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이 있는 건물로 찾아와서 1층 창가자리에 자리를 잡았다고 톡이 왔다. 늘 반가운 그녀. 우리는 쉑쉑 버거를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6조각의 너겟 중 4조각이 남았고, 감자튀김은 반 이상 남았다. 그녀는 파우치 안에서 가로세로 1센치 정도로 고이 접은 위생 봉투를 펼친다. 그리고 남은 음식을 싸서 가방에 넣었다. 2018년 글쓰기로 만나 이제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그녀. 그녀는 여전하다. 누군가를 보고 싶어서 기꺼이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찾아오고 남는 음식물을 포장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정겹고 예쁜 여전함이다.
그녀말이 맞다. 나는 이전과 또 달라졌다. 2024년 처음 시도한 것들이 많았으니까. 여색 일색이던 에코나인에 남성 직원이 두 명이나 충원되었고, 한국 최초 파트너십이 성사되었고 세계 최초로 준비하고 있는 일도 있다. 몽골에서 독주를 마시고 별을 보았다. 인생 처음으로 열흘이 넘는 기간을 여행했다. 한 달 동안 아이와 떨어져 있어 보았다. 몇 달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위스키를 마셨다. 매일 한강을 산책하거나 라이딩을 했다. 새벽에 119를 부르고 얼굴에서 난 피를 지혈했다. 운전을 다시 시작한 이후 동네만 다니다가 김포공항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전과 다른 스스로의 모습에 당황했다가 응원했다가 설레었다가 구박했다가를 반복하다 정신 차리니 2024년 11월이다.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 운명의 파도 속에서 그녀를 만나는 두 시간동안 마음이 고요하고 평온하다. 내가 지켜 나가야 할 것은 그녀였다. 정겹고 예쁜 여전함. 그 마음들. 남은 2달 동안은 그 마음에 집중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