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감정을 살펴본다.

1-3. 내 마음은 어디에서 왔을까?

by 소수지

3. 내 마음은 어디에서 왔을까?

나의 과거(북한) 삶이 여기 남한에서는 ‘마음씨가 착하고 순수한 사람’으로 불린다는 것은 과거 북한 사회에서 형성된 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 길가에 핀 꽃을 보면서 즐거운 마음을 가지기도 하고 홀로 피는 꽃은 쓸쓸함에 슬픈 마음이 드는 것도 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과 사고의 총체이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감정을 살펴본다.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 사람들은 어떠냐?’라고 물어본다면 대부분 하는 말들이 있다. ‘마음씨가 곱다, 마음이 착하다, 선하다, 의리가 있다, 성실하다, 자존심이 강하다, 근면성이 있다, 억양이 높다, 순수하다, 생활력이 강하다’ 등의 마음의 어휘로 표현한다. 인간의 마음 상태로 사람을 ‘평가’하듯, 인간과 마음을 떼어놓을 수 없다. ‘마음’의 사전적 의미는 감정, 사고, 의지 그리고 자기 인식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우리의 행동과 선택, 그리고 세계를 해석하는 방식을 결정짓는 중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대부분 우리는 ‘착한 마음, 따뜻한 마음, 감사한 마음, 궁금증, 호기심’ 등으로 감정과 마음을 연결해서 표현한다. 그것은 마음이 인간의 정신적이고 정서적 활동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생각, 감정, 의지, 기억, 상상력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내적 활동이다. 단순한 감정을 넘어선다. 마음이 감정과 같이 내면에서 일어난다는 것과 개인의 경험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공통점이기는 하다. 감정이 일시적이고 본능적인 심리적 반응이라면, 마음은 지속적이고 복합적이며, 사고와 감정, 의지의 총체로 감정을 포함한 더 넓은 개념으로 된다.

흔히 이런 이야기를 한다. ‘어쩌면 그렇게도 엄마의 마음을 몰라주니?’, ‘엄마 마음 알지?’, ‘내 마음 알지?’ 등으로 얘기를 하면, 혼란스럽다. ‘그래서 그 엄마의 마음, 너의 마음이 뭐지?’라는 생각으로 반문을 가져보기도 한다. 마음은 그렇게 복합적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감정과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내 마음 알지?’라는 의미가 무슨 말인지 잘 전달되지 않는다.

나는 어릴 적에 ‘수령님을 늘 마음속에 모시고 살아야 한다’, ‘장군님의 안녕을 진심으로’, ‘장군님께 충성을 다하는 마음으로’ 등 내 마음이 아닌 김 씨 삼부자의 마음을 위해 살아야 했다. 내 마음은 없었다. 북한 사회는 고상한 도덕품성, 참다운 행복은 김 씨 삼부자의 ‘딸’로 사는 것으로 세뇌 교육을 받은 나는 나의 아버지는 김 씨 삼부자가 되고, 그 김 씨 삼부자를 ‘아버지’로 모시고 가족을 구성하게 한다. 그런 속에서 나는 그리워하는 마음, 충성심 등의 마음을 배웠다. 아버지인 장군님의 안녕을 지키고, 조국(김 씨 삼부자)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여겨야 하는 참된 ‘딸’로 살아야 했다. 내 감정은 그렇게 표현되었고, 마음 또한 그렇게 성장 되었다. 나를 위한 감정이 아니고, 나를 위한 마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감정에 따른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불쌍한 마음, 슬픈 마음, 안타까운 마음 등 부정적 감정에 따른 마음들은 느낄 수가 있었다. 긍정적 감정으로 ‘감동 정치’를 하려고 하는, 체제를 유지하려는 북한 사회의 유일한 통치 방법으로 북한은 긍정적 감정을 왜곡하였다. 대신 부정적 감정들은 감정 어휘가 없거나 축소하여 용어들을 사용하도록 교육하였다. 그러다 보니 부정적 감정들은 다소 느낄 수가 있으며 그에 따른 마음도 가져볼 수 있었다. 북한 사람들이 착하고 순수하다는 얘기는 그만큼 다양하고 복잡하고 풍부한 감정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기에 마음이 착하고 순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나는 마음이 변해야 했다. 장군님을 늘 마음속에 모시고 충성심으로 살던 그런 마음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한 마음으로 변해야 했다. 자유와 민주주의, 행복이 있는 사회에서 감정이 풍부해지고 다양해지면 내 마음도 변할까? 올바른 감정이 이끄는 대로 나의 마음도 변하고 싶다.

이전 04화감정이 무엇이기에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까?