로 건졌지만, 그다음의 행보를 모르겠다. 다음의 행보와 목표를 무엇으로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 베스트셀러가 되도록 홍보와 마케팅에 힘쓰겠다는 목표도 가져보지만, 솔직히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는 모르는 것이 참 많은 사람이다.
지난 약 2년 동안 5권의 책을 출간했는데, 판매 지수를 보니 이건 뭐 거의 망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워낙 돈이 들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하다 보니 투자금은 거의 안 들었다고 봐도 되지만(내 노동력 제외), 그렇다고 해도 출판사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가에 대한 답이 없다. 만약, 월급을 줘야 하는 직원이 있었다면 당장 접어야 할 판이다. 또 내가 교정교열 일을 계속하지 않고 출판사로만 먹고살고자 마음먹었다면 마이너스 통장으로 유지해야 할 판이었을 게다.
이를 어찌할꼬......
한 고비 넘기면, 또 한 고비, 또 한 고비 넘기면 또 다른 고비가 기다리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고비마다 한 발짝씩 천천히 걸어보는 것으로 용기를 낸다. 나는 또 어느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까? 후회하지 않고 기꺼이 책임질 수 있는 발걸음이 되어야 할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