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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이해 Mar 22. 2023

삼거리 양복점

수요일 그림책 스터디  | © 기이해

삼거리 양복점

글 그림 안재선

웅진주니어

삼거리 양복점 / 글그림 안재선 / 웅진주니어



이 책은 1916년에 양복점을 처음 열었던 덕구 씨가 셋째 아들 삼돌 씨에게 삼돌 씨는 둘째 아들인 두식 씨에게 양복점을 물려주며 삼대에 걸쳐 명맥을 이어온 삼거리 양복점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림책 면지에는 처음 삼거리 양복점이 생겨났을 때의 모습이 자세히 보여진다. 북쪽으로 남대문이나 동대문쯤으로 보이는 어떤 문과 성벽이 있었고 멋들어진 한옥의 기와들이 보인다. 곳곳에 한옥과 잘 어울리는 소나무들도 보인다. 동쪽으로는 초가집과 큰 산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 남쪽으로는 돌로 쌓아 올린 서양식 신식 건물이 있다. 사람들의 의복은 아직은 한복을 입은 사람들의 수가 많다. 


삼거리 양복점이 처음 생겨났을 시기 양장을 입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림책의 시작이 되는 부분에는 손수레도 보이고 자전차도 보이고 소가 짐을 실어 나르기도 하지만 전차나 지프차도 보인다. 마치 옛 것과 신식 문물이 함께 쏟아져 나오던 개화기의 모습이다. 

실제로 1908년 프랑스 외교관이 탄 자동차가 처음 한양 바닥을 돌아다닐 때 사람들이 매우 놀랐다고 하던데 그런 종류의 차가 보인다. 그러니까 삼거리 양복점의 처음 모습은 사람들의 의복이나 탈것, 집의 형태을 보아도 (물론 그림책에서 1916년이라고 삼거리 양복점의 개업 연도를 친절히 알려주긴 했으나) 확실한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의 모습이다.


덕구 씨는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사람들에게 신식 의복을 지었다. 그러나 덕구 씨의 양복점은 그리 오래 운영하지 못했다. 난리(전쟁) 통에 피난을 갔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폐허가 된 삼거리로 돌아와 꿋꿋하게 양복점을 다시 열었다.     


시간이 흘러 1959년 셋째 아들 삼돌씨가 삼거리 양복점을 물려받았다. 아버지 덕구 씨가 운영하던 때와 다르게 가위, 재봉기, 다리미, 달력, 양복의 디자인까지 모두 1959년 기준 최신식이다. 삼돌 씨는 아버지에게 옷감 고르는 일부터 시작하여 양장점의 하나부터 열까지 혹독하게 훈련을 받았다. 양복을 짓는 일은 참 훌륭한 일이라며 자부심을 가지며 일하는 동안 삼거리 양복점 뒤로는 현대식 빌딩이 즐비하게 들어섰다. 당시의 서울이 정신없이 개발 및 발전 사업을 하던 1980년~90년대 모습이 보였다. 


1996년 삼돌 씨의 둘째 아들, 두식 씨가 삼거리 양복점의 세 번째 주인이 되었다. 양복점 안에는 할아버지가 사용하던 주판 대신 계산기와 컴퓨터가 놓여져 있었고 벽에는 아날로그시계 대신 디지털시계가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사용하던 가위가 있고 할아버지가 양복점을 처음 열었을 때 사용하던 삼거리 양복점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벽에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사진이 함께 걸려있다.


그림책 마지막에 나오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수십 조각의 천을 잇는

할아버지 덕구 씨의 정성과

수백 번의 가위질을 마다하지 않는 

아버지 삼돌 씨의 노력과

수천 땀의 손바느질로 이은

두식 씨의 새로운 변화는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삼거리 양복점을 이어 왔어요.


한 사람을 위한 

특별하고 정성스러운 양복을 짓는

삼거리 양복점은 

오늘도 문을 열었습니다.



두식 씨의 딸이 외국에서 패션 유학을 마치고 삼거리 양복점으로 돌아왔다.

아마 두식 씨의 딸도 삼거리 양복점을 이어받겠지?


© 기이해



대를 이어 양복을 지어오는 장인들의 이야기. 양복 한 벌에 만드는 사람과 입는 사람의 인생이 담겨있다는 그림책. 양복을 통해 진심을 전하는 같아서 볼 때 마다 마음이 따뜻해 지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안재선 작가 소개는 YES24에서 취재를 해 주신 기사로 대신합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41393



*수요일 그림책 스터디에 함께 하는 <노들리에> 작가들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같은 주제'로 작업한 <노들리에> 소속 작가님들의 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아스터 작가  https://brunch.co.kr/@asterchoi

진영 작가     https://brunch.co.kr/@g2in0

영주 작가     https://brunch.co.kr/@leeyoungjoo

암사자 작가  https://brunch.co.kr/@amsaja

가둥 작가     https://brunch.co.kr/@3907k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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