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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치버 Jan 26. 2023

슬램덩크가 알려주는 최강의 조직이 되는 비결

26년 만에 돌아온 슬램덩크에 오랜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과거 강백호 중심의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송태섭의 배경 스토리가 조명된 이번 영화는 몰입도가 상당하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지난 만화에서 마지막 경기로 그려졌던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대결을 디테일하게 묘사했다. 농구 입문한 지 4개월밖엔 안된 애송이 ’ 강백호‘, 주장이자 센터 포지션의 ’ 채치수‘, 스몰 포워드 포지션의 슈퍼루키 '서태웅', 이번 영화의 주인공이자 포인트 가드 '송태섭', 3점 슛의 달인 슈팅가드 ’ 정대만‘이 힘을 합쳐 무패 신화의 산왕공고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제친다. 산왕공고와 20점 넘게 벌어졌던 점수차를 좁히는 과정에서 관객들에게 스릴감을 선사한다. 우승 가능성 제로의 북산고가 절대 이길 수 없는 높은 벽이었던 산왕공고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팀스포츠는 최강의 조직을 만들어 승리하는 게임이다. 개인 경기가 아닌 팀 경기이기 때문에, 개인의 실력만으로 승리를 담보하지 않는다. 개인 플레이어의 실력이 높을수록 이길 확률은 높아지겠지만, '공이 둥글다'는 말처럼 여러 가지 변수가 승리를 결정하기에 스포츠가 전달하는 짜릿함이 있다. 북산고 역시 산왕공고에 비견하면 절대적인 실력에선 열위에 있다. 강백호는 말할 것도 없고, 각 포지션마다 더 나은 실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북산고 안한수 감독(안 선생님)의 전략과 동기부여, 각 선수의 강점을 활용하는 코칭 능력 그리고 선수가 가진 에너지와 기세가 합쳐져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한다.


기업의 조직도 마찬가지다. 가장 뛰어난 직원이 뭉친다고 최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무조건 탄생하진 않는다. 뛰어난 직원을 모으는 것부터 숙제다. 스포츠에 비해서 직원의 능력치를 평가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리고 기업의 형태에 따라 필요한 역량이 모두 다르다. 스포츠는 팀 구성과 게임의 룰이 있지만, 기업은 지켜야 하는 법률 외에는 절대적인 룰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 북산고의 승리조건과 마찬가지로 리더의 전략과 동기부여, 각 구성원의 강점을 활용하는 능력 그리고 구성원이 가진 에너지와 기세가 기업의 미래를 만들어간다. 모두가 눈에 명확히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비즈니스는 무형의 산물을 돈이라는 유형의 결과로 만들어내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활동이다. 


영화에서 경기 중에 선수들이 과거를 떠올리며 부정적인 휩싸이는 장면이 그려진다. ‘내가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이쯤에서 포기하는 것이 더 편하지 않을까?’와 같은 생각들이 온몸을 지배한다. 강백호는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자신만의 기백으로 전환시키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감독 역시 강백호의 재능이 발휘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든다. 감독은 선수들에게 일일이 모든 것을 지시하지 않는다. 적절한 순간에 생각을 전환시킬 수 있는 한마디를 툭 던진다. 그 순간 선수들은 그 말을 곱씹으며 행동이 변화된다.


하이아웃풋매니지먼트의 저자 ‘앤드루 그로브’는 관리자는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이크로매니지먼트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아주 작은 변화만을 일으키는 레버리지가 낮은 활동이라고 지적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의미 있는 말을 던지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인 것이다. 생각나는 대로 아무 말이나 던져버리면 원하는 미래와 상반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기업의 감독, 즉 리더의 말이 끼치는 영향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슬램덩크는 최강의 조직이 되는데 필요한 요소를 적절한 묘사로 전달한다. 

감독이 경기의 흐름을 읽는 것처럼 리더의 시장과 고객의 마음을 읽는 통찰력이 필수다. 지금이 어떤 시장 상황인지 알지 못한다면 적절한 전략 역시 구사할 수 없다. 북산고의 안감독은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선수를 한 숨 돌리게 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조언을 전한다. 송태섭이 상대 팀의 압박수비(존 프레스)에 고전하고 있을 때, 안감독은 송태섭에게 정면돌파를 지시한다. 여기는 송태섭의 무대이니, 직접 해결하라는 것이다.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위기의 팀을 기회로 만들어내는 것. 지금 시대에 기업의 리더가 만들어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미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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