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S 드디어 집으로
테슬라 모델 S를 꿈꾸게 된 건 어쩌면 운명이었을까? 그리고 꿈만 꾸던 차를 실제 사게 되다니 지금도 믿기지 않지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그 말을 다시 한번 믿고 싶다. 그 꿈을 꾸던 시기로 되돌아가서 실제 차를 인수 받을 때까지의 기억을 떠올려보고 싶다.
2011년 캐나다 토론토로 포닥을 오기 전까지 테슬라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 그 전에 이미 전기차로 유명한 곳이었지만 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벤츠, BMW, Porche 브랜드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캐나다 오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꿈꾸는 드림카는 BMW M5정도였다.
캐나다 토론토에 머물 당시에 우리 가족은 주말마다 Yorkdale Mall에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할겸 자주 놀러갔었다. 2012년 11월의 어느날, 평소에는 전혀 보이지 않던 TESLA란 매장이 오픈을 했고,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한번 들어가보았다.
일단 스토어도 다른 자동차 매장과는 달리 아주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는 것도 놀랐지만 실제 전시되어 있는 Model S를 본 순간 아내와 나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이런 차가 지금 판매되어 운행되고 있는게 맞는 건가? 그리고 이게 과연 내가 알던 그런 이상하게 생긴 전기차란 말인가? 차의 외관도 멋있었지만 차 내부는 정말 미래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아이패드 2개의 크기만한 스크린에 모든 것들이 다 이 스크린으로 작동하고 아날로그 계기판이 있어야 할 곳에도 스크린으로 모든 정보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 차는 특히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차량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러면 모든 기능들이 향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추가될 수 있으니 멋지지 않은가?
그리고 차 성능도 웬만한 스포츠카 못지 않은 토크와 속도가 나온다고 하니 정말 환상적인 미래에서 온 차 같았다. 하지만 가격이 젤 낮은 게 7만불에서 시작하고 웬만한 옵션을 하면 10만불이라고 하니 가난한 포닥에게는 생각지도 못할 꿈의 차로만 남겨둘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아내와 둘이서 언젠가 우리가 저런 차를 탈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냥 타지는 못하지만 꿈의 드림카로 생각하자고 결론 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테슬라 모델 S는 언제 살지는 모르지만, 아니 살 수도 없는 꿈의 차로 자리 잡았다.
2013년 겨울 미국 실리콘 밸리 팔로알토에 직장을 잡으면서 우리 가족은 토론토에서 미국 서부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이곳에 오고 나서 깜짝 놀란 것이 토론토에서 정말 가끔 보이던 테슬라 모델S가 정말 흔하게 자주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팀 매니저님도 모델S를 타고 계셔서 가끔 탈 기회가 있는데, 타면 탈수록 참 매력적인 차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너무 비싼 가격은 빠듯하게 살아야 하는 이곳 실리콘 밸리 시장에서 내가 살 수 있는 선을 훨씬 넘고 있어서 여전히 생각만 할 뿐 산다는 건 꿈이라고 생각만 했다.
꿈꾸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모델S를 살 수 있는 계기가 찾아왔다. 그동안 주식은 기존에 전직장에서 받은 거 이외에는 따로 투자를 안하고 있었는데, 2014년 여름에 지인의 추천으로 두개의 주식에 투자를 시작했고, 여기서 수익난 금액이면 꿈꾸던 테슬라 모델S를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주식은 언제 내려갈 지 모르니, 이 정도 되었을 때 그냥 수익실현하고 내가 꿈꾸던 모델S를 살까? 생각했지만, 아직 집도 못 샀는데, 차부터 사는 것은 좀 오버같고, 고민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이 곳 실리콘밸리에서의 집값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다. 조그마한 싱글하우스 하나가 2M은 넘어가니 차라리 집값이 좀 떨어지기까지 기다리고 우선 이 수익금으로 그동안 사고 싶던 모델S나 사는 것도 좋지 않을까 고민하기를 계속하다가 일단 가서 한번 보기나 하자고 생각하고 아들을 데리고 집근처 테슬라 팔로알토 스토어로 무작정 찾아갔다.
스토어에 가서 직원에게 하나하나 기능도 설명듣고 직접 동작도 해보고 하니 더 사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어 다음에 아내와 함께 와서 시승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승예약을 하고 돌아왔다. 같이 차를 보고 온 아들이 더 신나서 우리 빨리 이 차를 사자고 졸라댈 정도였으니 참 매력적인 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있나...
시승하는 날에 아내에게 말하니 사지도 못하는 차를 왜 시승하느냐는 반응이었지만, 난 일단 시승은 공짜니 한번 운전이라도 해보자고 해서 같이 시승하러 갔다. 직원의 안내를 받으면서 30분여분간 하이웨이를 비롯한 주위를 시승하였는데, 차 기능들도 다 마음에 들었지만, 엄청난 토크에서 오는 가속력은 그동안 내가 생각하던 거 이상이라 더 사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었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 날 직원과 함께 인터넷으로 차를 디자인하고 $2500 보증금과 함께 예약을 하고 왔다. 보통 다들 시승하고 나면 주문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니, 나도 그와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니 과연 $100,000이나 하는 차를 사는게 맞나 하면서 여러가지 계산들이 내 머리속을 채우고 있었고, 아내도 이건 너무 사치같다고 해서 더욱 망설여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살 수 있는 돈은 마련했고, 앞으로 미국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싶고, 하루라도 젊을 때 하나둘 꿈을 실현해봐야겠다는 무모한 도전 때문이었을까, 아내도 마침내 사는 것에 동의를 했고, 우린 드디어 꿈의 차를 계약하고 차를 받기 까지 3개월의 긴 기다림을 시작했다.
우리가 계약한 모델은 85Kwh, Panorama roof, black color, black leather seat, 19 inch wheel, dual charger를 옵션으로 선택했다.
기다리는 동안 관련 동영상도 계속 보고 포럼에 가서 글도 읽어보고, 앞으로 어디로 여행갈지도 충전소 위치에 따라서 계획도 해보고 정말 지루했지만 한편으로는 행복한 기다림이었다. 그리고 주위에 나보다 빨리 테슬라를 인수한 한국가족을 만나게 되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어 더 좋은 거 같았다.
2014년 12월 13일 드디어 우리가 주문한 차를 인수하는 날이 왔다. 들뜬 마음으로 Uber를 불러서 집에서 Fremont에 있는 Tesla 공장으로 갔다. 그곳에서 우리가 주문한 차를 받기 전에 1시간 가량 공장 내부 투어를 하면서 차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하나하나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이것도 유익한 경험이었다.
투어가 끝나고 직원의 안내로 준비되어 있던 우리차로 갔고, 직원이 하나하나 기능들을 설명해주고 마지막 인증샷까지 찍어주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Supercharger로 가서 직접 charging하는 것도 설명해주었는데, 아들이 너무 하고 싶어서 첫 충전은 아들이 하게 해주었다. 실제로 테슬라 구매를 한 많은 소유자들은 애들이 이 차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모든 인수 과정은 아이패드에 준비된 것에 확인 버튼만 누르면 끝나기 때문에 상당히 단순하다. 이제 드디어 우리 가족의 드림카였던 테슬라 모델S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와 이렇게 우리 꿈이 하나 이루어지는가 하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공장을 나설 수 있었다.
이렇게 꿈으로만 생각했던 드림카는 우리집에 오게 되었고, 우린 이 차를 타고 앞으로 미국 곳곳을 Gas걱정없이 다 다녀볼 계획이다.
테슬라 모델S를 인수한 날 바로 테슬라를 미리 사셨던 한국 가족분이 저녁초대를 해서 그 날 집에 가서 두대의 모델S를 차고에 넣어두니 흐뭇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