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트너스 Sep 29. 2024

누굴 위한 조직 문화인가?

조직 문화는 오늘날 모든 기업의 핵심 과제가 되었습니다. 조직 문화 담당자라는 역할이 생겨나고, 조직 문화 컨설팅 업체도 다수 존재합니다. 이제는 기업 성장을 위해 조직 문화를 관리하는 것이 필수라는 인식이 보편화된 것입니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남습니다. 정말 조직 문화로 인해 기업이 성장하고 있는가?

기업의 성장은 명확한 결과로 증명됩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면 기업이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장은 자연스럽게 조직 구성원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기업은 어떻습니까? 조직 문화로 인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냈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이 글을 더이상 읽지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조직 문화의 방향은 절대적으로 고객을 향해야 합니다. 고객 만족을 높이지 못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기업에게 유해한 비즈니스 활동입니다. 기업은 언제나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그 자원을 어디에 쓸지에 대한 선택은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조직 문화라는 전사적인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비즈니스 활동이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말을 갖다붙여도 자원 낭비에 불과합니다.

조직 문화를 관리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고객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그로 인해 기업이 성장할 때, 비로소 조직 문화에 대한 투자 성과가 빛을 볼 수 있습니다.


조직 문화를 설계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복지를 제공하면 구성원이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물론 복지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좋은 복지 제도가 있으면 구성원들은 기업에 대한 만족감과 충성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복지가 곧 업무 성과로 직결되지는 않습니다. 복지로 인한 만족감은 일시적이며, 구성원이 진정으로 몰입하고 성과를 내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를 수험생에 비유하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수험생에게 아무리 맛있는 치킨을 사준다고 해도, 그 치킨이 공부에 대한 집중력이나 성과를 향상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순간에는 고마움과 함께 기분이 좋아질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공부를 더 잘하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지는 구성원의 단기적인 만족과 편안함을 제공하지만, 그것만으로 지속적인 성과나 능률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조직 문화 설계의 출발점은 복지 제공이 아니라, 구성원이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정의하는 데 있어야 합니다. '더 잘 일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이는 그저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좋은 성과는 단순히 좋은 복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일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환경과 자원을 제공받을 때 이루어집니다.

그렇다면 일을 더 잘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일'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모든 기업의 '일'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고객'이 누구이며,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우리의'일'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입한 사람을 '고객'이라고 말합니다. 한 명 한 명 모두 소중한 우리의 고객이지만, 각 고객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다릅니다. 평생 우리 제품/서비스를 한 번 구입하고 떠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고객은 또 다른 고객을 자발적으로 데리고 오고, 어떤 고객은 다른 고객보다 더 많은 수량의 제품/서비스를 구매하고, 어떤 고객은 우리의 제품/서비스에 수많은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기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고객의 유형을 '핵심 고객'으로 정의하여, '핵심 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을 '우리의 일'이라 정의하는 것이 조직 문화의 출발점입니다.


수많은 기업 경영자를 만나 '핵심 고객'이 누구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면, 돈을 잘 버는 기업은 명확한 답이 나오고 돈을 잘 못 버는 기업은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기업의 성장 모멘텀은 절대적으로 '핵심 고객'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성장 모멘텀은 기업의 자원을 집중해서 투자했을 때 발생합니다. 이 고객에 집중하면 우리는 더 빠르게 성장하고, 돈을 더 벌게 될 것이다라는 확신이 없다면 가파른 성장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영업 또는 마케팅의 목표로 설정하는 고객은 핵심 고객이 아닌 타깃 고객입니다. 우리의 제품/서비스를 구매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긴 고객군이죠. 타깃 고객을 인구통계학, 심리, 지리, 행동 등의 분류로 특정 고객군으로 아무리 잘게 쪼개도 그들은 우리에게 성장 모멘텀을 주는 고객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니즈와 높은 구매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타깃 고객을 설득한다고 해서 가파른 성장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반면 핵심 고객은 기업 브랜드의 핵심자원이자, 제품/서비스 혁신의 동력이며, 수익성에 직결됩니다. 추천과 레퍼럴 활동을 통해 오가닉 트래픽을 생성하고, 생산적인 피드백을 기꺼이 제공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입니다. 타깃 고객을 확보하면 점진적인 매출 기여를 하는 정도이지만, 핵심 고객을 확보하면 입소문이 나서 매출이 급증하고 광고비를 과도하게 지출하지 않아도 트래픽이 빠르게 증가합니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고객 중 우리의 핵심 고객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정의하고, 기업의 시간과 돈 그리고 모든 구성원을 핵심 고객의 목소리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이 바로 기업을 제대로 성장시키는 고객 중심의 조직문화입니다.


컨설팅을 하면서 자주 느끼는 점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미 자신들의 핵심 고객을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데이터를 통해 어떤 고객이 반복적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피드백을 주며, 기업에 충성심을 보이는지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이 흔히 직면하는 문제는 욕심과 확신의 결여입니다. 이미 확보한 핵심 고객들에게 집중하기보다는,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초점을 흐리거나, 핵심 고객이 실제로 기업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부족해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죠.

많은 기업들은 더 큰 성장의 욕구에 이끌려 새로운 시장이나 다른 고객군에 시선을 돌리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핵심 고객에 대한 집중력을 잃고, 기존 고객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빠른 성장을 이루기 위해 다른 기업의 성공 사례를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는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한 접근입니다. 각 기업은 저마다의 고유한 핵심 고객이 존재하고, 그에 맞는 전략과 이를 가동하는 조직 문화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기업의 성공이 우리 기업의 성공을 보장해 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기업의 자원은 제한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무작정 새로운 고객군에 도전하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핵심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이들은 이미 우리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으며, 더 많은 가치를 얻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고객입니다. 이들에게 더 큰 만족을 제공하는 것이 곧 기업의 성장을 극대화하는 지름길입니다.

고객 중심의 조직 문화는 모든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핵심 고객의 만족을 위해 자신의 역량을 200% 발휘하게 만드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구성원들의 내부 갈등으로 생산성이 낮은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기업, 투자 유치가 어려워 런웨이가 얼마 남지 않은 기업 등 어떤 상황에 있는 기업도 지금 고객 중심의 조직 문화로 발을 내딛는다면 아직 충분한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팀의 승리가 개인의 승리보다 더 감동적인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