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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님 Mar 25. 2019

[나 홀로 미국 서부 여행 2탄] #17

집에 가는 날

2016/02/17

LAX - SFO - ICN


새벽 5시 비행기였는데 12시 넘어서 잠들었더니 늦잠을 잤다. 두세 시간만 자고 일어나서 머스탱과 못다 찍은 사진 좀 찍으려 했는데 부랴부랴 차를 반납하러 갔다.

약 3일 동안 350mi 정도 달렸다. 연비 운전한 것도 아니고—쫄보 운전은 함— 우리나라 명절 때보다 심한 교통체증을 매일 겪고, 고속도로에서 S기어도 놔보고 꾸불탕꾸불탕 산길도 갔는데 연비 10키로 정도 나왔으면 2.3 에코부스트 한국에서 타도 기름 바닥에 흘리고 다닌다는 소리는 안 듣지 않을까!? 연료 한 통 거의 다 쓰고 제일 싼 기름 넣었는데 풀 34불이었다. 기름이 싼 건지 통이 작은 건지..

안녕 잘 가 흰둥아.. 즐거웠어 다음에 또 만나자. 비 오니까 더 운치 있고 예쁘구나.

언니 걸 크러쉬~!

그 비 안 온다던 쏘캘 새벽이라 공항 한산할 줄 알았는데 큰 공항이라 그런지 TSA 줄이 길고 느려서 비행기 못 탈 뻔. 샌프란시스코 가는 국내선이라 그나마 다행이었지.. 우리는 보딩 타임 다됐다고 말하고 도~~저히 안 되겠으면 양해 구하고 사정 봐주는데 미국에선 '니가 늦었는데 그래서 어쩌라고?' 할 것 같아서 애초에 말 꺼내지도 않았지만 속으로 똥줄만 다 타들어갔다.

바쁜 와중에 정신줄 놓고 게이트까지 착각해서 정 반대로 가고 있었다. 진짜 보딩 마감 코앞에서 겨우 탔다.

이틀 내리 비가 오는 LA 안녕! 제일 좋았던 샌프란 하늘 한 번 더 보러 가자!

잭과 콩나무 주인공 된 것 같은 알 수 없는 콩 식단과 빵.. 먹을 건 아이스크림뿐

언제나 옳은 비행기 창문 샷 오른쪽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은 건데 지금까지 3년간 아이폰 월페이퍼로 썼다. 지금은 호종이로 바꿈 ㅇ_< 데헷

샌프란에 내려서 인천행 비행기 타러 가는 길. 날 좋은 하늘만 봐도 두근두근 설레는 샌프란.

게이트 앞에 앉아서 막간 충전, 사진 정리 중이었는데 옆 게이트도 인천행이었어서 90% 이상이 한국인이라 벌써 한국에 온 기분이었다. 흑흑 출발이 10:55라 빠르게 착석했는데 한참 동안 출발 안 하더니 11:30 넘어서야 비디오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나 뭐래나.. 기술자가 오는 중인데 30분은 더 걸릴 거 같다고 했다. 한국인 승무원이 한국어로만 안내하고 영어로는 짧게 말해서 옆자리 외국인이 나한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봄ㅠㅠ 아까 스몰 톡 들어보니 한국어 어학당에서 공부한다며 왜 못 알아들어.. 아무튼 땀 흘리며 대충 얘기해줬다. 혼자 '대략'이라고 부사 써서 말했다고 뿌듯해하고 있었음 ㅋㅋㅋ

아까 그 비디오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어쩌고 그거 고쳤는데.. 비행기 제트 뭐시기에 문제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이번엔 왜 영어로 말해서 날 못 알아듣게 해. 계속 유나이티드에서 메일이 왔다. 이번엔 due to airport condition.. 12:05에 출발할 거라고 왔다.

LA 한인텔에서 만난 언니 오빠들이랑 비행기 시간대가 비슷해서 인천에 내려서 같이 라면 먹기로 했는데 이미 먹고 집에 갔을 시간에 내릴 것 같았다. 문자 보냈다.. 지연돼서 못 간다고 흑

아니 12:20에 출발할 거라고 왔다.

아니 12:45에 출발할 거라고 왔다.. 대환장

이럴 거면 그냥 내려줬으면 했다. 안전벨트 사인도 계속 켜놔서 화장실도 못 가게 했다. 승객들 분노할 때쯤 사인 꺼주고 화장실도 가게 해 줬다. 거의 2시간 넘게 지연됐다. 유나이티드 홈페이지에 가서 지연 입력하면 보상해줄 거라고 했다. 아마 이 지연으로 100달러짜리 e-쿠폰 받았던 듯?

미국 체류시간을 강제로 늘려준 아주 고오마운 유나이티드. 인천에 너무 늦게 내려서 집에 가는 공항버스 없을까 봐 두려웠다. 그리고 기내식 언제 주냐고 물어봤다. 곧 뜰 건데 뜨자마자 바로 줄 거라고 했다. 비커즈 에블바디 이즈 헝그리 랬다ㅜㅠ 노 아임 낫 아임 스타빙 ㅜㅜ

우여곡절 끝에 뜨자마자 기내식을 받았고 정말 맛이 없었다! 형형색색의 익은 채소의 물컹함이란.. 스트룹 와플만이 꿀맛이었다.

인천에 내려서 버스 타고 좀 자다가 눈떠보니 연세 정문이었다. 한국 오자마자 한 일은!? 떡볶이 먹기!!!

참 소박한 기념품ㅋㅋㅋ 그 흔한 빅시 바디 스프레이 하나 사 오지 않은 근검절약의 교과서. 그러나 맥세이프로 돈 낭비함ㅋㅋㅋㅋㅋ씨즈캔디는 캐리어에 도무지 자리가 안 나는 데다 캐리온도 하기 귀찮아서 작은 박스로 샀다. 대 전자상거래 시대에 굳이 굳이 먹고 싶으면 직구로라도 살 수 있고 심지어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을 것인데 바리바리 몇 박스씩 사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끝이 났군요 16박 17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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