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어서 책에는 담지 않았습니다만
그런데 전시 기획을 하면서, 나는 전시를 통해서도 ‘이야기 만들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신세계였다. 글쓰기와 차이가 있다면 전시는 3D라는 것이다.
소장품 전시가 정형화된 캐릭터들을 고르고 조합해서 하나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라면, 한 작가의 초대전은 캐릭터와 이미 결말까지 갖춰져 있는 이야기이다.
가장 힘들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전시 구성은 하나의 주제로 여러 작가들을 섭외하여 만드는 전시이다. 이런 현대미술 전시는 복잡한 인물관계와 서사구조를 가진 장편 소설같다.
그러니까, 결론은 벽에 그림 거는 거잖아?
벽에 그림 걸고 설명을 붙이는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