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12월 21일

꼭 29번의 크리스마스 - 12 바트 고이세른 >> 할슈타트

by 윤에이치제이

여섯 번째 크리스마스 도시에 가다 : 12월 21일 - 26일 할슈타트 (5박 6일)

꼭 21번의 잠, 여섯 번째 도시에서의 스물한 번째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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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로텐부르크에 이어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역시

오래전 봄에 찾았던, 다시 가고 싶다고 소망했던 곳이다

그리하여 서울에서부터 잠을 청할 단 하나의 방을 끝없이 갈구하다가 결국

5번의 잠을 허락받았다

겨울의 계절에도 이 호수마을은 아름답겠지 사진으로 담기지 않는

진짜 내 온 감각으로 느껴해야 할 그 아름다움을 지금 확인하러 간다





12월 21일 memo


바트 고이세른 >> 할슈타트 기차역 (기차 2 정거장) >>

>> 할슈타트 보트 선착장 >> 할슈타트 호수마을 (보트 편도 2.5유로, 현금 준비)


시안 게스트하우스 / 싱글룸, 5박 예약, 현지 결제







바트 고이세른에서 기차로 2 정거장만 가면 할슈타트다

좌석에 앉지도 않고 제일 먼저 내릴 기세로 트렁크 손잡이를 잡고 문 앞에 서 있다

기차로 연결된 잘츠 감머구트의 지역들, 그 창 밖 풍경이 비슷하게 아름답지만

기차역에서 걸어 선착장에 도착해 보트를 타고 호수를 가로지르는 순간

나는 차원이 다른 절정의 감동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역시 할슈타트의 인기는 겨울에도 대단하다

보트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은 상당했고 대부분이 여행자일 것이었고

80% 정도가 아시아인이었다 나 역시 그중의 한 명

할슈타트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구나 그럴만하지

겨울의 눈 쌓인 할슈타트는 바로 동화 속 그 자체니까

그런 면에서 운이 좋다 오스트리아의 겨울은 눈이 빠지지 않지만 어찌 됐건

지금 이곳에 도착한 이들은 눈의 호수 마을을 볼 딱 좋은 타이밍을 만난 것이니까

Hallsta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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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예약에 성공한 숙소는 로텐부르크에서와 유사하게

현지인의 집 이층의 싱글룸을 대여하는 형태이다

위치를 모르고 예약부터 했다가 출발 전에 지도를 받아두었는데

할슈타트의 번화한 중심가로부터 상당히 외곽에 위치한 주택가의 한 곳이다

오래 머물 것이기 때문에 한적한 곳이 나쁘지 않았지만

보트에서 내려 짐을 끌고 가는 동안은 영영 목적지가 나타나지 않을 것 같은 초행길이 조금 힘이 들었다

예전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중심가의 인기 있는 숙소를 몇 달 전에 확보해 두고

1박을 하는 동안 관광하기에는 더없이 편하게 지냈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런 쓸데없는 비교는 다 헛짓이었다

숙소 근처에 도착한 순간, 그리고 6일간의 나를 품어줄 방의 방문을 여는 순간

나는 여느 최고급 호텔 부럽지 않은 마음을 듬뿍 갖게 됐으니까

며칠 만에 느끼는 따뜻한 온기와 친구가 선뜻 내어 준 듯한 아늑한 방의 분위기와

아니, 다 필요 없고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테라스를 가진 방과 그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눈의 여왕이 살 것 같은 마을 풍경이었다

마을의 막다른 숲과 산이 있는 끝자락에 위치한 이 외딴 고요함까지도


(짐을 풀고 마을로 가기 위해 나와 숙소를 찾아갔던 길을 역방향으로

사진으로 찍어 담아두었다 이 사랑스러운 길을 걷는 행운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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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넓은 도로에 도착했는데 이곳이 포스트 버스가 다니는 곳이다

할슈타트 호수 가장 끝자락으로 걸어오면 바로 포스트 버스 정류장이 있고

이곳에서는 할슈타트의 유명한 소금광산을 오르는 케이블카가 보인다

마지막 크리스마스 도시이자 잘츠 감머구트 도시인 잘츠 부르크로 갈 때는

호수 중간에 위치한 보트 선착장이 아닌 바로 이곳에서

포스트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되겠다는 계획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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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한쪽 끝에 해당되는 선착장에서 첫날의 호수를 실컷 바라본다

다른 계절의 공기 속에 서 있는대도 벌써 그때의 그리운 공기가 겹쳐 마음이 일렁인다

이번 여정에서 처음 보는 호수 풍경이 아닌대도

사실에 근거해서도 추억에 근거해서도 절대 같은 호수가 아닌 이유로

할슈타트의 호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행위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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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따라 길게 뻗은 길을 걸어 이제 마을의 중심가로 간다

소금을 샀던 가게들의 모습도 오래전 봄과 다르지 않고

길을 걸을수록 가까워지고 멀어지며 달라지는 호수의 풍경이 보이는 그 길도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익숙하고 반가워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막 끌어안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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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슈타트에는 가파른 오르막 계단과 골목길이 많고

그 가파른 길들로 층층이 집과 건물들이 아슬아슬하면서도 아주 단단하게 서 있다

교회 첨탑이 빠지지 않는 할슈타트를 찍은 멋진 사진들의 실물을

그것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싶다면 그 가파른 길들 중 어느 곳이나 오르면 된다


첫날이라고는 하지만 몇 번을 봐도 좋을 것이므로

아껴둘 필요 없이 바로 가파른 계단을 올라 호수 마을을 감격스럽게 내려다본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현실인가 싶고 다시 올 수 있었던 기회를 자꾸만 감사하게 되고

이렇고 저러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정들이 섞여 무지개 빛깔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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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호수가 보이지 않는 뒤쪽 골목길을 따라 돌아간다

내일 또 만날 생각을 하니 아쉽지 않고

인적 없는 좁고 기다란 길들을 느릿느릿 걸어가는 시간이 좋고

언제부터 골목길을 좋아하게 됐는지 거슬러 떠올려봐도 모르겠고

그냥 나는 이렇게 걷는 게, 이 마을을 걷고 있는 게,

지금 내가 가장 잘하고 있는 일이라는 생각만 든다


골목길은 다시 호수를 만나고 반대 방향의 풍경이 보이는 호수가를 다시 걸으면

내 방이 있는 멀고 고요한 그 길을 또다시 만나게 되는, 이 시간

해가 빛을 잃어간다 가로등 불빛만 가지런한 고요한 길들이 눈 때문에

하나도 까맣지 않고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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